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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집회·시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가늠할 첫 시험무대가 될 행사가 28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정부는 '등록금 해결 촉구 범국민대회'에 '백골단'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체포 전담조'를 투입한다고 밝혀  시작 전부터 '과잉 진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등록금 대책 네트워크'와 '전국대학생 교육대책위'는 28일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 도심지역에서 '등록금 해결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학생들을 비롯해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시민 7천여명이 참여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27일 경비대책회의를 열고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불법행위에 대해서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도심 대규모 집회에 현재 시범 운영 중인 경찰관 부대 3개(300명)을 투입하고 이중 일부는 불법 시위자를 연행하는 '체포 전담조'로 운영키로 했다"고 밝혀 '백골단'의 부활을 예고했다.

 

현 정부 들어와 경찰은 꾸준히 엄정한 법질서 확립을 위해 공무집행 방해는 사안이 경미하더라도 관용하지 않고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해왔다. 게다가 이날 집회에는 '체포 전담조'마저 투입될 예정이라 벌써부터 "대규모 연행 사태가 벌어질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체포 전담조라니... "80년대로 회귀하는 것 아냐?"

 

인터넷도 과열되고 있다.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네이버>에는 수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가 위축되고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대기업, 기업인 옹호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정부, 준법정신 지키면 등록금 내려 줄 건가"라고 반문하며 "자장면값은 때려 잡으려 하고, 대학등록금은 1천만원이 넘어가도 아무 말도 못하고…, 이건 서민말살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가 막힌 타이밍의 자살골이다"이라며 "선거 앞두고 학생들 잡아가는 장면이라, 부모님 생각해서 등록금 투쟁하는데 도대체 정부가 개념이 있는 건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체포 전담조라니 80년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대학 관계자들 보고 신났겠다... 내년엔 1500만원?"

 

비상식적으로 치솟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모인 집회인데 이렇게 봉쇄 방침을 내리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

 

한 누리꾼은 "정치를 잘하라는 그런 정치적 시위도 아니고, 등록금 너무 비싸서 낮춰 달라고 말하는 대학생들에게 저게 할 말인가? 진짜 몹쓸 정부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등록금 인상 반대 집회가 경제 발전에 저해되는 행위라니, 이런 논리라면 정부 마음에 안 들면 모두 불법 집회가 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한편에서는 "대학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등록금으로 400만~500만원씩 걷어 놓고 교육의 질 향상보다는 학교의 덩치만 늘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게 모두 학생들 지갑 털어 나온 건데 학생들이 반발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안 드나"라는 분노의 목소리도 들렸다. 또 "대학관계자들은 기사보고 신났겠다, 내년에는 등록금을 1500만원으로 올려볼까 하고 고민하고 있을지도"라고 걱정하는 글도 있었다.

 

반면 '폭력 집회'는 엄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시위가 나쁜 게 아니라 불법으로 하는 게 나쁜 것"이라며 "무력시위나 도로점거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주장했고,  "억울한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표출하는 방법도 배워야한다고 생각 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등록금이 533만원... "왜 길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을까요?"

 

한편 경찰은 28일 서울광장-을지로 1가-을지로 2가-청계광장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할 예정이다. 이날 출동하는 '체포 전담조'는 집회 참가자들이 신고 내용과 다른 행동을 하면 바로 검거작전에 투입된다.

 

28일 집회에 참여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이번 3·28 집회에 참가하는 대학생입니다. '체포 전담조'라니요. 애초부터 대학생들을 불법시위자로 보고 있네요. 대학생들이 왜 길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을까요? 우리 학교 공대 새내기 등록금 533만원입니다. 이 정도는 합격을 해도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이 생길 수 있을 정도의 돈입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이는 건데 사복 체포조 투입? 정말 어이가 없네요."


태그:#체포 전담조, #백골단, #등록금,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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