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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김장훈이 찾았던 아름다운 섬 호도를 아시나요? 그렇게 큰 섬은 아니지만 섬의 생김새가 여우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보령의 호도(弧島)는 우리에게는 널리 알려진 여행지이다. 며칠 전 우리에게 기부천사로 알려진 가수 김장훈씨가 자원 봉사차 다녀간 이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섬.

 

이 아름다운 호도에도 이번 허베이 스프리트호의 기름 재앙은 비껴가지 않았다. 지난 2월 26일 새벽 대천항에는 호도로 자원봉사를 떠나기 위해 120여명의 봉사자들이 모였다.

 

보령시 웅천읍(읍장 김남용) 주민과 인천 모교회에서 하루 전날 도착한 청소년부 학생, 익산 모교회에서 온 신도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논산에서 온 가족, 개별적으로 찾아온 봉사자들 모두 오전 7시 30분에 대천항을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 12월 7일 사고 후 77일 만에 100만 자원봉사자들이 갯바위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기름을 닦아 냈다는 소식은 전 세계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아직도 자원봉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엔 어김없이 기름 덩어리들이 남아 있었다.

 

뱃길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호도 역시 아직도 매케한 기름 냄새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선착장에 마련된 방제복과 장화, 장갑을 지급받은 자원봉사자들은 40여분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너무도 아름다운 호도 해변가에 도착한 자원봉사자들은 두 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첫째는 이 아름다운 해변에 검정 기름띠가 너무나 많이 있다는 것과 두 번째는 현장에 내려가기 위해서는 군부대에서 경험했을 유격훈련장처럼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불만을 말하지 않았고, 준비해간 흡착포와 비닐 봉지 그리고 점심 도시락을 차례 차례 아래로 내려 보내면서 자원봉사는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 예비 어린이부터 70세가 가까우면서도 노익장을 자랑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기름제거 작업은 시작되었다.

 

곧 여기 저기서 신음에 가까운 탄성소리가 잇따라 들렸다.  “이게 웬일이야. 여기 좀 보세요. 기름이 아예 덩어리예요. 이걸 어떡해 큰일이네요.” 정말 봉사자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위 구석구석에 있는 기름띠를 걷어내고 있었다.

 

“모두 다 알려진 곳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오세요. 하지만 이곳 호도처럼 알려지지 않은 곳엔 아직도 많은 자원봉사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해서 아름다운 우리 호도(弧島)가 깨끗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심기룡 보령시 웅천읍 복지계장의 안타까운 하소연이다. 호도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도와 관리하고 있는 직원의 이야기는 차라리 절규에 가깝게 들린다.

 

“호도 앞에 있는 명덕도라는 작은 무인도에도 많은 기름띠가 있지만 그곳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도 주민들은 이곳보다 더 어려운 곳에서 매일 기름띠를 제거하고 있지만 작은 인력으로는 엄두도 안납니다. 제발 국민들에게 이곳 호도를 알려주십시오. 오마이뉴스에서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호도를 찾은 윤승호 보령시 오천면장과 편삼범 보령시의원은 봉사자들을 찾아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서해안 기름 유출의 피해는 어느 누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아닐까? 자원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번엔 보령을 찾아보는게 어떨까 한다. 보령시 오천면 호도를 찾아 우리의 아름다운 땀방울과 기름띠를 바꾸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보령시청 재난종합상황실   041-930-3931 , 930-3933


태그:#보령 호도, #기부천사 김장훈,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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