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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인도 북부 잠무카슈미르 주 스리나가르의 정부 부문 노동자들이 기름 값 및 생필품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물대포로 진압하고 있다.
 10일 인도 북부 잠무카슈미르 주 스리나가르의 정부 부문 노동자들이 기름 값 및 생필품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물대포로 진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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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으로 생활고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세계 곳곳에서 물대포와 곤봉 세례를 받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잠무카슈미르의 여름 주도(州都) 스리나가르에서 유가 및 생필품 가격 급등에 항의하던 수백명의 정부 부문 노동자들에게 경찰이 곤봉 세례를 퍼부었다고 이 지역 신문 <카슈미르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경찰이 대열을 흩뜨리기 위해 소방급수차 분사기로 노동자들에게 물감을 섞은 물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물대포에 비견할 만한 물세례와 곤봉 진압 때문에 행정관실로 향하던 노동자 중 40명이 다치고 27명이 체포됐다.

이 사건은 인도 정부가 지난 4일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자 가격을 10% 정도 인상한 데서 비롯됐다. 그동안 보조금 지급을 통해 유가 상승에 대응했으나, 국제 유가가 끝없이 오르면서 보조금 부담이 커지고 국영 석유 회사가 파산 직전 상태에 몰리자 취한 조치였다. 그러나 서민들은 당연히 반발했고, 특히 잠무카슈미르 주의 경우 인도의 다른 몇몇 주들과 달리 연료에 붙는 세금을 감면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발이 더 커진 것.

분노한 유럽 트럭 운전사들, 먹을거리 걱정해야 하는 미국인

기름 값 때문에 몸살을 앓는 건 인도만이 아니다. 유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는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타이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값이 오르는 휘발유를 사기 위해 먹을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9일 보도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트럭 운전사들의 항의가 더 격렬해지고 있다. 스페인 트럭 운전사 7만여 명은 9일(현지시간) 기름 값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프랑스와 접한 카탈루냐 지역의 고속도로에서 느릿느릿 운행하며 외국 트럭의 진입을 막았다.

지난주에 이미 대규모 시위를 벌인 프랑스 트럭 운전사들도 이날 스페인과 접경지역에서 트럭을 세워두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6일 다른 부문 노조와 연계, 프랑스 전역의 고속도로에서 동시 다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포르투갈 트럭 운전사들도 주유소 등을 봉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는 정체되고 물류도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어부 파업(프랑스, 스페인) 및 어부들의 유럽연합 본부 습격 등의 형태로 홍역을 앓고 있던 유럽 각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도 기름 값 문제다.

그렇지만 빠른 시간 내에 해법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세금 인하 방안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세금 인하론자인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현재 하한선 15%인 유류 부가세 인하 및 어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단기적, 정치적 방법은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한다'는 반론도 유럽연합 내에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때, 기름 값이 내년에 배럴당 2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끔찍한 전망까지 나왔다. 러시아 국영 석유가스회사 가즈프롬 최고경영자 알렉세이 밀러는 10일(현지시간) "가까운 미래에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가즈프롬 대변인은 "가까운 미래"와 관련, 구체적으로 2009년을 지목했다. 이는 그동안 제기됐던 '배럴당 200달러' 수준을 뛰어넘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중도좌파 성향의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1일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오를지는 불확실하며 대다수는 유가가 그 정도까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고유가가 궁극적으로는 수요를 억제해서 공급과 수요 사이의 균형이 회복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을 전했다.


태그:#기름값, #트럭파업, #어부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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