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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자지구 전쟁 휴전 촉구 유엔 안보리 결의안 부결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미국의 가자지구 전쟁 휴전 촉구 유엔 안보리 결의안 부결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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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에 대한 지상 공격을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가자지구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과 회담 후 성명을 통해 "라파에 진입해 그곳에 남아있는 (하마스) 부대들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하마스를 물리칠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지지를 받으며 이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다면 우리 스스로 해낼 것이라고 블링컨 장관에게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을 향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5개월 넘게 함께 싸운 것에 너무 감사하다"라며 "전쟁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켜야 할 필요성과 인도주의적 요구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블링컨 장관은 별도의 회견에서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 공격이 벌어진다면 더 많은 민간인이 죽고 인도주의적 지원에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라파를 공격하면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더욱 고립되고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보와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라며 이스라엘 관리들과 라파와 관련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최고위 외교관이 이스라엘에 매우 직설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 만류에도 이스라엘 '마이웨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는 전란을 피해 내려온 팔레스타인인 140만여 명이 모여 있는 곳이다. 국제사회는 라파를 공격하면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만류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 논의를 위해 중동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전날에도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라며 "우리는 이를 지지하지 않으며, 하마스를 상대하는 데 필요하지도 않다고 본다"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는 라파 공격이 필수적이라며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출했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에 실패했다.

안보리 이날 미국이 제출한 휴전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했다. 결의안을 채택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 찬성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P5)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민간인을 보호하고 필수적인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을 허용하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immediate and sustained cease-fire)'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미 '즉각 휴전' 결의안도 부결... 중·러 '반대' 

그러나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과도하게 정치화된 결의안"이라며 "만약 결의안이 채택되면 가자지구 휴전 필요성에 대한 논의의 문을 닫게 하고, 이스라엘의 묶인 손을 자유롭게 해서 결국 가자지구 전체가 이스라엘 손에 들어가게 할 것"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투표 후 "미국은 지난 2월 20일 즉각 휴전에 관한 안보리 구성원의 압도적인 공동 인식을 부결시킨 뒤 그들의 결의안을 제출했다"라며 "이는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미국이 진정으로 휴전을 생각했다면 여러 차례 결의안을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즉각 휴전은 생명 구조와 인도주의 지원 확대, 더 큰 충돌 방지하기 위한 기본 전제인데 미국의 결의안은 오히려 휴전에 전제를 설정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안보리가 가자지구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던 것을 지적했으며, 인질 석방과 연결하지 말고 조건 없는 휴전을 촉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결의안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불균형적"이라며 "특히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할 계획이라고 선언한 것에 대해 분명히 반대한다는 태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이는 매우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나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대한 것"이라며 "그들은 안보리가 성공하는 것보다 미국이 실패하는 것을 더 바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싸고 안보리가 세계 강대국들의 또 다른 대결장이 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가 대안적 결의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결의안 부결 후 "중요한 것은 미국이 입장을 바꿔 휴전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미국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태그:#이스라엘, #하마스, #안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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