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삼성 특검의 참고인 소환 조사가 시작됐다.

 

지난 15일 특검의 출석요구를 받은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이 18일 오전 10시 20분께 한남동에 위치한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삼성 그룹 측 변호인인 조준형 변호사도 성 사장과 함께 출석했다.

 

성 사장은 이건희 회장 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삼성증권 경영기획팀장을 지내 그룹 내 자금흐름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검찰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차명의심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 특검은 이미 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의 지시를 받아 임직원의 차명계좌 관리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략기획실 관재파트 소속 부장급 임원 2명에 대해 출석 요청을 한 상태다. 민경춘 삼성사회봉사단 전무,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에게도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그동안 압수수색의 미진한 성과와 참고인 소환 불응으로 속앓이를 하던 특검에게 성 사장의 출석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의혹들을 밝히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넘은 산] 삼성 간부들에게 동행 명령하면 위헌? 부담스럽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오전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자 승지원 입구에 한데 몰린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어제(17일)까지만 해도 특검은 난감한 처지에 빠져 있었다.

 

특검이 성 사장을 비롯한 대여섯명의 삼성 그룹 임직원들에게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참고인들은 변호사를 통해 소환 연기를 요청했다. 특히 지난 14일 압수수색을 받았던 전략기획실 김 아무개 부장은 최근 해외 출장까지 떠난 상태다.

 

14일부터 15일까지 벌인 압수수색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한 특검이 주요 참고인들의 진술조차 확보하기 어렵게 된 것. 이에 대해 윤정석 특검보는 지난 17일 "특검 수사 이후 아직까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람이 없다"며 "참고인들이 출석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혀 참고인들의 소환불응에 여러 가지 방책을 놓고 고심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이명박 특검법'의 동행명령조항을 위헌이라 판결내린 바 있어 동행명령권 발동도 부담스러운 형편이었다.

 

비록 김복기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일개 특검법, BBK 특검법에 관해서만 동행명령제가 상실된 것"이라며 "관련 사건이 들어오면 그 때 판단을 해야겠다"고 밝혔지만 삼성 특검 역시 동행명령권 발동에 제동이 걸린 것은 분명했다. 윤 특검보 역시 지난 17일 "(동행명령권 발동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결국 특검은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한 30여 명에 이어 삼성 전·현직 임원 10여 명에 대해 추가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검의 카드는 성공했다. 이날 삼성 그룹측은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을 비롯한 참고인들의 특검 출석 일정을 제출했다. 

 

[남은 산①] 100일 동안 1000여개 계좌 추적해야... 국세청 도움 절실

 

 삼성 의혹을 제기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14일 특검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계좌 추적도 여의치 않다. 과거 검찰 특별수사 · 감찰본부가 "단 한 개의 계좌를 위해 영장을 하나씩 발부받아야 하는데 추적해야 할 계좌 수가 너무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과 같은 이유다.

 

윤 특검보도 "계좌 추적이 포괄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이후 다시 영장을 받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검찰은 작년 12월 삼성증권 압수수색에서 확보해 추적 중인 '차명의심계좌 명의인'만 130여 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수남 특본 차장검사는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된 차명계좌가 모두 7개인 점을 감안할 때 이와 관련해 수사팀이 살펴봐야 할 관련 자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어도 영장발부에 하루가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약 1천여 개의 차명의심계좌 모두를 추적하기에 이미 100일도 채 남지 않은 특검 수사기간은 너무나 짧다. 이에 따라 특검 내부에서는 국세청 조사국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 보고서'를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국세기본법 제81조10항(비밀유지)에 따르면 세무공무원은 ▲ 지자체 등이 법률이 정하는 조세 부과 또는 징수의 목적 등에 사용하기 위한 경우 ▲ 국가기관이 조세 쟁송 또는 조세범 소추목적을 위한 경우 ▲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과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 세무공무원 상호 간 국세의 부과 징수 또는 질문 검사 상 필요한 경우 그 사용 목적에 맞는 범위 내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한편, 국세청은 "개별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가 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2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세청이 기업별 지분조사를 늘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자료를 항상 갖고 있다"며 '삼성 보고서' 존재를 확신했다. 또 "국세청은 삼성 그룹 전 · 현직 임직원이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차명주식 · 명의신탁 부분을 영장 없이 증여세 포탈로 조사할 수 있다"며 국세청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남은 산②] 친 삼성인사로 포진한 인수위

 

 한나라당 17대 대선 중앙선대위 '국민성공시대'의 출정식이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성이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복지분야 선대위원장), 박범훈 중앙대총장(문화예술정책위원장), 강재섭 대표, 배은희 리젠 대표(미래산업분야 공동 선대위원장), 이명박 대선후보, 유종하 전 외무장관(외교·안보 공동선대위원장), 이윤구 전 적십자사 총재(국민통합특별위원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장관(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
삼성 특검이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은 '인수위'다.

 

현재 삼성 특검은 황영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자문위원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소환 통보를 할 예정이다.

 

황 위원은 현재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새 정부의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황 위원은 삼성증권 사장을 지낸 데 이어 2004년부터 작년까지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지내 비자금 조성 및 운용, 그리고 차명계좌 개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6일 99년 삼성투자신탁 지분 맞교환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저가로 주식을 매매해 삼성생명 등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이 전무와 황 위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삼성 비자금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수위 인사는 황 위원만이 아니다. 지승림 전 삼성중공업 부사장 역시 현재 인수위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지 전 부사장은 삼성 그룹 회장 비서실을 거치는 등 핵심 요직에서 활동했던 인사로, 삼성 그룹의 차명계좌 보유 사실을 시인했다가 김 변호사의 폭로 이후 이를 번복한 바 있다"며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핵심인물들의 인수위 참여를 비판했다.

 

또 "인수위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도 생보사 상장 논란, 삼성생명의 금산법 위반 논란에서 일관되게 삼성의 주장을 대변해온 인물"이라며 "차기 정권이 삼성과의 밀월관계를 통해 정권을 유지해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이명박 당선인이 신년기자회담에서 "법을 지키는 데는 기업가든 근로자든 차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정작 인수위는 "기업수사는 외과수술하듯 정밀하게 해달라"고 특검에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출범 이후 9일 간 '김용철 변호사 소환', '이틀 간에 걸친 압수수색', '핵심 참고인 소환' 등 숨가쁘게 달려온 특검. 그러나 그들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아만 보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