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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소속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장기간 수배상태이고,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리고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지난 여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의 중심에 있었던 '참여연대'가 창립 14년 만에 처음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진짜 어려움'은 촛불정국 이후에 왔다.  

 

광화문 일대 상인들이 지난 7월 '촛불 시위로 영업 피해를 봤다'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참여연대 등을 상대로 37억6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 또 여기에다 서울경찰청은 시위 장비 파손 등의 책임을 물어 3억3800만원짜리 소송을 더했고, 서울시는 '시청 앞 광장을 허가 없이 사용했다'며 1200만원대의 변상금을, 종로구청은 집회 이후 발생한 쓰레기 처리 비용을 청구했다.

 

설상가상의 형국이었다. 정부보조금 0%, 회원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참여연대에게는 정말 감당하기 버겨운 일들이었다. 내부에서 "정말 힘들다"는 얘기가 절로 나왔다. 그런 가운데  8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참여연대 창립 14주년 기념 및 후원의 밤' 행사가 열렸다.  

 

"참여연대, 탄압당한다고 좌절해서는 안된다"

 

 

행사 시작 10분 전, 연회장 입구 쪽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름이 새겨진 명찰들은 열을 맞춰 제 주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연회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서로의 희망을 보며 희망의 크기를 키워봅니다. 서로에게 힘을 주세요."

 

사람들을 기다리는 동안 참여연대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흘렀다. 영상에서 참여연대는 '희망'을 꿈꾼다고 했고, '희망'이 있는 곳이 곧 참여연대라고 말했다. 서로에게 힘을 주라는 말은 '참여연대에게 힘을 주세요'라고 들렸다.

 

영상에서 방송인 김미화씨는 "참여연대는 절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단체"라면서 참여연대에게 힘을 주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상이 흐른 뒤 박순성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다.

 

청화 스님은 인사말에서 "우리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의 종점에 오지 않았나'하고 착각했었다"며 "우리를 각성시키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청화 스님은 "창립 14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구속자, 수배자,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참여연대가 탄압받고 핍박당한다고 해서 좌절해서는 안 된다"고 '위기의 참여연대'를 격려했다. 

 

"참여연대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기고 있다"

 

행사가 시작된 지 30분쯤 지났을까? 준비된 200석은 서서히 사람들로 가득 찼고, 후원의 밤 행사가 활기있게 진행됐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정치권이 잘해서 참여연대가 해야 하는 역할이 더 이상 필요 없게 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참여연대가 주어진 역할을 이행하려면 재정적으로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적극적이 후원을 주문했다. 

 

또 임종대 참여연대 대표는 건배사에서 "민주주의가 거꾸로 후퇴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참여연대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민주주의와 참여연대를 위하여'를 외쳐 보자"고 분위기를 돋우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퓨전국악팀 '여우하품' 공연과 참여연대 상근활동가들의 스윙댄스 공연이 이어졌다. 상근활동가들의 스윙댄스 공연은 단순히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시간이었다.

 

최현주 참여연대 교육홍보팀장은 "'촛불탄압'이라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격려를 받았다"며 "격려가 후원금액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14년 동안 해왔듯이 권력 감시, 시민권리 영역을 지키는 시민운동을 하겠다"며 "사회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상황은 어렵지만,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생각하고 참여연대가 갈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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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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