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주관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 기자회견에 20여명이 훌쩍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주관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 기자회견에 20여명이 훌쩍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련사진보기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26일 오후 3시, 서울행정법원에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시작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29일,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그런데 이 기본계획의 근거가 되는 수립 용역이 완료되지 않았다. 가덕도신공항법 제8조 6항에 의하면 '국토교통부장관은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 기본계획을 변경하였을 때에는 (···) 그 내용을 고시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18일 당시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일시 중지" 상태였다. 제대로 된 근거도, 정당성도 없는 기본계획이 던져졌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또한 국토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이 만들어진 데 따른 후속 조치로 3월 3일부로 20개월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평가가 절반도 채 진행되기 전인 2024년 12월에 공항 건설 착공이 이뤄진다고 기본계획에 명시돼 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이 모든 행보가 '명백한 절차적 오류이자 국민과 부산 시민에 대한 기만'이라고 지적했지만, 국토부와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정식화하고자 지난 2월부터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인단을 모집해왔고, 그 결과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에 참여했다. 
 
법무법인 자연의 최재홍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법무법인 자연의 최재홍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련사진보기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송을 대리하게 될 변호인 중 한 사람인 법무법인 자연의 최재홍 변호사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의 무리한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결함과 모순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는 파리공단엔지니어링(ADPi)으로부터 "11개 항목 중 8개가 꼴찌"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무엇보다 "안전성 부분에서도 가장 심각한 평가를 받았고, 특히 외해와 인접해 있는 입지 조건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어 태풍과 지진, 해안 매립에 따른 연약지반으로 활주로 부등침하의 위험까지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문제 제기했다.

또한 정부와 국회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정치적 이해타산을 고려하여 정상적인 공항 시설법상의 절차로서는 도저히 가덕도에 공항을 설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자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발의라는 위헌적 발상'을 재개"했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재홍 변호사는 특히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위헌 사항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략환경영향평가의) 평가 항목에 대안이 누락되어 있고 토지 이용 계획이 누락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김해, 밀양과 같은 지역들을 원천적으로 검토할 수 없게 만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환경법을 무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치명적인 위법성이라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의 하계진 시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의 하계진 시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련사진보기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소송인단의 하계진 시민 대표는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 그리고 거기에 기대어 살던 생명들이 어울려 살아가던 부산이 지금 도처의 폭력적인 개발로 망가지고 있고 악착같이 살아오던 사람들마저 떠나고 있다"며 "아파트에, 도로에, 수많은 터널들을 만들고 있지만 모두가 떠날 수밖에 없는 개발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물었다.

그럼에도 이 무분별한 개발이, 특히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 의문을 가지는 시민들이 늘어가고 있다면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건설자본과 정치권의 야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만인을 일시적으로 속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만인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소송인단 대표로서 "광기에 휩싸인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멈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사법부의 이성에 기대어 보겠다"고도 했다.
 
멸종반란의 랑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멸종반란의 랑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련사진보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멸종반란의 다른 다섯 명의 활동가와 함께 민주당사에서 이 특별법 철회를 요구하는 불복종 직접행동을 감행했던 랑 활동가는 이에 대해 9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진 데 대해 개탄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신공항 짓지 말라고 외친 것이 주거 안녕을 해치는 죄로 처벌받는다면, 기후재난을 가속화하는 신공항 짓는 사람들은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인데, 그 특별법을 통과시킨 생태학살자들은 뻔뻔하게도 자신들에게 아무 죄가 없다고 합니다."

"정부는 시민의 입을 틀어막고, 국회는 자신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처럼 특별법을 졸속 통과시키는 암울한 시대다. 절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끝까지 힘 모아 신공항 건설 막아낼 수 있도록 멸종반란도 함께 싸우겠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의 김현욱 활동가와 하계진 국민소송 대표가 함께 취소 국민소송장을 제출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의 김현욱 활동가와 하계진 국민소송 대표가 함께 취소 국민소송장을 제출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련사진보기

 
끝으로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에 속한 단체 구성원이자 이번 국민소송의 주체이기도 한 습지와새들의친구 강성화 국장,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이나경 수녀,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정책위원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를 통해 지금 인간과 비인간 동물, 생태계는 기후붕괴와 대절멸의 위기 속에 생존과 삶의 안녕을 위협받고 있음을,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한 전국의 신공항 건설 계획은 이 엄중한 기후생태위기 시대에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비민주적이고 반시대적인 계획임을 밝혔다. 정부의 과제는 신공항 사업을 비롯한 거대 토목사업과 난개발이 아니라, 생태계 보전과 복원을 통해 이 땅 위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의 생존과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힘주어 말했다.   
 
멸종반란에서 만든 천 피켓을 들고 시민들이 가덕도신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멸종반란에서 만든 천 피켓을 들고 시민들이 가덕도신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련사진보기

 

태그:#가덕도신공항반대, #가덕도신공항기본계획취소국민소송, #신공항반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희음이라는 이름을 쓴다. 사회운동, 기록 및 비평, 시 창작을 한다. 멸종반란,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에서 주로 활동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