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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동해선 열차시험 운행을 마친 북측 열차가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출발, 군사분계선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학
[3신 : 17일 오후 5시 30분]

56년 만에 군사분계선(MDL)을 뚫고 경의선 철로를 따라 개성까지 운행했던 남측 열차가 17일 오후 4시15분께 문산역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열차에 탑승했던 남측인사 100명은 대부분 상기된 표정으로 하차해 반세기만에 남북을 잇는 철로를 달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역사적 과업을 무사히 완수해낸 기관사 신장철(55)씨는 "반세기 오랜 세월을 넘어 무사히 개성역에 도착하고 임무를 완수해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돌아가신 선친의 고향이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지, 북녘의 들판이 이렇게 한가롭고 평화스러운 줄 미처 몰랐다"면서 "오늘 시험운행을 계기로 이후로도 남북관계 발전이 가일층 속도를 내서 열차가 상시적으로 남북을 오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이 실시된 17일 1. 통일전망대 앞을 지나는 북측열차를 향해 관광객들이 손을 흔들어 환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종건

탑승객들 "감격, 또 감격... 통일로 가는 상서로운 조짐"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기가 막힙니다"라고 운을 뗀 뒤 "60년 만에 철도가 이어지니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한 반쯤 이뤄진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철도를 통한 남북관계의 신뢰가 구체화가 돼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개성에서 평양까지 갈 수 있을지 자신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개성에 도착해서의 분위기에 대해 "환영하러 나와 있는 사람만이 우리를 환영했다.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우리를 관리 주최하는 사람에 의해서 환영을 받고 왔다"고 남측 분위기와의 '차이'를 전했다. 그러나 "양측이 친밀감을 돈독히 하면서 앞으로 통일의 열차를 더욱더 역사적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도 "6·15 때는 너무 많은 사람이 나와서 환영했는데, 이번에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서 차분한 환영이었다"고 남북간 온도 차를 설명했다. 그는 "대단히 감격스럽다"며 "북쪽에서도 진지하고 차분하게 잘 맞아줘서 앞으로 통일로 나가는 좋은 조짐을 맛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오늘 문산에서 개성까지 온 열차가 앞으로 북녘 땅을 가로질러 중국도 가고 러시아도 가고 유럽으로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시 떠난 북측 열차 "시험운행 아닌 정식개통이었으면"

▲ 56년만에 남북을 잇는 남북철도연결구간 시험운행열차가 17일 오후 도라산역을 통과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정택용
▲ 56년만에 남북을 잇는 남북철도연결구간 시험운행열차가 17일 오후 도라산역을 출발해 남측통문을 지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정택용
▲ 56년만에 남북을 잇는 남북철도연결구간 시험운행열차가 통과하는 도라산역 플랫폼에 한반도기와 환영깃발이 내걸려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정택용
제진역에 들어왔던 북측 기관차 '내연 602'호도 이날 오후 3시 김용삼 철도상 등 북측 인원 50명을 태운 채 제진역을 떠나 북측 지역으로 돌아갔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탑승객들이 이들을 제진역에서 환송했다. 이 장관은 "이것이 시험운행이 아니고 정식 개통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정식개통에 하나의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역시 동해선 북측 열차에 탑승했던 송기인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은 "철길이 이어진다는 것은 마비됐던 지체가 새롭게 회복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1회성이라 아쉽지만 서로노력하고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신 : 17일 오후 2시 20분]

▲ 남북은 17일 오전 경의선 문산역과 동해선 금강산역에서 각각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공식 기념행사를 갖고 오전 11시30분 북측 개성역과 남측 제진역을 향한 열차를 동시에 운행한다. 사진은 56년만에 경의선이 문산역을 출발하는 모습.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 56년만에 다시 달리는 경의선 열차를 탄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문산역을 출발하며 차창밖으로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문산역과 금강산역을 동시에 출발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남북의 열차가 예정대로 낮 12시33분께 남측 제진역에, 오후 1시께 북측 개성역에 무사히 도착했다.

경의선의 남측 열차는 12시18분께, 동해선의 북측 열차는 12시21분께 각각 MDL을 통과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행사관계자가 전했다.

'북남철도련결구간 렬차시험운행 2007.5.17'이란 문구를 단 북측 열차는 12시33분께 제진역에 모습을 나타냈다.

북측 열차는 내연 기관차 1량을 비롯해 발전차 1량, 객차 4량 등 모두 6량으로 편성됐다. 기관차 측면에는 '위대한 김일성 수령동지께서 몸소 오르셨던 차'라는 붉은 현판이 붙어있었다.

남측 탑승자 100명과 함께 제진역에 내린 북측 탑승자 50명은 오찬을 겸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과 나란히 행사장으로 향한 김용삼 북측 철도상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날씨가 참 좋다. 통일의 좋은 징조 아니겠나"라고 짧게 답했다.

