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 지도부가 20일 공천에서 탈락한 박근혜계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과 관련해 "탈당파들이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당 지도부로서는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친박 연대'나 '무소속 연대' 등의 형태로 세 확산을 꾀하는 박근혜계를 견제하기 위해 한 말이지만, 만약 여당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은 은혜 저버린 것"... 그러나 과반 의석 실패하면?

 

안상수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공군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총선 공천자대회'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와 함께 헌신하고도 공천에서 탈락한 분들에 대해서는 죄송함과 따뜻한 마음을 보내 위로를 드린다"고 하면서도 "탈락자 중에는 십수년까지 국회의원 하신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의 탈당은 한나라당이 그 분들에게 해드린 은혜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른바 '무소속연대', '친박연대'로 정당정책의 기본을 흔드는 것은 한국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점을 간절히 호소한다"며 "그분들이 무소속으로 당선되더라도 한나라당이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탈당파들이) '한나라당으로 돌아가 박 전 대표를 모시겠다'는 감정적인 선거운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는 해당 행위자는 어떤 경우라도 한나라당에 입당시킬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확인했다.

 

강재섭 대표는 "억울하게 공천을 못 받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출마할 수 있지만 '친박연대'라는 것이 과연 적합한지는 중앙선관위가 공정한 유권해석을 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선관위에 대한 우회적인 압력을 시도했다.

 

강 대표는 "(이 분들이) 대선후보 결정에 승복하고 대선 때 수많은 유세로 (이명박) 당선에 기여해주고 지금도 당에 엄연히 중심으로 계시는 박근혜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많이 연계돼 있는 것처럼 말씀하고 행동하시는 것은 내가 볼 때 민주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박 전 대표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박근혜-이상득 빠진 공천자대회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날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정두언·박형준 의원으로 이어지는 이명박계 실세 그룹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3~24일경 대구 지역구로 내려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최근의 공천 파동과 친박 의원들의 출마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는 탈당파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과반 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이방호 총장은 "총선의 최대 과제는 안정 과반수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산술적으로 과반은 150석이지만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하려면 168석의 절대 안정 과반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이 같은 독려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과반수 확보가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당 지지도가 높은 전략 요충지에 정치신인들을 대거 공천한 탓에 인지도가 낮은 신인들이 민주당 또는 자당 출신 현역의원들에게 고전하는 양상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야당들이 정당 지지도에서 아직 격차가 많아 한나라당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경제위기론' 등 새로운 변수에 따라 양당이 수도권·충청권에서 접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도의 한 공천자는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과 단체장이 한꺼번에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이들의 출마를 최대한 만류하고 있다"며 "신인으로서 정치선배들을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 유승민 의원도 영남권의 판세와 관련해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총선 과반수 획득이 힘들 수 있다"며 친박 탈당파를 중심으로 한 무소속 돌풍을 점치기도 했다.

 


태그:#18대총선, #한나라당, #탈당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