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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방송대 법대 교수
 곽노현 방송대 법대 교수
ⓒ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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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중심의 앙시앵 레짐(구체제)의 썩어문드러진 맨살이 드러났다. 이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면 제2의 경제위기가 올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다. 삼성 비자금 비리 고발은 구체제 청산의 마지막 뇌관이다. 구체제는 언제든 터지게 돼 있다."

곽노현 방송대 법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삼성그룹의 비자금 비리에 대한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열자마자 김용철 변호사를 찾아갔다.

지난 7년간 꾸준히 삼성의 불법행위를 고발해온 과정에서 곽 교수가 품었던 의구심들이 김 변호사와 만나면서 실타래처럼 풀리기 시작했다. 삼성그룹 전직 핵심 임원의 전례 없는 생생한 증언 앞에서 한국 재벌일가의 불법행위를 개혁할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재벌개혁에 고삐를 당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놓치면 제2의 경제위기가 올수밖에 없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28일 아침, 서울 영등포의 한 사무실에서 곽 교수와 만났다. 그는 지난 2000년 6월 삼성그룹의 불법·변칙 경영권 승계 의혹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을 검찰에 고발해 사회적 공론을 일으킨 전국 법학 교수 43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학자다.

곽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김 변호사가 밝힌 삼성 관리대상 의혹명단 1순위인 임채진-이종백-이귀남은 그 사실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사정기관의 공신력 회복을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하는데 안 물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이런 사람들을 최고위 공직에 둔 것은 인사실패"라며 "이미 '안기부 X파일 사건'에서 삼성장학생 존재가 알려졌으면 청와대는 모든 검찰 고위직 임명에서 이를 확인하고 걸러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곽 교수는 "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이건희 회장을 소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수뇌부에서 막았다"며 "그 때 핵심이 임채진 신임 검찰총장과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서울지검장 재직 당시 현장 수사팀의 이건희 소환조사를 묵살해왔던 사람들이 바로 임채진 총장과 이종백 청렴위원장"이라고 지목했다.

곽노현 방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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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곽노현 방송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불법행위 고발이 1개월째다. 어떻게 보고 있나.
"전례 없는 생생한 증언이 나왔다. 재벌중심의 앙시앵 레짐(구체제)의 맨살이 드러났다. 썩어문드러진 부패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부패청산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면 제2의 경제위기가 올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다. 한국사회 최상층의 부패가 아주 심각하다.

김인국 신부의 말처럼 한국 최고 엘리트인 검찰·재경부·국세청 고위공직자는 물론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최고 전문가들이 진실과 정의는 외면하고 뇌물과 향응에 영혼을 팔고 있다.

이 부분을 바로잡지 않고는 부패청산은 요원하다. 부패로 썩은 영혼을 우리가 건져내고 진실에 터 잡은 신뢰와 정의를 회복시키라는 역사의 준엄한 명령이다. 재벌일가를 개혁할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구체제를 청산할 수 있는 본격적인 새로운 사태로 봤다. 삼성 비자금 비리 고발은 구체제 청산의 마지막 뇌관이다.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으로 시한폭탄이 됐다. 구체제는 언제든 터지게 돼 있다."

- 지난달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의 1차 기자회견 이후 김용철 변호사와 만났던 걸로 알고 있다.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눴나.
"에버랜드사건의 불법성에 대해 집중 물었다. 그 당시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던가, 전적으로 구조본(현 전략기획실)의 연출로 이뤄진 것이라든가 등등을 물었다. '떡값 검사' 명단 중 한 가지만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임채진 내정자에 관한 것이었다."

- 임채진 신임 검찰총장과 관련해 어떤 내용을 확인해줬나.
"임채진 총장이 삼성장학생 중 으뜸이라는 것이었다. 김 변호사에게 세 번이나 물었지만 번번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 뒤로 임채진 총장 내정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사제단이 3차 기자회견에서 임채진 총장과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이 삼성의 관리대상이었다는 내용을 밝힌 뒤로 충격이 더 커졌다. 국내 최고위 부패사정기관 3인이 떡값 검사 3인방이라는 사실에 넋이 나갔다. 아찔했다. 정신의 공황을 맞이했다. 국가의 공황상태라고 봤다."

