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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6시 30분 일어나 출근했다. 나는 하청 노동자고 비정규직이라 특근이라도 해야 부족분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특근 있으면 하루라도 더 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든다. 

 

8시에 일을 시작한다. 오늘 몇 대나 생산하는지 확인해 보니… '허걱, 360대?' '그럼 도대체 몇 시까지 일한다는 거지?' 나는 하청노동자라 몇 시까지 몇 대나 생산하는지 정보를 알 수가 없다.

 

"아저씨 오늘 시간 어떻게 해요?"

나는 한 원청 노동자 아저씨께 정중히 물어 보았다.

"오늘 밤 12시까지. 중·석식 연장도 하고…."

그럼 도대체 몇 시간 일한단 말이지?

 

08시~12시 = 4시간(작업시간)

12시~13시 = 1시간(점심시간)

13시~17시 = 4시간(작업시간)

17시~18시 = 1시간(저녁시간)

18시~22시 = 4시간(작업시간)

22시~24시 = 2시간(작업시간) *18시~24시 사이 간식시간 30분

 

점심시간 포함 모두 16시간 작업한다. 회사까지 출근, 퇴근 각 1시간 = 2시간, 모두 18시간이다. 다행히 월요일부터 야간조니 21시까지 출근한다. 낮에 푹 자고 나면 피곤이 좀 풀릴려나?

 

'8시간 일하고, 8시간 휴식하고, 8시간 잠자고' 이러한 노동자 생활은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인가? 과거 60~80년대 암울했던 군부통치 시절은 그렇다 치고 87년 7~9월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노조 생긴 지 어언 20년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법정 노동시간(8시간) 보다 두 배나 더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민주노조 있으나마나 변형노동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바뀐 게 없다. 오히려 현장은 고용불안이 언제 또 들이닥칠지 모르니 특근 있는 대로 해서 돈벌자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사측은 각종 여론을 통해서 '언제든 어려워질 수 있고 그러면 평생직장 책임 못진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어제 일요일도 무척 힘들게 일했다. 휴…. 8시간 노동하고 생활임금 받는 날은 언제쯤 올까? 휴식도 없이 '일벌레'로 일만 하다가 늙을 거 같다.

 

 

환경기업 이미지 높이려고 공장 안 하천에다 오리며 토끼며 사다 키우면서 그 동물들은 생산을 한 개도 못해내는데도 먹이도 주고 주거 환경도 마련해 주는데, 우리 노동자는 언제나 찬밥덩이로 여긴다.

 

회사 매출에 힘쓰는 노동자에겐 오히려 빼앗아 가려고만 하지 8시간 노동으로 인간답게 살고싶다는 노동자의 염원을 어디 들어 주기라도 하던가? 하천 옆 뚝가에서 노는 오리나 토끼가 부럽기까지 하다. 우리 노동자들은 언제쯤 기를 펴고 살까?

 


태그:#친환경, #노동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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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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