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수장학회? 나랑 할 얘기 아냐" 발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지지자] "너 왜 거짓말 치는데? 자세히 보니까 이거 개판이네. 박근혜 의원이 불법 강탈? 이게 뭐꼬?"

오늘 오전 부산 동래우체국 앞.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자들과 <부산일보> 노조원들이 실랑이를 벌입니다. 노조원들이 부산을 방문한 박 위원장의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요구하는 침묵 시위에 나서자 지지자들이 저지에 나선 겁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이 우체국 안에서 집배원들과 간담회를 마칠 때까지 대치를 이어갔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지지자] "회사끼리 의논해서 이사를 내보내든지 하는 거지 박근혜 대표가 부산을 방문했는데 이게 뭐 하는 겁니까? 이건 아니잖아요."

장학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사측에 편집권 독립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가 지난해 해고당한 이호진 노조지부장은 정수장학회의 실소유주인 박 위원장이 직접 장학회 사회 환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호진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지부장] "이미 국민들이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위원장이 사실상 소유주라고 보고 있는데 법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서 발뺌하고 해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이제 본인을 위해서도 부산일보와 정수장학회를 위해서도 해결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요. 확실하게 현재 이사장들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호원들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박 위원장은 노조원들의 피켓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간담회장을 떠났고,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는 '자신은 정수장학회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부산일보 노조에서 원하는 것은 결국은 '재단 이사회에서 경영권까지 다 내놔라'가 요구 사항인데 그것은 관계가 없는 제가 얘기할 일이 아니죠. 제가 나선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고. 경영권을 내놔라고 하는 문제는 장학회의 주인인 이사진하고 대화로써 얘기가 돼야 되는 거지 저하고 할 얘기는 아닙니다."

특히 박 위원장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포함한 야권에서 정수장학회를 '강탈당한 장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듯 하자가 있다면 법적으로 해야된다면서 정치적 문제로 만들어 풀려고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방식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계속 이것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화 해가지고 이 사람을 바꾸라 저 사람을 이렇게 하고 저한테 얘기하는 것은 전혀 맞지가 않는 얘기고 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는 하자가 있으면 하자가 있는대로 법적으로 하든지 얘기를 해야지 정치적으로 문제를 만들어서 풀려고 하는 것은 제대로된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총선을 앞두고 야권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선 박근혜 위원장. 하지만 박 위원장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의 재산을 강탈해 만든 정수장학회와 자신이 무관하다는 주장만 반복하며 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바라는 부산시민들의 바람은 외면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2.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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