다른 북측 탑승객들도 "날씨가 참 좋네요",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남측 열차도 오후 1시께 개성역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 50명과 함께 열차에 시승한 남측 인사 100명은 개성역에서 시민들의 환영을 받은 뒤 '자남산여관'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오찬을 겸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남측 탑승객들은 오후 2시40분 개성을 출발, 오후 4시10분께 문산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 17일 오전 문산역에서 열린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공식행사에서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 권호웅 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이 17일 오전 문산역에서 56년만에 다시 달리는 경의선 열차 신장철 기관사와 승무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1신 : 17일 낮 12시 2분]

남북의 혈맥을 다시 잇는 철마가 지난 56년간의 한을 머금은 채 남과 북에서 동시에 출발했다.

경의선 남측 문산역에서 17일 오전 11시30분 4량의 객차를 연결한 디젤기관차가 기적소리를 크게 울리며 북측 개성역을 향해 출발했다. 거의 비슷한 시각 동해선 북측 금강산역에서도 열차가 남측 제진역을 향해 출발했다.

두 열차는 낮 12시 15~20분 사이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북을 건너가게 된다. 경의선의 경우 1951년 6월12일 서울-개성 운행이 중단된 이후 56년 만이며, 동해선은 1950년 이후 57년 만이다.

이재정 통일 "열차운행, 한반도 심장 다시 뛰게 할 것"

경의선에 탑승할 권호웅 내각참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 50명은 17일 오전 10시30분경 남측 지역에 도착했다.

문산역에서는 식전행사에 이어 10시45분부터 남북 탑승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험운행에 앞선 공식 기념행사가 열렸다.

남북을 대표해 각각 기념사를 한 이재정 통일부장관과 권호웅 참사는 한 목소리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강조하면서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통일의 초석이 될 것을 염원했다.

이 장관은 "지금 우리는 새로운 역사의 현장에 있다"며 "분단으로 발이 묶었던 열차가 잠시 후면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동서에서 남북을 오가게 된다"고 감회를 표현했다.

그는 "오늘 열차 운행은 단순한 시험운행이 아니며 끊어진 혈맥을 연결함으로써 한반도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는 민족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분단의 장벽 넘어 평화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한반도 평화정착 통한 민족공동체 형성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면서 "열린 철길은 번영의 통로이며, 한반도를 통합하는 종합 물류망을 형성해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웅 참사 "침목 하나하나에 민족 염원 어려"

▲ 이재정 통일부장관, 권호웅 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 등 남북대표단이 17일 오전 경의선 문산역에서 출발하는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를 함께 타기 위해 나란히 걷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권호웅 참사도 축하연설을 통해 "우리는 오늘 근 반세기 이상 끊어져 있던 두 줄기 궤도 위로 첫 열차를 떠나 보내게 된다"면서 "두 줄기 레일을 떠받들고 있는 하나하나의 침목에는 우리 민족의 쌓이고 쌓인 통일염원과 지향이 그대로 어려있다"고 감회를 밝혔다.

권 참사는 이어 "우리들은 앞으로도 북과 남이 몰아가는 통일의 기관차가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의 궤도를 따라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성의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권 참사는 "돌이켜보면 우리 강토의 분단과 민족분열의 비극은 외세가 강요한 것이었다"며 '민족공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30분경 동해선 열차에 탑승할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을 비롯한 남측 인사 100명은 오전 9시30분경 버스 편으로 금강산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강원도 고성군 남측출입사무소에 도착, 간단한 통관 절차를 밟은 뒤 북측으로 들어갔다.

경의선 열차는 문산역을 떠나 도라산역에서 세관·통행검사를 거쳐 MDL을 통과한 뒤 판문역을 경유해 개성역에 도착하며, 동해선 열차는 금강산역을 떠나 감호역에서 세관·통행검사를 받고 오후 12시30분께 제진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운행구간은 경의선이 편도 27.3㎞, 동해선이 25.5㎞이다.

납북자 단체 기습시위

▲ 남북철도 열차 시험운행을 앞두고 17일 오전 기념식이 열릴 문산역앞에서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차량을 이용해 식장에 진입하려다 저지당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한편, 이날 문산역에서는 기념행사 시작 전 납북자 가족모임 등이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등 납북자 가족 3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께 문산역 행사장 밖 도로에서 납북자 송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최 대표를 포함해 4∼5명의 납북자 가족들은 레저용 차량(RV)을 타고 행사장 진입로까지 접근,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최 대표는 "50여년 만에 남북 철도 시험운행 행사가 열리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납북자나 국군포로의 생사라도 확인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남과 북을 동시에 겨냥했다.

이들이 탑승한 차량은 결국 경찰이 동원한 견인차량에 의해 견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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