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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23일 오후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방송위원 선정 토론회 장면 | | | ⓒ 김철관 | | 제2기 방송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매우 '구체적인'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3일 방송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방송위원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그 토론회의 제목이다. 다시 서는 방송위원회라는 단서조항이 앞에 붙은 이 토론회는 방송위원회 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함께 열었다.
다른 한편 이번 토론회는 방송위 노조가 벌인 설문조사 결과 1기 방송위원들의 업무수행평가가 '낙제점' 이하로 나옴에 따라 불가피하게 열게 된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방송위 노조의 한 관계자는 "방송위원회는 한 것도 없고 안한 것도 없는 3년을 보냈다"면서 "방송위원장과 방송위원 구성이 제대로 되었다면 좀 나았을 것"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토론회 직전 방송위 노조는 매우 센 톤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를 통해 노조는 "오갈 데 없는 말년 정치인, 정치적 비상을 위해 방송위원을 경력관리차원으로 생각하는 인사, 사이비 시민운동가, 기회주의적인 교수들의 방송위원 임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별히 노조는 " 교수 출신 인사의 방송위원장 선임이라는 불행이 2기 위원회에서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한일장신대 김동민(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교수는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한 제도적 문제와 인선과정의 투명성, 방송위원회 위원 인사에 대한 중요성,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에서 고려돼야할 사항 등을 언급했다.
 |  | | | ▲ 발제자 김동민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 | ⓒ 김철관 | 김 교수는 “제1기 방송위원의 경우 추천권자인 국회와 대통령이 정실추천을 함으로써 방송위원회의 기능을 저하시킨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고, "제2기에는 위원 추천단계부터 인선기준을 공개하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검증절차를 거쳐 추천, 임명되도록 해야 한다”며 “방송위원장은 반드시 인사청문회를 도입해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위원 구성과 관련해 그는 “9인의 방송위원들은 방송위원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일 뿐 아니라 집행 책임자”라며 “특히 방송위원회의 인선은 KBS이사회 등 방송계 연쇄인사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방송위원에 시청자단체대표·지역대표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며 “위원 선임에 있어 개혁성과 참신성, 추진력 등이 주요하게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광주대 류한호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김재범 한양대 교수, <한겨레신문> 손석춘 논설위원,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김상훈 전국언론노조 사무처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참여의사를 밝혔던 국회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과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2기 방송위 제자리 찾기 급선무"
 | | | | ▲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 | | ⓒ 오마이뉴스 김지은 | 토론에 나선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은 "제 2기 방송위원회에 부여된 역할에 맞게 방송위원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제 2기 방송위원회는 우선 위상정립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위원회가 관련부처와의 힘겨루기에서 자기 위상을 정확히 찾아가려면 정권실세가 방송위원장으로 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당선자 주변의 도덕적인 실세가 방송위원회에 와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개혁성 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또 "법률전문가, 회계전문가, 행정전문가 등을 방송위 종사자들이 방송위원 선임 요건 1, 2, 3위로 뽑은 것은 지난 1기 방송위원의 업무수행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하고 "방송위원이 잘 구성되고 방송위원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행정업무를 포함한 방송위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면 된다"면서 "회계와 법률적 문제는 얼마든지 자문받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위원 구성이 제대로 되려면 정치권의 방송에 대한 인식변화가 절실하다"면서 그는 "의논은 공개적, 공식적으로 하고 최종적 결론은 밀실에서 해왔던 김대중 정부 시대의 관행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 | | ▲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 | | | ⓒ 오마이TV 강수연 | <한겨레> 손석춘 논설위원은 "우리 사회 올바른 여론형성에 있어 방송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전제하고 "수구보수언론에 대항하여 민주사회에 걸맞는 다양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도 방송의 역할"이라면서 "방송위원 구성이 제대로 되어야 방송이 이러한 공적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몫 방송위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지정 몫 3인은 민주노동당측에 1인을 배려하라"고 주문했다.
손 논설위원은 방송위 내부 종사자들에게도 따끔한 충고를 서슴지 않았다. 손 위원은 "방송위 내부에 자조적 기운이 팽배하다"면서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내부종사자들도 방송위원회를 바꾸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부적격자가 방송위원이 되면 실력행사를 통해서라도 이를 시정해야 방송위원회가 제대로 선다"고 주문해 박수를 받았다.
