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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천과 학의천에 이어 최근 삼성천이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되면서 한때 생활오수와 공장폐수 등으로 악취와 오염의 '죽은 하천'이라 불리던 도심하천이 안양시의 생태복원 사업을 통해 숨 쉬는 '생명의 하천'으로 탈바꿈돼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안양시는 안양천의 지천으로 만안 삼성교에서 안양예술공원(이하 예술공원) 입구인 삼성 2교에 이르는 삼성천 0.98km 구간에 대한 자연형하천 조성공사를 2006년 12월 29일에 착공해 1년여 만인 지난 16일 마무리 했다.

 

안양시에 따르면 총 35억여원이 투입된 이번 조성공사로 산책로와 함께 다단식 여울, 5개소의 종단 교량이 설치돼 1km 가까운 삼성천 일대가 전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으로 말끔히 정비돼, 공공예술로 새롭게 태어난 예술공원과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5천여 그루에 이르는 초화류가 식재돼 있으며, 콘크리트 제방 일부는 생태계를 고려한 자연석으로 교체하고 또 18개소에 걸쳐 오수와 우수 배출관이 정비돼 있고, 재이용수 관로(1.3km)가 매설돼 있어 삼성천 수질향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분홍색상의 산책로로 잡풀이 무성하던 하천변이 폭 2.5m 총길이 960m의 자전거 길을 겸한 산책로로 깔끔히 정비됐다. 이로 인해 예술공원에 대한 접근성도 강화된 것이 특징으로 하천 한쪽은 동식물의 이동을 위해 자연적으로 두었다.

 

또한, 서울의 청계천 복원과 같이 예술공원 입구의 하천을 복개해 만들어졌던 주차장의 복개부분을 완전 철거하여 삼성천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된 것 또한 시선이 집중된다.

 

안양시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는 3월경부터는 식재한 초화류가 녹색을 띠고, 하천수가 불어나기 시작하면 자연형 생태하천으로서의 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양시는 삼성천 자연형하천 복원에 이어 수암천에 대한 복원사업을 착수했다. 지난해 총 공사비 460억원 중 55억원을 확보해 추진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복개주차장이 철거되면 그동안 어둠 속에 있던 하천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숨을 쉬게될 예정이다.

 

'죽음의 하천'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안양천 살리기'를 위해 지난 1999년 지역별로 환경운동을 하던 개별단체들이 '안양천은 하나다'라는 공감대 아래 '안양천 살리기네트워크'를 결성했으며 이어 안양유역 13개 지방자치단체들도 '안양천 수질개선대책협의회'를 발족시켜 공동의 과제로 풀고있다.

 

이는 민·관이 공동으로 안양천 살리기에 대한 진실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는 성공적 '거버넌스(Governanceㆍ비정부기구 등이 참여한 수평적 협력 행정)'의 대표적 사례라는 자부심뿐 아니라 긍정적인 평가 또한 받고 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의 안명균 사무국장은 "지난 1999년 안양천을 살리자는 뜻을 모아 시민단체들이 모일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안양천으로 만들자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었으나 결국 기적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청계천과 차원이 다른 도심하천의 자연형 생태 복원

 

앞으로 더 해결해야할 문제들

안양천과 인근 지천의 생태하천 부활은 청계천 복원의 성과를 뛰어 넘는 가치 그 이상의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청계천이 큰크리트 구조물에 의한 도시형 시설물인 반면에 안양천은 생태적으로 자연상태에 가장 가까이 복원된 생명의 하천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학의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인정받으며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고 친환경 하천 공모전에서 우수상에 선정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자 자연형 하천 복원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도심 하천이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청정자원으로 하천의 자연적 경관과 주변 역사, 문화를 결합시키고 지방도시 발전에 중요한 기폭제라는 점에서 하천 특히 도심하천의 생태 복원은 새로운 비전이자 희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양천 상류 당정천을 통해 상당량의 오·폐수와 산업폐수가 유입되어 우기에 안양천 물고기가 매년 한 두 차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하천 전체를 연계하는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경종이라는 점에서  하천 유역 해당 자치단체들의 각성과 공동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또 안양천 본류 구간중 안양철교 아래쪽 국가하천 부분인 안양천 6.29㎞ 구간의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을 안양시가 추진하기 위해 실시설계까지 마쳤으나 관리기관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직접 추진하면서 복원사업이 늦어지는 것도 개선해야 할 과제중 하나다.

안양천과 학의천에 이어 삼성천이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기 까지는 안양시가 지난 1999년 안양천 본류와 학의천, 수암천, 삼성천 등 6개 지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안양천살리기 기획단을 구성해 자연을 복원하고 연중 물이 흐르도록 하는 등 노력이 뒤따랐다.

 

안양시는 하천으로 유입되던 모든 오폐수를 철저하게 차집하여 하수처리장에서 재처리함으로써 하천 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지하철에서 나오는 물과 백운 저수지 물을 안양천으로 끌어들이는 등 2001년부터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안양시는 먼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기본원칙 틀에서 2001년 4월11일 안양천살리기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02년 9월 학의천 자연형하천 시범사업(학운교~내비산교 530m)을 시작하고 2004년 4월 조성사업(의왕시계~안양천합류부 3.97㎞)을 완료했다.

 

이어 안양천 본류 구간에 대한 자연형하천 복원에 나서 2006년 5월10일 착수한 지방하천구간인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구군포교~안양철교 6.75㎞)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00ppm을 넘나드는 5급수의 죽음의 하천에 생명이 찾아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6년 4월부터 1년간 안양천 본류(11.8㎞)와 6개 지천의 생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1급수 지표종인 버들치와 얼룩동사리 등 어류를 포함해 100여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수질도 우수해 자연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학의천에서만 수서생물(56종), 어류(15종), 양성.파충류(17종), 조류(47종), 식생(217종) 등 35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생태계가 살아났음을 증명한다.

 

학의천과 안양천에 물고기가 노닐고 백로와 원앙새가 찾아들고 하천변에는 간혹 꽃뱀까지 등장하면서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운동하는 시민들을 놀래게 하는 등의 환경의 보고로 변화시키고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들과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꾸준히 늘고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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