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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계좌를 통한 '삼성비자금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비자금 조성에 이어 정치인과 검사, 판사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삼성의 조직적인 로비와 관리 내용을 담은 문서도 나왔다.

 

이어 삼성의 지난 2002년 불법대선자금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 등에 대한 각종 증인과 증언들이 조작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들 자료와 주장은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에서 법무팀장을 지냈던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그의 대선자금과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주장이 사실일 경우, 검찰의 삼성 비자금 뿐 아니라 불법대선자금 조성 경위와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난달 29일 삼성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5일 삼성 비자금 사용처와 정관계 로비, 에버랜드 CB 사건 등에 대한 2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 "일본 대기업은 검사 애첩까지 관리한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후>에서 "이건희 회장이 '지방특수부 검사들도 잘 관리하라'"면서 "'일본 대기업은 동경지검장의 애첩까지도 관리를 했다. (검사를) 관리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한다'는 말을 이 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에서 돈을 받으면 탈이 나지 않는다, 삼성 장학생이 돼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신화 같은 믿음이 이제는 완전히 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차명계좌를 통한 삼성 비자금 조성과 검찰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로비 실태 등에 대해 재차 폭로했다.

 

<오마이뉴스>가 같은날 입수한 '회장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에서도 삼성의 조직적인 사회지도층 인사 관리가 엿보인다.

 

문건에는 정치인을 비롯해 판·검사와 금융계 인사 등을 상대로 한 로비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나와 있다. 물론 삼성에 비판적인 언론과 시민단체를 관리하라는 지시내용도 들어있다.

 

이밖에 문건의 상당 부분은 국내외 기업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면서, 인재 스카우트를 지시하는 등  경제계 안팎에서 논란이 될 만한 내용도 담고 있다.

 

김용철 "에버랜드 사건의 증인과 증언도 조작됐다"

 

김 변호사는 또 지난 2002년 불법대선자금은 회사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검찰은 370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이학수 삼성 부회장을 사법처리했다.

 

검찰은 당시 '이 자금은 회삿돈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 개인돈'이라는 이 부회장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김 변호사의 주장은 이같은 검찰수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 내가 회사 법무팀장이었다"면서 "애버랜드 사건의 증인이나 증언 모두가 조작됐다"고 폭로했다.

 

에버랜드 CB 사건은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 그룹 경영권이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 삼성계열사들이 헐값으로 전환사채를 매각한 사건이다. 1심과 2심 법원은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이학수 부회장, "만나서 뭐든지 풀어보면 서로 유익할 것"

 

한편, 삼성을 둘러싼 각종 비자금 의혹과 폭로가 나오기전까지 삼성은 최고위층이 직접 나서 김 변호사를 회유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5일 발매예정인 시사주간지 <시사IN>에 따르면, 지난달 1차 기자회견이 있기 10여일 전부터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 최고위층 인사들이 김 변호사의 전 부인 집을 찾아가는 등 접촉을 시도했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잠실의 김 변호사 전처 아파트까지 직접 찾아갔다. 이 부회장은 김 변호사에게 다음날인 20일과 21일 6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실장은 "김 변호사 우리 좋았을때 생각해봅시다"면서 "나는 김 변호사와 이렇게 될만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서 뭐든지 풀어보면 서로 유익할 것입니다. 긍정적인 판단을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삼성에서 (내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돈을 주겠다고 했고, 로펌을 차려주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퇴직 후 한번도 삼성 사람을 만난 적이 없고, 바란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태그:#삼성비자금,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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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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