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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이 21일 오전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로써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삼성그룹 핵심 임원들은 배 사장을 포함해 총 6명으로 늘어났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임원들은 모두 삼성 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및 비서실, 그리고 계열사 재무담당 '경영지원실' 라인이다. 특히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 사장을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전용배 상무 등과 함께 삼성그룹 비자금 관리의 핵심라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삼성그룹의 '재무라인' 줄소환... 성과는?

 

오늘 소환된 배 사장의 경우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부터 삼성생명과 삼성투신까지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지난 18일, 19일 소환된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과 김상기 삼성벤처투자사장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과 삼성증권을 거쳤다.

 

어제 소환된 윤형모 삼성화재 부사장의 경우 지난 2000년 삼성그룹의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상무를 맡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차명의심계좌의 실질적인 명의주다. 또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의 비자금을 관리했을 것으로 지목되는 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의 핵심 임원이기도 하다. 특검팀도 이에 주목하고 참고인들을 통해 비자금 조성 및 관리, 그리고 차명의심계좌의 개설 과정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나흘째 이어진 참고인 소환조사의 성과는 미미하다. 출석한 참고인들 모두가 자신의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진술해 이미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참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차명계좌 개설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혹은 구조본 측은 차명의심계좌들에 대한 '도용(盜用)' 의혹을 벗게 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를 피하게 된다. 또 차명계좌를 개설해 준 삼성증권 등 삼성의 금융계열사들도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벗게 된다.

 

결국 특검팀이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사들을 출국금지 시키고 줄줄이 소환해 조사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소환된 임원들 며칠씩 물어봐야 할 것 많은데 하루만 조사하다니"

 

 

이에 대해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 참고인 소환조사에 대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는지 여부는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참고인은 하루에 1명씩은 올 것으로 보인다"고 계속 참고인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별도로 특검팀은 비자금의 출처와 사용처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 역시 계속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수사팀 10여명이 사무실을 떠나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희 변호사(경제개혁연대 부소장)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특검팀이 열심히 수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 조사받고 있는 참고인들을 며칠씩 붙들고 조사해도 모자라다"고 말했다.

 

"어제 그제 소환된 임원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도 하루만 조사하고 보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하루에 1~2명씩 불러서 조사하는 것도 그렇다. 지금 차명의심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임원들만 백여명이 넘는데 수사 기간 내에 모든 주요관계를 다 파악할 수 있겠나. 지금 시늉만 하는 것은 아닌지 불만이다."


태그:#삼성비자금, #삼성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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