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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프랜차이즈 '신시'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린그룹이 내일자(18일) <동아일보> 12면에 싣기로 했다가 거부당한 광고의 일부분. 하지만 <동아>측은 "광고가 부적절해 뺐다"고 해명했다.
 유기농 프랜차이즈 '신시'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린그룹이 내일자(18일) <동아일보> 12면에 싣기로 했다가 거부당한 광고의 일부분. 하지만 <동아>측은 "광고가 부적절해 뺐다"고 해명했다.
ⓒ 그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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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한 유기농기업의 삼성 비판 광고를 거부해 '삼성 눈치보기'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는 내일자(18일) 12면에 친환경 유기농 프랜차이즈 '신시'로 널리 알려진 그린그룹의 '삼성그룹 한판 붙자'라는 600만원짜리 광고를 싣기로 했다가 17일 오후 5시께 광고문안을 검토한 끝에 대행사측에 '광고 불가'를 통보했다.

이에 <동아>측은 "이건희 회장의 개인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광고를 뺐다"고 해명했다. 

그린그룹은 친환경 유기농 프랜차이즈인 '신시'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으로 녹색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장원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오는 4월 그룹의 공식출범을 앞두고 있다.  

대행사측 "삼성 눈치보고 있는 듯"... <동아>측 "부적절해 뺐다"

그린그룹의 광고를 대행한 A사의 한 관계자는 17일 "내일자 사회면 12면(7단 21㎝)에 광고가 나가기로 했다가 오늘 오후 광고문안을 팩스로 보냈더니 <동아> 측에서 '이렇게 광고를 싣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측에서 광고에 '삼성'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고 이건희 회장이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어 광고를 집행할 수 없다고 했다"며 "<동아>가 삼성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는 "'삼성' 이름을 빼고 이건희 회장 대신에 (그림인) 행복한 눈물만 넣고 '한판 붙자'고 했더라면 광고 거부는 없었을텐데 너무 노골적으로 삼성과 이건희 회장을 겨냥하니까 그런 것 같다"며 "웬만하면 광고 거부는 없는데 <동아>의 데스크 선에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에 광고를 싣기 위해서는 광고 문구 등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오는 19일자 <한겨레>나 <경향>에 광고하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아> 광고국의 한 간부는 "신문광고 윤리강령상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광고를 뺐다"며 "우리 법무 담당자와 상의한 끝에 개인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삼성 눈치보기 의혹'과 관련, 이 간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삼성으로부터 압력이 들어온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린그룹측 "광고주 눈치보는 광고 관행 없어져야"

그린그룹의 광고에는 '삼성그룹 한판 붙자! 3년 뒤 누가 더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지 한번 보자구요'라는 문구 아래에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과 이건희 회장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려 놓았다. 이렇게 패러디한 합성사진 밑에는 '이건희의 행복한 눈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삼성과 이건희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김동필 홍보팀장은 "한국 최대기업인 삼성과 출범을 앞둔 그린그룹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투명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것"이라며 "<동아>가 삼성의 광고 영향력을 고려해 우리 광고를 거부한 것 같은데 이렇게 광고주의 눈치를 보는 광고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언론사도 기존의 광고 관행에서 벗어나 폭넓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며 "광고주와 언론사의 관계도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건희 회장은 천상천아 유아독존이 아니라 공인"이라며 "공인에 대한 패러디는 더욱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린그룹은 지난 1월에도 일간지와 인터넷신문 등에 '명박아, 한판 붙자'라는 광고를 통해 신입사원 채용을 공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장애인·의인(義人)·예비역 군장성·특허출원 다량 보유자 등 20여명의 신입사원과 예비 신입사원이 채용됐다.


태그:#삼성,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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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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