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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 EN·U-은밀한 취재 흥신소 >는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연예인들의 뒤를 쫓는다. 사진은 김희선의 신혼집을 찾아 가는 장면(왼쪽)과 그의 남편 차를 주적하는 장면(오른쪽)이다.
 ETN < EN·U-은밀한 취재 흥신소 >는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연예인들의 뒤를 쫓는다. 사진은 김희선의 신혼집을 찾아 가는 장면(왼쪽)과 그의 남편 차를 주적하는 장면(오른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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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이블TV의 연예정보프로그램을 보던 한 연예인 매니저는 TV를 보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케이블TV 연예정보프로그램에 자신의 기획사 소속 연예인의 집과 사생활이 몰래카메라에 찍혀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그는 울분이 솟아올랐지만 분을 삭여야만 했다. 기획사 차원에서 이들을 고소·고발할 경우 일만 더 커져 피해는 결국 해당 연예인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는 케이블TV 파파라치식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이 사전예고 없이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노출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제작방식이 연예정보프로그램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12월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로 개편한 ETN은 연예정보프로그램으로 <EN·U-은밀한 취재 흥신소>를 내놓았다. <EN·U-은밀한 취재 흥신소>에서는 '김희선의 신혼, 그것이 궁금하다' 편을 시작으로 이승연의 결혼, 노현정 이혼의 진실, 이영애의 현황, 송일국과 그녀, 박명수의 그녀 등을 방송했다.

제작진은 해당 연예인의 소재지를 찾기 위해 동네 주민이나 경비원을 통해 소재지를 파악하는가 하면 아파트 주차장이나 집 앞에서 그 연예인이 나올 때까지 몰래카메라를 켜놓고 뒤를 끈질기게 뒤쫓으며 말 그대로 '은밀한 취재'를 감행했다.

최근 방영한 이영애 편의 경우 제작진은 팬으로 위장해 꽃을 선물한다며 집을 방문해 부모님에게 근황을 묻는가 하면 박명수 편의 경우 여자 친구를 은밀하게 뒤쫓은 뒤 얼굴을 몰래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tvN 에서 선보이고 있는 '약간 위험한 취재' '잠복취재 72h' '신상정보 유출사건'
 tvN 에서 선보이고 있는 '약간 위험한 취재' '잠복취재 72h' '신상정보 유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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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E news>는 '약간 위험한 취재', '신상정보 유출사건', '잠복취재72h' 등의 다양한 꼭지를 통해 파파라치식 제작을 하고 있다. '추적! 권상우, 그 3일간의 기록'의 경우 제작진이 드라마 보조 출연자로 위장하고 배우 권상우에게 근접했는가 하면, '김희선, 결혼식 최초공개'의 경우 김희선 측에서 취재진을 철저하게 통제했지만 결혼식이 열린 반대편 옥상에서 망원렌즈로 결혼식을 취재해 단독으로 이를 보도하는 특종(?)을 거두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매니저는 "최근 노홍철 피습사건에서 보듯이 연예인의 집이 노출되면서 신변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본인의 동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렇게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케이블TV의 이 같은 제작관행에 대해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해외의 파파라치식 문화가 한국에 전이돼 들어오는 것으로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이들 프로그램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것처럼 긴장감만 조성하다 결국 결론 없이 끝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이런 것들이 관행화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작형태에 대해 연예정보프로그램 PD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S <연예가중계>를 연출하는 한호섭 PD는 "인터넷의 발달로 미니홈피 등 네티즌들이 직접 연예인과 공감하고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면서 TV 연예정보프로그램이 예전과 같은 재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렇다보니 케이블TV들이 자극적인 파파라치식 아이템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 PD는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이런 식의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으면 결국 이런 제작이 보편화되면 수위를 어디까지 유지해야 하느냐가 관건이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EN·U-은밀한 취재 흥신소>를 연출하는 김영범 PD는 "최근 근황이 궁금한 스타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제작 하는 것일 뿐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면서 제작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연예정보프로그램, #파파라치, #연예인사생활, #EN·U-은밀한 취재 흥신소, #E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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