언론노조 김상훈 사무처장은 "언론노조가 지난 3년동안 방송위원회에 이러저러한 문제제기한 것이 수없이 많다"고 전제하고 "1기 방송위원 구성과정에서 명백히 범법행위가 벌어졌다"며 "특정정당의 당적을 가진 사람을 방송위원에 임명해놓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1기 방송위원회는 구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제하고 그 이유로 위원장 및 위원 선임 실패, 방송법의 미완성, 정부부처의 비협조 등을 들었다. 김상훈 처장은 "차기 방송위원장은 강력한 도덕적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면서 "다양한 방송관련 인허가권을 좌우하는 방송위원의 도덕성은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위 내부 종사자들도 자기 몫 다해야"
토론회에 앞서 언론노조 방송위원회지부(위원장 김도환)는 '노무현 당선자는 원칙과 정도에 입각한 방송위원 인선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자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제1기 방송위원회 평가점수 결과도 공개했다. 노조는 제1기 방송위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제2기 방송위원회의 구성방식, 자격요건 등에 관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도출하고자 평가점수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다음은 방송위 노조 성명전문이다.
'원칙과 정도'에 입각한 방송위원 인선을 촉구한다
- 제2기 방송위원회 구성 관련 토론회에서 밝혀 -
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방송정책을 이끌어 갈 제2기 방송위원의 자격을 논하는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금까지 방송위원회를 둘러싸고 난무했던 갖가지 추측성 인사설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었으며, 방송위원의 자리가 결코 정치적 야합이나 자기사람을 챙기는데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자리가 되었다. 또한, 앞으로 있을 제2기 방송위원회의 올바른 구성을 위한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만드는 시발점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토론회 발제문에 나타난 제1기 방송위원에 대한 평가는 최악이다.
우리는 이같은 평가결과를 3년이 지난 후에 다시 접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방송발전이 저해되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개혁정책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현 시점에서의 문제와 그 초점은 얼마나 개혁적이고 전문적인 인사가 방송위원으로 임명되어야 하느냐에 있으며, 이를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 방송위원을 선임해야 하는가에 모아져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제2기 방송위원으로 임명되어서는 안되는 인사들의 유형을 공식화한 바 있다.
오갈데 없는 말년 정치인이나, 정치적 비상을 위해 방송위원 경력관리차원으로 생각하는 인사들이 방송위원이 되어서는 안되며, 토론회와 평가결과가 말해주듯 제1기 방송위원들의 연임 또한 말도 안될 일이다. 사이비 시민운동가의 방송위원 임명도 거부하며, 기회주의적인 교수들의 방송위원 임명에도 반대한다. 특히, 교수 출신 인사의 방송위원장 선임이라는 불행이 2기 위원회에서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인사들이 방송위원으로 임명되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이번 설문조사결과는 제2기 위원구성과 관련해 방송위원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과 자격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위원 업무수행을 위한 전문지식'을 1위로, 2위로는 '방송위원회 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 능력', 그리고 3위는 '방송환경변화에 따른 상황 대처능력'을 꼽았다.
한편, 방송위원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전문가 집단으로는 법률전문가, 행정전문가, 경영·회계전문가, 그리고 방송기술전문가를 각각 1, 2, 3, 4위로 꼽아 현 1기 방송위원회 구성과 커다란 차이를 나타냈다.
위원 선임방식도 지난 성명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여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방송위원 선임을 위해 인수위원회 등에 '공론의 장'을 만들어 투명하게 논의하여야 하며, 여야간의 협상도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이것만이 노무현 당선자가 강조해온 '원칙과 정도'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방송위원회의 실질적 업무수행 기구인 사무처의 총책임자로 그 중요성에서 방송위원 못지 않은 사무총장의 인선 역시 그 무게에 걸맞는 인사가 선임되어야 할 것이며, 그 기준 역시 방송위원의 자격조건과 다르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바른 방송위원회 구성이야말로 우리의 방송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다. 또한, 제2기 방송위원 선임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첫 번째 공식 인사로, 새 정부의 개혁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제2기 방송위원으로 앞서 밝힌 자격조건을 가진 인사의 선임을 위해, 그리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선임과정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제반 시민사회 및 전국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제2기 방송위원 선임을 끝까지 주목하고, 감시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개혁의지가 제2기 방송위원 선임으로부터 발현되길 기대한다. 끝.
2003년 1월23일
전국언론노조 방송위원회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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