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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지난 4일 저녁 7시 '2008 민주시민교육 아카데미' 제3강을 개최했다. 이날의 주제는 우리 세대의 정체성에 관한 담론(제1, 2강)을 거쳐 세상을 올바르게 읽기 위해 마련된 영역의 첫 번째 시간으로 우리사회의 '정치'에 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다스려(治) 왔는가?'라는 질문에 강사로 나선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의 선구적인 사상을 통해 현재 우리 정치가 지닌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안에 관한 열정적인 강의로 화답했다.

 

한국 근현대의 걸출한 역사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위당 정인보 선생이 갈파했던 "다산 한 사람에 대한 연구는 조선의 흥망성쇠에 대한 연구다. 정치가 잘되었고 못되었음을 다산의 저서를 통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다산의 사상은 오늘날 우리의 정치현실에도 여전히 빛을 바라는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진리를 알려주었다.

 

왕이 통치하는 시대에 살았지만, 다산은 성선설(性善說)과 인간평등론에 바탕을 두고, 사회경제적 평등원리가 정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정치는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어야 함을 설파했다. 다산은 일찍이 그의 저서<원목(原牧)>을 통해 현능(賢能)한 인재를 선거를 통해 뽑아야 하며, 통치자는 백성들을 위해서만 그 존재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탕론(湯論)>이라는 글에서는 위에서 아래를 압박하여 이룩되는 정치체제(上而下)를 부인하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이른바 상향식 민주정치(下而上)를 꿈꾸었다.

 

다산을 비롯한 우리의 사상과 역사 속에는 올바른 민주정치에 관한 전통이 있지만, 우리의 정치는 근현대사의 질곡을 거치면서 이러한 전통을 잃어 버리고, 또 그것과 단절된 바 아직까지 껍질만 민주정치인 측면이 많다고 호소했다. 즉 절차적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진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내용은 빈약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는 상태라 진단했다.

 

박석무 이사장은 우리의 정치가 이렇게 된 까닭을 다산이 즐겨 인용하던 <논어>에 나오는 '성상근 습상원(性相近 習相遠)'이라는 명구에서 찾았다. 다산은 역사발전의 큰 장애인 '대부(大蔀)'는 바로 이 '성상근 습상원'의 세태에 있다고 보았다. 이는 타고난 성품이야 누구나 비슷하지만(性相近), 살아가는 습관은 서로 멀어서 차등으로 나타난다(習相遠)는 뜻이다. 즉 누구나 올바른 이상에 관해서 이야기는 잘하지만,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란 정의롭고 고르게 살도록 해주는 것(政也者 正也 均吾民也)"이라는 다산의 정치사상적 유산을 살려야 하며, 오늘의 정치가 얼마나 이 원리에 부합하는지 살펴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역사를 통해 반성할 줄 모르는 국민은 절대로 흥성할 수 없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민주시민교육 아카데미 프로그램 일정

1. 입학식 - 인문학적 성찰, 삶, 그리고 사회의 희망

2. 제2강(8월28일) - 나와 이 세대와의 대화

                           (김정남, 전 청와대교육문화사회 수석비서관)

3. 제3강(9월4일) - 우리는 어떻게 다스려 왔는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4. 제4강(9월11일) - 이제 '인문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홍윤기, 동국대 교수)

5. 제5강(9월18일)-보편의 눈으로 바깥세상을 읽다

                            (이삼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6. 제6강(9월25일)- 성찰의 샘, 문화에 발담그기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7. 제7강(10월2일) - 보는 만큼, 알게 된다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

8. 제8강(10월9일)- 과학기술은인류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임경순, 포항공과대 교수)

9. 제9강(10월16일) - 지속가능한 삶으로의 초대

                            (최열,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10. 졸업여행 -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 ...

 

(문의: 02-3709-7625)


태그:#민주시민, #박석무 , #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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