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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고향은 안덴스 산맥 온대지방이다. 약 오백 년 전에 에스파냐 탐험가 피사로(F.pizzaro)가 처음 식량으로 개발해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만주 벌판을 전전하다 대관령에 터를 잡았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감자하면 강원도, 강원도 하면 감자 바위로 통할만큼 깊은 인연을 맺고 품위와 권위를 인정받게 되었다.

 

 

 

모든 작물이 그렇듯 감자도 뿌린 만큼 몇 배를 되돌려 보답한다. 영양가도 풍부해 철분 마그네슘 나이아신 비타민 B1 B2 C등 영양분 덩어리다. 감자는 옛날엔 구황식품이었고, 지금도 암, 성인병, 노화방지, 다이어트 등 이용하기에 따라 버릴 것 하나 없을 정도로 요긴한 먹거리가 된다. 또 강원도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뜨거운 감자 맛을 보여주기도 한다.

 

 
 

 

산비알 밭들은 돌이 많다. 돌이 많아 돌아버릴 지경이지만, 돌들은 감자를 품어주고 키워내는 어머니 가슴이다. 돌과 감자는 음양의 조화라고나 할까.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돌이 감자이고 감자가 돌이다. 돌 샘 흐르면 감자는 줄기가 뻗고 살이 올라 돌가루보다 보드라운 분이 파삭하게 일어난다.

 

 

 

북한강 상류 솔바우 마을, 감자하면 자존심을 가지고 키워내는 이 마을의 대표작물이다. 일교차가 심하고 돌이 많아 돌감자로 그 소문이 나 있다. 올 여름 내내 감자 캐기와 감자요리 체험 등 다양한 농촌체험을 했다. 얼마 전엔 일본관광객도 다녀갔고 지금도 전국에서 감자체험을 하러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다.

 

 

오늘은 춘천 시내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감자요리 경진대회를 하는 날이다. 그 요리방법도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만 골라 이미지를 담았다. 요리법은 일일이 소개할 수 없으나 조금만 연습하고 익히면 맛깔 나는 조리를 해 잃어버린 여름 입맛을 되돌려 낼 수 있다니 한 번 시도해 봄이 어떨까 싶다. 

 

 

이게 웬일인가. 요리가 끝나고 맛을 보라하더니만 요리 품평을 하고 등수를  매기란다. 천부당만부당하다 손사래를 내저었다. 그러나 체험마을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런 난처한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 농사라면 몰라도 요리에 대해 '요'자도 모르는 사람에게 심사를 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일, 세상 살다보니 별일 다 만난다더니 이런 꼴을 두고 한 말인가. 웃자고 하는 일이지만 정성껏 만들어낸 음식 앞에 쩔쩔매며 망신살을 뻗치게 할게 뭐람, 참 기가 막혀. 

 

오늘처럼 비가 정처 없이 내리는 날엔 요리를 한 번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누구를 위해 요리를 하는 즐거움, 손수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건강하다면 이보다 더한 보람이 또 있을까.

 

감자로 만든 웰빙 후드, 참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오늘따라 솔바우 돌감자가 이리 대견스러울 수가 없다.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감자 옹심이로 촐촐한 배를 채우고, 매콤한 감자전과 얼큰한 감자탕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 '캭', 감자냉채로 입가심, 건들팔월을 설렁설렁 넘어가야할까 보다.

덧붙이는 글 | 다음카페 '북한강 이야기' 윤희경 수필방, 농촌공사 '전원생활', 북집 '네오넷코리아' 정보화마을 '인빌뉴스'에도 함께합니다.


태그:#솔바우 돌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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