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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시장에 가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윤재훈(도보여행가, 시인)

 

광장 시장에 가면

색소폰 부는 할아버지가 있다

 

시장을 관통해나가는 바람결에

흰머리칼은 흔날리지만,

아직 그 가락에는 힘이 넘쳐난다

 

색소폰은 낡아 연륜 속에 칠은 벗겨졌지만

그 소리에 시장은 더욱 활기차게 깨어난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한(恨)이 스며나온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향수가 묻어난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에는 바지랑대에 앉는 잠자리처럼

그리움이 걸려있다

꽈당꽈당 말라가는 옥양목 빨래처럼 희게 펄럭인다

 

막걸리 한잔 한잔에 단내가 묻어난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정겹다

마을 잔치라도 난 것 같다

왁자한 소리에 묻어나오는 웃음소리

모처럼 사람 사는 것 같다

질펀한 사물놀이 한가락 울려나올 것 같다

 

할아버지 색소폰 소리가

서울 밤하늘의 공기를 덥힌다

덧붙이는 글 | .


태그:#비록 국보 1호는 사라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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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여 세계오지 배낭여행을 했으며, 한강 1,300리 도보여행, 섬진강 530리 도보여행 및 한탄강과 폐사지 등을 걸었습니다. 이후 80일 동안 5,830리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였습니다. 전주일보 신춘문예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시를 쓰며,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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