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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환경운동연합 회원 등의 자녀들로 구성된 아동 합찬단이 탈핵 동요인 <핵보다 우리>란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회원 등의 자녀들로 구성된 아동 합찬단이 탈핵 동요인 <핵보다 우리>란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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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합창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전국에서 모인 '탈핵 시민들'
 아이들의 합창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전국에서 모인 '탈핵 시민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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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눈이 부신 날 / 나를 깨우는 바람 / 대지 위를 흘러 힘차게 달리는 물 / 그 속에 우리도 자연~♬"

"핵보다 해 핵보다 바람 핵보다는 물 핵보다 우리 핵보다 생명 핵보다 안전 우리는 탈핵~♪♩"


16일, 천년고도 경주 신라대종 앞 광장에 맑고도 청아한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이곳에선 '311 후쿠시마 핵참사 13주기 대구경북 탈핵행진행사'가 열렸다. 멀리 경북 영양서부터 봉화, 청송, 상주, 안동, 구미, 대구, 경산 등 그야말로 대구경북 곳곳에서 핵 없는 평화로운 탈핵 세상을 염원하는 지역활동가를 비롯해 시민 200여 명이 모였다.
 
신라대종 앞에서 핵 없는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는 공연인 "봄날 어머니 우리 어머니2"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신라대종 앞에서 핵 없는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는 공연인 "봄날 어머니 우리 어머니2"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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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어머니 우리 어머니2" 공연이 펼쳐진 가운데 한 배우가 절규하고 있다.
 "봄날 어머니 우리 어머니2" 공연이 펼쳐진 가운데 한 배우가 절규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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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을 수놓은 '탈핵 퍼레이드'

탈핵대회에 이어 열린 퍼레이드는 경주의 유명한 관광거리인 황리단길에서 펼쳐졌다. 200명 규모의 퍼레이드는 직접 제작한 삼두매와 대형 인형들 그리고 바투타카 연주단과 풍물패 등이 어우러진 아주 흥겨운 시간이었다.

바투타카 연주단의 흥겨운 연주가 울려 퍼지고 대형 학들로 분장한 일군의 무리가 거리를 누비고 어머니 지구상이 등장하고 풍물패까지 흥겨운 잔치판을 벌이자 주말 황리단길을 찾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의 이목도 집중됐다. 다들 핸드폰으로 그 광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경주 황리단길에 들장한 삼두매. 황리단길을 찾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주 황리단길에 들장한 삼두매. 황리단길을 찾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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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표적 관광거리인 황리단길을 수놓은 탈핵 퍼레이드. 대형 학이 등장했다.
 경주 대표적 관광거리인 황리단길을 수놓은 탈핵 퍼레이드. 대형 학이 등장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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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방사능으로 죽어간 물고기 뼈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방사능으로 죽어간 물고기 뼈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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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같은 따뜻한 봄날이라 황리단길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 퍼레이드는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염원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시간이었다. 

사실 이번 탈핵 행진은 윤석열 정부의 폭주하는 핵진흥 정책을 규탄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안전한 에너지전환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대구경북지역은 우리나라에서 핵에너지가 가장 밀집된 위험한 지역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울진의 신규핵발전소 건설,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SMR(소형모듈원전) 육성정책, 고준위특별법 추진 등으로 더욱더 위험한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바투카투 연주단의 흥겨운 공연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바투카투 연주단의 흥겨운 공연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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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잔치판이 펼쳐진 탈핵 퍼레이드
 흥겨운 잔치판이 펼쳐진 탈핵 퍼레이드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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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황리단길 수놓은 탈핵 퍼레이드 .... 국민만이 핵발전소 막을 수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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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의 시민사회는 서울에 모여 '후쿠시마 13주기 에너지전환대회'를 동시에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시민사회는 서울로 집결하지 않고 경주에서 별도의 '대구경북 탈핵행진'을 펼친 것.

이날 대구경북 탈핵 행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오전 11시 양남면 주상절리에 집결하여 월성원전 앞 이주대책위원회 농성장까지 탈핵 순례를 하는 시간이었다. 유명한 관광지가 된 해안 주상절 리가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 3㎞에 이르는 해파랑길 탈핵 순례를 했다. 
 
