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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는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큰 섬인 돌산도가 있다. 돌산도와 여수시내 사이에는 수로가 흐르고 수로 가운데 동그란 작은 섬이 떠있다. 장군도(將軍島)다.

돌산대교를 뒤에 두르고 한 가운데 징검다리 같이 자리잡고 있다.
▲ 장군도 돌산대교를 뒤에 두르고 한 가운데 징검다리 같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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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모양이 특이하다.
▲ 타고 갈 배 배 모양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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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포나루터는 여수와 돌산도 간 교통을 연결해주는 길목이었다. 그러나 1984년 12월 15일 돌산대교가 개통되면서 그 기능이 점차 상실되었다. 지금은 일부러 물어서 가지 않으면 찾기도 힘들다.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해안선을 따라 쭉 걷다보면 여수구항 끝자락에 종포나루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해양공원이 시작된다. 해안가에서는 낚시객들이 낚시줄과 무료한 싸움을 하고 있다. 추워진다는데, 아직은 춥지 않다. 썰렁한 나루터에서 배가 오기를 기다린다.

먼데 가는 것 보다 가까이 가는 것이 더 비싸다.
▲ 배 요금표 먼데 가는 것 보다 가까이 가는 것이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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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가는 배는 생각하는 것과 상당히 다른 모습니다. 나름대로 오랜시간을 운행하다보니 최적의 선형을 만들어 낸 것 같다.
▲ 배 풍경 타고가는 배는 생각하는 것과 상당히 다른 모습니다. 나름대로 오랜시간을 운행하다보니 최적의 선형을 만들어 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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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도에 가는 사람들은 낚시꾼이 대부분이다.
▲ 장군도 도착 장군도에 가는 사람들은 낚시꾼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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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선장 마음대로 오고간다. 배 운임도 특이하다. 더 먼거리인 건너편 돌산우두리보다 장군도 요금이 더 비싸다. 아마 주 고객이 주민들이 아니라 장군도에 들어가는 낚시객이나 관광객이다 보니 편법을 쓴 것 같다.

애들은 나루터로 들어오는 작고 볼품없는 배를 보고 실망한 듯하다. 그래도 배에 올라타니 배타는 기분을 느낀다. 애들은 금방 즐거워한다.

배는 잠시 시원한 겨울바람을 가르다가 장군도에 내려준다. 장군도는 작은 섬이다. 빙둘러봐야 600m정도다. 해안가로는 석축을 쌓아 산책하기에 좋다. 섬 주위로 빠른 물흐름이 느껴진다. 섬을 왼쪽으로 돌아가니 커다란 장군성비(將軍城碑)가 보인다. 낡은 비석에는 힘이 넘치는 글씨를 새겨 놓았다.

빠른 물살이 흐르고 있다.
▲ 장군도와 돌산 사이 해협 빠른 물살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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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힘있는 글씨로 장군성이라고 새겨 놓았다.
▲ 장군성 비 크고 힘있는 글씨로 장군성이라고 새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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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성은 우리나라 유일의 수중성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00여 년 전 연산군 때(1497) 수군절도사로 부임한 함천군(咸川君) 이량(李良) 장군은 왜구(倭寇)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장군도와 돌산도 사이 바다목을 주민들과 함께 돌로 메워 수중제방을 쌓았다고 한다. 이로부터 이섬을 장군도라 부르게 되었으며, 이량 장군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장군성비와 방왜축제비(防倭築提碑)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 수중성은 물이 차면 보이지 않지만, 물이 빠지면 나타난다고 하며, 지금은 무너진 잔해만 남아 있다.

100년 후인 1597년, 해남과 진도 사이의 명랑해협. 싸움은 이미 승패가 정해진 듯 보인다. 그리고 12척의 군선으로 명랑을 사이에 두고 133척의 일본군선과 맞서 싸워야 하는 극도로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는 싸움.

이순신 장군은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있으면서 수중성을 매일 같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수중성이 수로의 길목을 차단하여 적을 방어하는데 좋은 성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서해로 넘어가는 길목인 명랑에서는 쇠줄을 이용하여 배들을 가두고 싸워 해전사에 길이 남을 대승을 거두게 된다.

장군도 해안가에서 애들이 잠시 즐긴다.
▲ 해안가 장군도 해안가에서 애들이 잠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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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라는 도시는 달동네가 생각난다. 해안가 도시가 다 그렇겠지만...
▲ 배에서 바라본 여수 풍경 여수라는 도시는 달동네가 생각난다. 해안가 도시가 다 그렇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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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대교를 바라보며 걷다가 다시 여수 방향으로 걸어가면 여수의 아름다운 도시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도심 한가운데 진남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산등성이로 올라간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섬 위로 올라서는 산책로에는 신이대가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섬 속은 푸르른 상록수들로 채워져 겨울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미로 같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정상에 선다. 정상에는 벚나무 몇 그루와 의자가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라 의자에 앉아 풍경을 즐길 여유를 주지 않는다. 봄날 벚꽃이 피면 아름답겠다는 생각만 머리를 맴돈다. 다시 해안가로 내려오니 아까보다 물이 많이 빠졌다. 큰 애는 물위에 떠있는 바위를 건너다니다 물에 한쪽 발을 빠졌다. 괜히 신경질이다. 춥겠다.

신이대와 후박나무 등으로 신선함이 넘쳐난다.
▲ 섬 위로 올라가면 신이대와 후박나무 등으로 신선함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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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이라 정상이라는 표현도 어울리지 않을 만큼 낮다.
▲ 정상에서 작은 섬이라 정상이라는 표현도 어울리지 않을 만큼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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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벗나무가 힘겹게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 정상부 풍경 늙은 벗나무가 힘겹게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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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배가 오는 걸 보고 애들이 뛰어간다. 얼른 오라고 허둥거린다. 나와 처는 다음 배 탄다고 하면서 서서히 걸어갔더니 배는 이미 종포로 향하고 있다. 큰애는 무척 불만이다. 아빠와 엄마 때문에 배를 놓쳤다고 투덜거린다.

요즘 애들이 무척 조급해한다. 방학이라고 해도 학원가는 걸 빼면 집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같이 놀 친구들이 없다고 한다. 요즘 애들은 밖에서 놀지 않는다고 한다. 참 어이없다. 결국 우리집 애들도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보니 성격이 예민해지고 잘 다툰다고 한다.

종포로 갔던 배가 우리를 보고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배에 올라타니 돌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 다시 종포로 간다. 택시를 탄 기분이다. 그냥 배를 탔을 뿐인데 우리만을 위한 운행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다.

덧붙이는 글 | 1월 13일에 둘러보고 왔습니다. 여수에 가면 장군도에 한 번 들어가 보시길… 한시간 정도면 충분히 구경하고 나올 수 있습니다.



태그:#장군도, #수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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