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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대전지역 22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월평공원갑천생태계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가 퍼포먼스를 통해 ‘월평공원 관통도로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가 '생태계 파괴'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전 서남부권 택지개발지구와 구도심을 잇는 '동서대로' 건설을 오는 11월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시민단체들이 또 한 번 발끈하고 나섰다.

대전시는 지난 24일 시정브리핑을 통해 "서남부지구 광역교통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동서대로'를 주변환경과 경관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공법과 훼손 저감방안을 마련하여 건설할 것"이라며 "올 11월 착공, 2010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남부지구 경계에서부터 서부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총 연장 1.82km(터널 470m 포함)에 폭 50m(8차로)로 사업비 1495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비는 서남부 택지개발지구 시행사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대전도시개발공사 등 3개 공기업이 나누어 부담한다.

대전시는 친환경적인 도로 건설을 위해 갑천 횡단구간에 대해서는 교량 시공시 유수부에 교각을 설치하지 않는 등의 특수공법을 도입, 유수흐름 유지 및 하천 생태계 보존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월평공원 구간에 대해서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단거리의 터널로 횡단하고, 터널입구 등 공사로 훼손되는 지역은 친환경 공법을 이용, 복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전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안정선, 이하 환경연합)은 25일 성명을 내고 "금정골 계곡을 파괴하는 것이 친환경 공법인가"라고 묻고 "월평공원과 갑천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월평공원 관통도로 건설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연합은 "동서대로 건설 사업은 대전의 생태계 보고라 불릴 정도로 자연생태계가 잘 발달된 월평공원을 위협하는 대형 도로건설 사업으로, 월평공원에서 가장 생태적 가치가 높은 금정골 계곡을 관통하게 된다"며 "이곳은 야생동물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월평공원과 갑천 구간 중에서도 계곡생태계가 가장 잘 발달된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곳에는 '이삭귀개'와 '흰목물떼새'와 같은 희귀식물과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대전시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이곳을 관통한다는 것은 월평공원의 가장 핵심적인 구간을 훼손시키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또 대전시가 '친환경 공법'을 사용하겠다고 한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환경연합은 "대전시가 말하는 친환경공법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터널입구 등 공사로 훼손되는 지역을 복원한다'는 것이 전부"라며 "공사로 파헤쳐진 계곡을 어떻게 복원하고 생물들의 서식지를 복원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들은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환경연합은 이어 "대전의 교통문제는 더 이상 대형도로건설 등 토목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승용차 위주의 교통정책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중심의 녹색교통정책을 추진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대전시는 더 이상 친환경공법이라는 기만적인 언사를 통해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대전의 소중한 자연유산인 월평공원과 갑천을 파괴하는 개발계획을 즉각 백지화할 것과 시민사회와 주민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월평공원과 갑천의 보전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전지역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월평공원갑천생태계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도 2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월평공원과 갑천 생태계를 파괴하는 월평공원 관통도로 건설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종교인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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