"공직자윤리위, 직무 연관성 엄격하게 따져야"

- 임채진 총장 등 '떡값 3인방'은 현재도 직무를 유지하고 있는데.
"노 대통령은 증거주의와 무죄추정원칙에 서서 여론재판을 배격하려고 하고 있다. 그 충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뇌물사건은 은밀하게 이뤄진다.

준 사람의 신빙성 있는 진술이 일관되고 기타 정황증거가 있으면 인정하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뇌물사건에 관해서는 증거주의가 약화되는 거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인권의 대원칙이다. 이것은 가장 힘없는 사람에게 적용될 때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그런데 이 분들은 최고의 법률전문가이자 최고의 권력자다. 검찰조직의 후배들은 그들을 두려워하지만, 그들은 검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

임채진 신임 검찰총장과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은 서울지검장을 지낸 바 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이종백 위원장이, 2007년에는 임 총장이 지냈다. 두 사람이 연속으로 서울지검장을 지냈다. 2004년 12월 에버랜드 1심 재판이 끝났고, 그 뒤로 끊임없이 이건희 회장을 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1심 재판 끝나면 '보자'고 했었다.

수사검사들도 이건희 회장을 소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검찰 수뇌부에서 막았다. 이건희 소환을 막은 게 서울지검 수뇌부다. 또 이를 노무현 대통령이나 청와대 민정수석이 모를 수 없다. 몰랐다면 더 큰 문제다. 법무부도 몰랐을 리 없다. 법무부 장관도 감찰을 해왔어야 하는 문제다. 임채진 총장과 이종백 위원장은 서울지검장 재직시 현장 수사팀의 이건희 소환조사를 묵살해왔던 사람들이다."

- 이 분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김 변호사가 밝힌 삼성 관리대상 의혹명단 1순위면 해당자들은 그 사실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부끄러운 사실이 없다면 당당하게 나를 조사하라, 그리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내가 비켜주겠다고 하고 사표를 내야 한다. 사정기관의 공신력 회복을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하는데 안 물러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이런 사람들을 최고위 공직에 둔 것은 인사실패다.

'안기부 X파일 사건'이 터진 게 2005년 8월이다. 그때 이미 삼성장학생의 존재는 널리 알려졌고 확인됐다. 적어도 청와대는 그 후에 모든 검찰 고위직 임명에서 삼성장학생의 존재여부를 확인하고 검증해서 걸러냈어야 한다. 그런데 '떡값명단' 3인방을 보면 모두 최근에 임명된 사람들이다. X파일 폭로 이후에 임명된 사람들이다. 이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관장하고 있는 곳에서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한 것이고,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정부는 인사검증시스템에 직무연관성을 적용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노무현정부 이후 삼성은 법무팀을 대폭 확대하고, 국세청·공정위·재경부·금감원 출신을 대거 영입했다. 현직에서 바로 삼성으로 건너간 경우가 많다. 이것도 문제다. 방침이 필요하다. 적어도 고위 공직자를 기업이 '전관 영입'하는 것이 관료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정부는 알아야 한다.

예컨대 '에버랜드 배임승계(편법증여) 사건'을 조사하다 바로 삼성 에버랜드 변호팀으로 넘어가는 게 바람직한 것일까. 정권 차원의 관리지침이 있어야 한다. 삼성은 안정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이룰 목적으로 무차별적 전방위 로비를 폈다. 그 로비의 일환이 '전관 영입', '사외이사 임명' 등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명단을 보라. 국세청 사람이 많다. 이건 맥락상 분명하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직무연관성을 엄격히 해석해서 못 가게 했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 정권 차원에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거다.

고위 공직자들이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재벌도 간다. 고위 공직에 있다가 재벌로 넘어가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재벌규제는 미온적이고, 적극적으로 친재벌정책을 할 마음이 더 커지지 않겠나. 민간영역에서 몸값이 높아진다고 느껴지는 순간 어떤 정책이 나오겠나."

