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촛불 든 국민들
 촛불 든 국민들
ⓒ 강기희

관련사진보기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으로 국민들의 주름이 깊어만 갑니다. 물가는 또 얼마나 올랐나요. 하루를 살아가기도 힘든 날이 몇 개월째 이어집니다. 이명박 정부를 믿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날이 무척 덥습니다. 폭염주의보까지 내렸습니다. 그런데 더 덥게 히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촛불 든 국민들의 길을 막아선 것도 부족해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집회 전단지를 붙이는 시민까지 연행했다는 소식은 과연 이명박 정부의 경찰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찬합시다' 코너에 글을 올려 줄 만한 일입니다.

그것뿐인가요. 경찰은 지난 한 주 동안 촛불을 지켰던 성직자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법은 지엄한 것이고 불법을 저질렀다면 그 주체가 성직자들이라고 해서 비켜갈 수 없다는 겁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이 사안 또한 칭찬할 일입니다. 그럼요. 법은 지엄하지요. 그렇게 지엄한 법을 경찰이 지금까지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집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묻지 않겠습니다. 국민도 알고 경찰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검찰도 질세라 한 술 더 뜹니다. 보수언론인 조·중·동에 광고 중단을 요구한 시민 20명에게 출국금지를 단행했습니다. 이들의 혐의가 악의적인 글로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이네요. 이쯤되면 건강한 소비자 운동도 철퇴를 맞은 것이나 다름 없지요. 이명박 정부를 지극히 사랑하는 검찰에도 박수를 보내줄 만한 일입니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국민과 '맞짱' 뜨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지난 두 달 동안 이루어낸 성과는 대단히 큽니다. 정부 수립과 함께 40년 가까이 수많은 이들이 죽고 감옥가면서 이루어낸 민주주의 나무를 단칼에 작살낸 것이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성과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역사의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려 놓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환호와 박수를 함께 보냅니다.

산문을 나와 광장에서 촛불을 든 스님들.
▲ 국민의 뜻이 부처님의 뜻이다. 산문을 나와 광장에서 촛불을 든 스님들.
ⓒ 강기희

관련사진보기


촛불을 지켰던 성직자도 사법처리 한다는 경찰.
▲ 촛불 기도. 촛불을 지켰던 성직자도 사법처리 한다는 경찰.
ⓒ 강기희

관련사진보기


다 좋습니다. 문제는 촛불 든 국민들을 탄압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입니다.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수배자가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는지는 며칠 전 경찰이 발표했지요. 국민들은 그 일을 두고 경찰에게 "소설 쓰냐?"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민보다 이명박 정부를 사랑하는 경찰과 검찰을 칭찬합니다

이번 주 들어 경찰은 다시 서울광장을 원천 봉쇄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 내내 봉쇄하십시요. 말리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이명박 정부의 역사가 저지른 일들이 새로운 기록으로 쌓이지 않겠는지요.

국민들이 국민생명권과 국민건강권을 지키겠다고 한 일을 두고 이명박 정부는 '불법이냐 합법이냐'로 몰고갑니다. 전문 시위꾼이 20여명이라고 경찰이 밝혔는데, 경찰은 아이러니하게도 촛불 든 모든 국민을 폭도라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미친소 먹기 싫다고 하는 것도 죄가 되는 대한민국. 요즘 대한민국을 보면 미친 나라가 틀림없습니다.

촛불 집회로 인해 많은 시민이 구속되고 다쳤습니다. 엄청난 성과를 낸 대한민국 경찰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전의경대원을 앞세운 대한민국 경찰은 촛불 든 국민이 간첩이라도 되는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눈꺼풀에 뭐가 씌워지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더욱 칭찬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대책회의 관계자들에게만 촛불 문제를 책임지라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모든 문제를 책임질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촛불 든 국민들의 연대 책임인 것입니다.

신부님들을 비롯해 목사님들, 스님들에게 우리의 불법을 책임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날 함께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쳤던 국민들 모두가 불법의 주체라는 생각입니다.

하여 지금까지 촛불을 든 모든 국민들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모두 경찰에 자수합시다. 스스로 '닭장차 투어'를 한 경험도 있고 하니 자수하러 갑시다. 그동안 촛불을 든 국민이 전국적으로 몇 백만 명은 되지 않겠습니까. 함께 닭장차 투어뿐만 아니라 더위도 피할 겸 유치장 투어도 떠나는 것이 어떨는지요.

이명박 학생은 읽어보세요. "재협상!"
▲ 국어몰입교육 대상자 이명박 학생은 읽어보세요. "재협상!"
ⓒ 강기희

관련사진보기


그들이 미친 이유는 돈?
▲ 조중동 그들이 미친 이유는 돈?
ⓒ 강기희

관련사진보기


촛불을 들었던 모든 국민이 하루 날을 잡아서 촛불을 든 채 자수하러 갑시다. 성직자들이 '우리부터 잡아가라!'라고 하지만 국민이 먼저 자수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경찰 측에 채증 사진도 있다고 하니 몰려갑시다. 몰려간다는 말이 또 폭력적이라면 침묵하면서 경찰청으로 갑시다.

촛불집회 이름 말고 합법적으로 전국민이 '자수하는 날'로 합시다

조사 받는 시간이 필요하니 직장인은 며칠 휴가를 내고 학생들은 방학기간을 이용합시다. 가족이 다 촛불을 들었다면 집안 단속 잘 하고 경찰청으로 갑시다. 유모차 부대로 불린 젊은 엄마들은 기저귀와 아이에게 먹일 젖병을 많이 준비해서 갑시다.

예비군부대는 군복입고 갑시다. 지원부대였던 김밥 아줌마와 김밥부대도 갑시다. 밤마다 커피를 타준 촛불다방도 가고, 한약을 보내주신 한의사분들도 함께 갑시다. 거리로 나선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정치인들도 갑시다. 모두 자수하여 경찰청장이 큰 일 한 건 하게 만들어 줍시다.

당당하게 자수합시다. 그리고 2005년 한나라당이 사학법 관련해 불법으로 촛불집회를 열고 가두행진할 때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관계자, 당시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도 사법처리하라고 요구합시다. 그때 모인 사람들이 1만여 명이 넘다고 하니 그들도 사법처리하라고 합시다.

더불어 촛불 든 국민들을 물대포와 방패, 곤봉, 소화기 등으로 짓밟은 경찰도 처벌합시다. 그렇게 지시한 어청수 경찰청장도 법으로 해결합시다. 그리하여 폭력으로 국민들을 짓밟은 경찰청장과 경찰을 꼭 사법처리합시다. 법대로 합시다. 강제 진압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규정을 어긴 경찰이 있다면 엄정한 법을 적용합시다.

자수하는 날을 정합시다. 날을 잡아 촛불 든 모든 국민이 자수하러 갑시다. 자수하러 가는 것이 불법집회라면 그것도 감수합시다. 한번에 잡아가지 못할 바엔 아예 촛불 든 국민에게 손도 대지 못하게 합시다.

이제는 '촛불집회'를 하지 말고 '자수하는 날'을 정해 자수하러 갑시다. 그렇게 하여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촛불이 경제를 망쳤다'라는 논리를 확인합시다. 촛불들이 자수한 이후에도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그때야말로 '이명박 정부 퇴진'을 이룹시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할 게 이렇게 많다고 합니다.
▲ 쓰레기통.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할 게 이렇게 많다고 합니다.
ⓒ 강기희

관련사진보기



태그:#자수, #촛불, #이명박, #거짓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