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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시선
 너무 다른 시선
ⓒ 고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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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수), 경향신문 4면엔 막말 3인방의 발언이 헤드로 뽑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인터넷 악영향 경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인터넷 악영향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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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촛불시위는 천민민주주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촛불시위는 천민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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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 씨 "촛불장난 너무 오래한다"
 소설가 이문열 씨 "촛불장난 너무 오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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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은 볼 것도 없다. 따옴표로 담은 세 개의 헤드가 이 기사의 모든 내용을 대변하고 있다. 결국 보수를 표방하거나 기득권을 유지하는 세력들에겐 50여일이 넘게 진행된 민심의 외침이 한낮 모기소리처럼 여겨졌나 보다. 촛불의 동력이 떨어질 때, 국민들에게 이렇게 좋은 동력을 주시니 감사드릴 따름이다.

2008년 6월 18일(수), 동아일보 1면
 2008년 6월 18일(수), 동아일보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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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도에서도 <동아일보>는 '화물연대 파업'이 못마땅하다. 1면 탑기사 "공급 과잉 화물차 3600대 정부, 1000억 들여 매입"이라는 정부의 대책을 헤드로, 부제론 "5개부처 회견 '화물연대 무리한 요구 수용 못해'"라는 내용을 썼다. 옆에는 "삼성전자 광주공장, 화물연대 파업후 첫 스톱"이라는 보도사진이 실렸는데 생산라인이 멈춰있는 모습이 보도됐다. 오늘 <동아일보>를 받아본 국민들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파렴치한 화물연대 파업 덕에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하겠다'는 생각만 들 것 같은 편집이었다.

<한겨레>는 이런 <동아일보>와는 다른 논지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노동자성' 인정해야"라는 사설을 실었다. 현행법은 화물트럭을 소유한 운전자들을 개인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겐 '노동 3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결국 지금 화주들이 협상테이블 전면에 나서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겨레>는 "화물트럭 운전자나 레미콘 기사들은 대부분 1990년대 초반까지 건설회사의 정규직 노동자였다가, 회사가 트럭을 운전자들에게 떠넘기고 계약 형태를 부꾸면서 무늬만 '개인 사업자'로 바뀐 경우다… (기업이) 계약 형태 바꾸면 노동법을 지킬 필요도 없고 산재보험 등 각종 보험의 의무를 질 필요도 없게 된다"며 그들의 노동자성을 한층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의 베스트 기사는 따로 있었다. 바로 <경향신문> 8면 "자원 부국 '저주'에 빠지다"라는 박스기사다. 기사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에 흥겨워해야 할 것 같은 자원 부국들이 '자원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로 시작했다. "부에 급증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심해졌고, 소득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리다.

월스트리저널(WSJ) 보도를 인용한 기사는 남미를 본보기로 제시하며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에서는 정치인과 생산자들이 '성장의 과실을 누가 따먹을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다툼 중이다"라고 예를 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747 정책'을 내세우며 고도의 성장위주의 실물경제를 구상할 뜻을 천명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아직도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니계수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경제 파탄나는 '파업정국'이라 매도하지 말고, 배후있는 '촛불시위'라 헛소리하지 말자. 수출이 잘되고 경제가 잘 나가도 지금같은 사회구조라면 우리 역시 '저주'에 빠질 공산이 크단 사실을 상기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http://blog.daum.net/cast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CASTO, #한겨레신문, #동아일보, #경향신문, #화물연대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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