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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은행 종사자 3명 중에 1명이 비정규직이다."

 

IMF 10년, 금융노동자의 삶의 변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유형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정규직 노동자는 35.2% 줄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는 13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에 시달리고 있다. 일하는 시간도 늘었다. 김재현 금융노조 정책본부장은 "짐승같이 일한다"고 표현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주최로 'IMF 10년, 금융산업 구조개편과 금융노조의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금융노동자의 삶과 현실에 대해 참가자들은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고용불안, 비정규직화, 노동여건 악화... 금융노동자의 현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홍주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IMF 이후 은행은 경영전략의 변화를 시도해 조직구조와 인사관리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는 근로자의 노동생활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은행은 IMF 이전에는 외형성장을 추구했던 데 비해, IMF 이후에는 수익성 극대화로 사업기조를 바꿨다"고 전했다. "강제 퇴출과 상시적 구조조정 등 정규직 인원조정, 성과주의 임금제도 등이 도입됐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위원은 "고참 노동자들은 새로운 영업 스타일이나 변화에 젊은 행원들보다 적응이 늦었다"며 "이들은 집중적인 상시적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체계적인 전직 지원프로그램이 없는 조건에서 이들의 고용불안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으로 퇴출되자 이들의 자리를 메운 건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1996년 국내 일반은행 직원은 모두 11만7427명이었는데 반해 2006년에는 9만9573명으로 15.2%가 줄었다. 유 연구위원은 "같은 기간 정규직의 경우 35.2%로 줄었지만, 비정규직은 13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 연구위원은 "IMF 직후에는 줄어든 인력을 임시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채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정규직의 장기 보유관행이 정착됐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대상에서 살아남은 정규직 노동자의 삶 역시 팍팍해졌다. 유 연구위원은 "정규직의 경우 장기간 근로, 노동강도 악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이 "일선 영업점 직원들 면담을 하고 싶어도 평일 면담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하자 김재현 금융노조 정책본부장은 "짐승 같이 일한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보호받기 위해 경영참여 모색해야"

 

유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비정규직 증가와 관련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쓰지만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하는 사용자가 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과급제와 관련해서 유 연구위원은 "은행은 기본적으로 팀업, 협업인데, 개인별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현실에서 안정성을 보장받고 미래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경영참여에 대한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태그:#IMF, #금융노동자, #비정규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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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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