- 김 변호사와 만났을 때 임채진 신임 총장에 주목한 별다른 이유가 있었나.
"검찰총장 내정자이기 때문이다. '떡값검사 명단'과 삼성장학생에 대해서는 사전에 들은 것은 전혀 없지만 말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데 혹시나 임 총장이 '삼성장학생'이라면 어떻게 될까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떡값 검찰 간부'가 서울에만 40명이라는데 임채진 총장이 낙마하면 다른 대안이 나올 수 있을까, 이것은 노무현정부의 임기 말 정국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검찰총장이 삼성장학생이라면 결단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삼성에 영혼을 판 검찰총장을 우리가 모실 수는 없다. 검찰총장은 정의의 여신만 믿고 모든 외풍을 진실의 칼끝 하나로 이어가야 하는데, 이 분은 삼성문제가 불거진 뒤 조만간 조사받지 않을 수 없는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지 않았나."

곽노현 방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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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이 펼친 부패 파노라마에는 상호연관성이 있다"

- 노 대통령은 왜 '떡값 3인방'의 현직을 유지해주고 있다고 보나.
"하늘과 본인은 알지 않나. 떳떳해도 조사를 자청하며 물러나는 게 답이다. 물러나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맞는데 버티고 있다. '법과 원칙'을 말하면서 그들을 믿어주는 것은 미덕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통령은 최소한 이들에 대한 직무정지라도 해야 한다.

세상에 어느 검사가 현직 검찰총장을 자유롭게 조사할 수 있겠나. 아마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내가 그들이라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그러나 삼성에 영혼을 판 것은 아니라고 믿어달라고 당부하겠다. 만일 이런 일이 있었다면 이것은 없어져야 할 구태이며 잘못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강도 높은 내부 자정운동을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봉사하는 검찰이 되기를 바란다, 거악이 발 뻗고 잠잘 수 없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호소하겠다."

- 김 변호사가 밝힌 8가지 비리 가운데 핵심 포인트는 뭐라고 분석하나.
"김 변호사가 펼친 부패의 파노라마는 상호연관성이 있다. 나눌 수 없는 하나다. 그 포인트는 국민권력을 위임받은 최상층의 사람들이 진실과 공동선은 뒷전으로 미루고 물신에 영혼을 팔았다는 점이다. 변호사와 회계사 등은 사회의 신뢰기반을 담당하는 전문직종이다. 직업윤리를 영혼과 바꿔먹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진리와 진실에 복무하는 집단들이 돈의 노예가 될 때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 거라고 본다.

삼성은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증뢰를 통해 집권층과 권력으로부터 형사면책특권을 얻어냈다. 검은돈으로 부패특권을 산 거다. 대신 집권층과 권력은 은폐 수사해줬다. 내부적으로는 배임범죄를 저지른다. 그래도 안 잡아가니까.

지난 10년간 공교롭게도 10명의 검찰총장이 지나갔고 임채진 총장이 열 번째 총장이다. 언론이, 또 법학교수들이, 지난 10년간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삼성 불법승계에 대해 그렇게 야단해도 누구 하나 전모를 파악하라, 이건희 회장을 조사하라고 한 일이 없다.

10명 모두 예외 없이 고발이 들어와야 수사한다고 했고, 고발이 들어오면 그 사건에만 국한해 최대한 시간을 끌었다. 이건희 회장만은 어떤 경우에도 부르지 않고 폭탄 돌리기를 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재벌 일가의 계열사 편취행위, 날강도 귀족시대는 내가 끝낸다'고 할 줄 알았다. 이건희 회장을 법의 지배 아래 놓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지금 굉장히 아쉽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뭐가 당신을 두렵게 했느냐고. 2003년 12월 1일 에버랜드사건을 검찰이 기소했다. 당시 전문경영인들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곤장 맡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 희대의 사법 불의를 어떻게 방치했냐고 묻고 싶다. 내가 이건희라면, 임채진 내정자 발표되고,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들어올 때 얼마나 쾌재를 불렀겠나."

