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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기업이 협찬한 중국 CCTV 학생 퀴즈 프로그램
ⓒ 조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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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매체비평지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던 기자의 출입처 중에 광고가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사명은 중간광고, 간접광고 등 소비자들에게 지금 이상으로 노출되는 광고는 극악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비판하는 것이었다. 광고업협회, 광고주협회 등에게 광고의 확산을 규제하는 기자는 최악의 매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의심이 들기도 했다. 이후 중국에 건너가 만난 광고의 모습을 상상을 초월했다. 간접광고, 중간광고는 물론이고 PPL, 스폰 등 모든 광고기법의 해방구였다.

[#에피소드 2]

한국에서 한 드라마의 방송이 끝나면 2~3일 안에 중국 전 지역에 드라마의 복제본이 돈다. 한 장에 8편씩 들어가는데 2장이면 16부작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이 복제본의 가격은 2장에 비싸야 10위안(우리돈 1300원 가량)이다. 물론 10위안에서 한국으로 가는 돈은 0.1마오도 없다. 우리나라가 얻을 거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대장금'처럼 인기있는 드라마의 연기자들이 광고나 프로모션 행사에 초대될 때 받는 수익이 한류의 유일한 부산물로 느껴진다.

최근 중간광고 허용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기자는 좀 유감스럽다. 사실 거부감이 큰 중간광고보다는 간접광고를 먼저 허용하고 상황을 봐가면서 중간광고를 했으면 하는 판단 때문이다. 광고 관계자들에게는 최악에 가까운 나라인 우리 광고 시장에서 중간광고는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방송사들에게도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우선 공중파들도 중간광고 허용이 득도 되지만 실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공중파 뿐만 아니라 케이블텔레비전, DMB, UCC 등 수많은 콘텐츠 제공자들이 백가쟁명하는 시기다. 이미 시청률의 상당 부분을 케이블에 빼앗기고 있는 공중파는 중간광고가 들어갈 경우 치명적인 거부반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탐대실의 큰 우를 범할 수 있다.

반면에 적정한 선의 간접 광고는 시청자들이 당장에 느끼는 거부감이 적고, 광고 효과의 국제적인 확산을 가져오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콘텐츠를 불법 복제하는 이들의 경우 중간광고는 빼고 편집할 수 있지만, 간접광고를 빼고 편집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정서에도 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간접광고에 참여한 기업의 광고 효과는 한국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등 한국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전 나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간광고 허용이 나오자 인쇄매체나 케이블 등에서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한정된 액수에서 움직이는 광고시장에서 중간광고 허용은 공중파 텔레비전 광고유치 액수를 확장시켜 자기 밥그릇을 빼앗기는 치명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반발하고 있다. 물론 그들은 중간광고도 허용을 거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앞서 말하듯이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조치이기 때문에 반대할 명분이 적다.

중국의 경우 현재 중간광고는 물론이고 간접광고 등 텔레비전을 통해 가능한 모든 광고기법을 허용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인 상태다. 우리 기업 가운데 삼성(三星智力快車)이나 SK는 각종 프로그램 메인스폰 방식으로 적지 않은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LG나 현대자동차도 광고는 물론이고 대회 스폰서 등을 통해서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태그:#간접광고, #중간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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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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