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장군' 김병관 "장관 못 할 만큼의 잘못은 아냐"

오늘 국회에서 열린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무기중개업체 로비스트 활동 의혹 등 김 후보자의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무기중개업체 고문이었던 김 후보자가 국방장관이 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자는 불거진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장관을 못 할 만큼의 잘못은 아니"라고 버텼습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이런 의혹을 제기시킨 것에 대해서는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장관을 못 할 만큼의 잘못은 아니라고 느꼈기에 지금 이 위중한 안보를 위해서 헌신하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연평도 포격 다음날 일본 온천여행 논란에 대해 "민간인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가 군 사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민간인 신분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나가는 것을 택했던 것인데 그 점에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 "장관에 취임해서 군의 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제일 문제입니다... 국방장관이 전쟁이 날 상황에 그냥 나갔다고 했을 때 60만 군이 과연 존경하며 따를 수 있겠습니까."

이어 야당은 4성 장군 출신인 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며 '8성 장군'이라는 수식어를 붙였고, 김 후보자는 자신의 불찰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 "위법이 많아요. 주민등록법·소득세법·지방세법·공직자윤리법 (위반)... 별이 4개입니다. 4성 장군이 아니라 8성 장군입니다.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그런 의혹이 많이 있었다는 것은 제가 불찰하고 불민해서 그렇습니다."

한편, 김 후보자는 국방장관 내정 로비를 목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사진이 인쇄된 휴대폰 고리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부인하며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해서 달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해달라는 로비의 일환 아닙니까. 내가 그만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따르기 때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도 나를 이렇게 인정해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달고 다녔습니까?"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박 전 대통령을) 존경했기 때문에 달고 다녔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전혀 아닙니다."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 "다른 부처도 아니고 국방부입니다. 정치권에 줄대는 장관, 군령이 제대로 서겠습니까?"

그동안 자진 사퇴 압력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믿는다며 버텨온 김병관 후보자. 김 후보자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까지 들고 다니는 김 후보자가 국민의 장관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만의 장관이 될까 우려됩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3.08 17:43

댓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