- 사제단이 첫 번째 기자회견을 하던 날 명동성 서울지검장이 국회 법사위에서 대법원 판결 뒤로 이건희 회장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더욱 가증스러운 게 바로 그거다.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 고백한 10월 29일 1차 회견 직후 서울지검장이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대법원 판결 뒤로 이건희 소환조사를 미루겠다고 했다. 이게 얼마나 큰 대국민 사기극인 줄 아는가. 대법원 판결이 끝나는 날로부터 공범에 대해서는 단 하루의 공소시효가 남는다. 하루 중에 기소여부를 결정해서 기소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을 공범으로 기소한다면, 간접정범-특수교사범(자기의 지휘를 받는 사람)에 해당할 텐데, 특수교사범은 주범보다 1/2의 형을 더 가중할 수 있다. 몸통에 대한 형벌인 거다. 어쨌든 판결 직후 하루만에 기소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건데 이건 결국 안 하겠다는 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건 결국 노 대통령과 검찰이 다음 정권으로 넘겨 소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거다."

기로에 선 이건희 회장, 선택은?

곽노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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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변호사의 양심고백으로 드러난 이 회장에게 적용되는 죄목만도 엄청날 텐데.
"이건희 회장은 집념과 혁신의 기업인이다. 남다른 독서를 통해 대단한 통찰력 갖춘 분이다.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시킨 큰 공이 있다고 본다. 이제는 이 회장이 국가의 경제원로로 대접받기 원한다. 2008년 신체제에서도 그분의 업적이 인정받기를 바란다.

이 회장은 첫째로 검찰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두 번째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내가 배임특권의 단맛을 거둬내지 못했다고 고백해야 한다. 향응과 뇌물로 사회적 지배력을 사는 단맛을 버리지 못했다고 말이다.

경영일선에서 깨끗이 물러난다고 말해야 옳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건희 당신은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영웅 중 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건희 회장이 국민들에게 마지막 감동을 줘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국민의 용서가 오고 국가원로로 마땅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 김 변호사의 진술을 진실로 믿는 국민은 많지만 대규모 국민행동은 없다. 왜 그럴까.
"우리 국민이 부패에 관대한 경향이 있다. 일종의 떡고물 효과가 있었다. 떡고물 형태로 부패구조에 한발을 다 담그고 있는 거다. 이제 그 한계에 봉착한 거다. 최상층 부패의 잔재를 청산하지 않고는 더 이상의 일자리와 투자, 인권과 복지는 없다. 더 이상의 성장동력과 사회정의는 기대하기 어렵다. 양극화의 심화를 불러올 뿐이다. 부패는 약자의 적이라는 사실을 약자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부패로 덕보는 사람은 최강자다. 법 위에 군림하는 사람들이다. 법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자의적으로 되면 가장 큰 피해는 약자가 입는다.

부패와 비리는 강자의 것이라는 것을 명징하게 새겨야 한다. 이 시대의 정리라고 할 수 있다. 삼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그래도 이 기업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데 이런 인식이 있다. 삼성의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거다.

그러나 부패를 다스리지 못해 망한 나라와 조직은 수없이 알지만 부패를 다스리고 배임을 다스려서 망했다는 경제, 조직, 나라는 들어본 일이 없다. 안심해도 된다. 부패와 배임은 공동체의 신뢰를 갉아먹는 암 덩어리다. 이 암 덩이를 제거해서 투명지수 43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명성 지수도 세계 11등은 해야 한다. 더 큰 미래가 되려면 5등은 해야 한다.

민주화와 경제를 이룬 우리가 반부패, 투명에서 1등 못할 리 없다. 반부패 등수가 올라갈 때마다 1인당 GNP 1000달러씩 올라간다. 삼성뿐만 아니라 LG, 현대차 모두 마찬가지로 경영권 승계를 한다. 그들은 마이더스의 손이 아니라 더러운 손이다. 또 권력집단과 검찰, 재벌의 삼각부패동맹이 있다. 부패와 특권의 삼각동맹은 돌고 돈다. 상호이익의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개혁은 3자를 동시 추진해야 한다."


태그:#이건희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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