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성추행 의혹 속 새누리당, '박근혜표 한복 패션' 칭찬

오늘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당 지도부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문책'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 치켜세우기에 집중했습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서 한국 문화가 얼마나 절제있고 격조 높은지 잘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큰 일을 하셨다고 치하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윤창중 사건 문제로 해서 큰 성과가 덮혀버리고 이상하게 방향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윤창중 문제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엄정하고 빠른 진상규명을 한 뒤에 철저한 처벌 내지는 문책이 있어야 합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박 대통령의 한복 패션을 칭찬하며 "패션 외교로 우아한 인상을 남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방미 중 한가지 백미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복 패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복 패션에 대해서는 외신기자들조차, 차밍이란 표현을 썼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통령이 한복 입은 데 대한 품위와 우아함을 나타낸 표현입니다."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함으로써 대북공조를 재확인했고 북한 리스크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동북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패션 외교로 요약되는 우아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지도부는 새누리당 정권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란 엄중한 국면에도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그동안 고생 하셨으니까, 우리 박수로..."

반면, 야당은 박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민께 큰 실망을 끼쳐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것에 대해 "등 떠밀려 한 사과"라며 "본인의 인사상 과오에 대한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 "특히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이 국민 대다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사를 강행한 대통령 본인에게 있는 만큼, 본인의 인사상 과오에 대한 사과가 먼저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이 등떠밀린 모양새로 직접 나선 오늘의 '모두발언 사과'까지. 청와대는 아직까지도 이토록 상황파악, 사태인식이 전혀 안되는 겁니까?"

사상초유의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새누리당 지도부는 피해자에 대한 인권존중도,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박근혜표 한복 패션' 칭찬에 급급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5.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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