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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전문업체들이 임단협을 거부하거나 합의된 임단협에도 불구하고 건설노동자들과의 고용약속을 지키지 않아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으나 이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여 주는 곳이 없어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대우건설의 한 아파트공사현장. 현장 주출입구 바로 옆에는 전문건설업체를 비난하고 고용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10여개의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고 그 뒤편에는 비닐로 바람막이를 한 허름한 천막 한 채가 인도위에 설치돼 있다.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 조합원들이 95일째 노조원들에 대한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치열한 삶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2명의 조합원이 피곤에 찌들대로 찌든 모습으로 농성 중이었으며 아무렇게나 설치해둔 빨래줄에는 옷가지가 걸려있고 이곳 저곳에 농성에 필요한 물건들이 널려있었다.

 

이들은 농성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격하게 반응했다. 이들은 “농성95일 만에 언론사 기자가 와서 이유를 묻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아무도 우리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주는 언론사가 없으니 업체들도 눈 하나 꿈적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근로자 김 아무개 씨는 “건설현장에 들어와 있는 전문건설업체가 2개사가 있는데 J사는 임단협을 체결하고도 조합원 우선고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K사는 아예 임단협 협상조차 거부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원청사인 대우건설은 나 몰라라 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회사 측이 원만한 합의를 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고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을 업무방해로 고발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근로자 아무개 씨는 “일을 못한지 벌써 6개월째”라면서 “일 못해 굶어 죽으나 길바닥에서 얼어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심정으로 이곳에서 3개월을 버텼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들놈이 대학등록금을 마련 못해 이번 학기에 휴학했다는 얘길 마누라한테 듣고 며칠씩 잠을 못자고 별의 별 생각을 다해봤다”면서 “이건 단순한 농성이 아닌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라고 말했다.

 

건설사 측은 이들의 농성에 대해 “건설전문업체와 근로자들의 문제이지 시공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으며 전문건설업체들은 “뭐라고 얘기해줄 것이 없다”며 접촉을 거부했다.

 

한편 민주노총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현재 건설노동자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 좀 더 상황을 파악한 뒤 개선되지 않으면 민노총 차원의 강력한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건설노조 농성, #고용보장 촉구, #민주노총 대구시지부,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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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인 달신문에서 약 4년, 전국아파트신문에서 약 2년의 기자생활을 마쳤으며 2007면 10월부터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에 소재하는 외국인근로자쉼터에서 재직중에 있슴. 인도네시아 근로자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보호와 사고수습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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