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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리 의혹' 폭로 직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김 변호사를 주제로 검색하는 것을 차단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리 의혹' 폭로 직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김 변호사를 주제로 검색하는 것을 차단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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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김용철 변호사(전 구조본 법무팀장)의 '삼성 비리 의혹' 폭로 이후 김 변호사와 관련된 '포털 검색'을 차단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SDI의 한 간부는 "직원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날까 싶어 김용철 변호사 관련 기사는 볼 수 없도록 막았다"며 "회사 안의 컴퓨터에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김용철'이라고 검색하면 '경고' 문구가 뜬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하지만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라며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조직문화가 삼성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고문구에는 '이걸 보면 사규상 불이익을 받거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 등 접근도 차단... 언론통제에 해당"

이 간부는 "직원들이 회사의 치부를 알게 되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막고 있다"며 "이는 북한체제가 남한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공산주의식 통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알고자 하는 권리를 차단하는 것으로 언론통제에 해당한다"며 "이에 직원들이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리 의혹' 폭로에 대해 "다수의 직원들은 터질 게 터졌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계기로 삼성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오마이뉴스>나 <한겨레> 등 삼성에 비판적인 언론매체에 접근하는 것도 차단하고 있어 '지나친 내부통제'라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 매체가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해 결성된 '삼성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사람들의 모임'(삼역모)의 활동을 상세하고 보도한 것이 접근 차단의 주요 이유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의 또다른 간부는 "최근 삼역모 활동이 강화되고 이를 <한겨레>나 <오마이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하니까 관련 사이트를 의도적으로 막아서 지금은 접근할 수 없다"며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의 접근을 시도하면 '불법사이트'라고 경고하는 문구가 바로 뜬다"고 말했다.

다만 직원들의 증언 외에 삼성의 내부통제를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태다. 경고문구가 뜨는 화면을 캡처할 수도 없고, 카메라 기능을 가진 휴대폰마저 검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역모의 대표를 맡고 있는 A씨는 "퇴근할 때 핸드폰도 검열을 받는다"며 ""회사측은 기밀서류 반출 차단 등을 명분으로 모든 핸드폰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여 밀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SDI측은 "포털 검색을 차단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내부통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삼역모의 일부 회원들은 최근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열린 삼역모의 등산모임.
 삼역모의 일부 회원들은 최근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열린 삼역모의 등산모임.
ⓒ 삼역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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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역모 일부 회원, 금속노조에 개별가입... "활동을 위한 안전장치"

한편 삼성의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기를 든 삼역모의 일부 회원들이 민주노총 산하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삼역모 회원 중 15명이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가입했다"며 "이제 부당노동행위 등이 벌어질 경우 노동조합법에 따라 (산별)노조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삼역모측은 금속노조 조합원 가입 사실과 관련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역모의 대표인 A씨는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며 일부 회원의 금속노조 가입을 직접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조만간 계획에 의해서 금속노조 조합원 가입이 진행될 것"이라며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내부정서상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속노조 조합원 가입은 활동을 위한 안전장치"라며 "아직 규모는 결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건전한 노조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2010년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삼성,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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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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