3킬로미터 해안길을 따라 탈핵 순례를 진행중에 있다.
 3킬로미터 해안길을 따라 탈핵 순례를 진행중에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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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순례를 마친 순례객들이 월성원전을 배경을 핵발전소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탈핵 순례를 마친 순례객들이 월성원전을 배경을 핵발전소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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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순례에 나선 이들이 월성원전 앞 바닷가에 와서 월성원전을 목도하고 있다.
 탈핵 순례에 나선 이들이 월성원전 앞 바닷가에 와서 월성원전을 목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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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해안길 끝엔 월성원전이 있다. 순례에 참여한 100여 명의 시민들은 핵발전 에너지의 위험성과 인근 주민들의 고통을 현장에서 목도한 것이다.

나아리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 "핵발전소 막을 이는 국민뿐"

순례의 마지막 종착지는 '나아리 이주대책위' 농성장이었다. 월성원전이 있는 이곳 나아리 주민들은 방사능이 새어 나오는 이곳에서 불안해서 살 수 없으니 집단 이주를 해달라며 2014년부터 10년째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나아리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님이 탈핵 순례를 마친 이들에게 나아리의 실상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나아리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님이 탈핵 순례를 마친 이들에게 나아리의 실상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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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리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이 탈핵을 할 사람은 국민들뿐이라며 여러분이 나서달라 호소하고 있다.
 나아리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이 탈핵을 할 사람은 국민들뿐이라며 여러분이 나서달라 호소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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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앞에서 두 명의 주민들과 함께 순례객들을 맞은 황분희 부위원장은 말했다.

"이곳에는 지금 사람이 살 수 없어요. 지금 우리 주민들 몸속에는 방사능이 다 내부피폭이 돼 있습니다. 지금 소변검사를 하면 내 몸속에서 방사능이 다 나와요. 3중수소라는 방사능이. 그래서 우리 이 지역의 주민들은 전기로 인해서 굉장한 지금 피해를 보고 희생을 당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가까이 살고 방사능이 위험하다고 해서 여기는 집도 팔 수가 없고 땅도 팔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한수원을 보고 우리가 나갈 수 있도록 너희가 내보내 달라 이주시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게 쉽지 않네요. 10년이 흘렀는데도 누구 하나 주민들을 위해서 책임질 사람이 없어요.

단체도 없고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예요. 사업자도 똑같아요. 10년을 이 운동을 해오면서 제가 늘 하는 말이 뭐냐 하면 핵발전소를 바꿀 사람들은 국민들뿐이에요. 지금 신규 핵발전소 지으면 안 됩니다. 수명연장하면 안 됩니다. 여러분들이 그걸 막아줘야 돼요. 우리 시골 작은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다 같이 같은 한 목소리를 내주셔야 됩니다."

 
경주 신라대종 앞에서 탈핵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경주 신라대종 앞에서 탈핵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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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신라대종 앞에서 탈핵 대회가 열리고 있다.
 경주 신라대종 앞에서 탈핵 대회가 열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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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 이어 오후 3시에는 다시 경주시내로 돌아가 탈핵대회를 열고 이어서 탈핵 퍼레이드까지 펼친 것이다. 2부 순서인 탈핵대회에서 이들은 대회사를 발표했다. 두 '탈핵 시민'이 낭송한 대회사는 이렇다.
 
지구 위에 안전한 핵에너지는 없다!

2011년 3월 11일에 일본 후쿠시마 핵 참사가 시작되었다. 핵발전소 폭발 사고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사능 오염은 계속되며 뭇 생명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용후핵연료와 방사능 폐기물들의 위험을 관리하지도 못한 채, 이제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무책임하게 쏟아내고 있다. 도쿄전력이 작년 8월부터 방류한 오염수는 총 3만 톤이 넘었고, 오염수는 매일 약 90톤가량 새로 생겨난다.

핵발전은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수치화할 수 없는 생태적 위험과 사회적 부담을 초래한다. 핵발전을 계속할수록 사고위험이 더욱 커지고 핵폐기물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한국은 10여 년째 원전 밀집도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 참사 이후 많은 나라가 탈핵을 결정하고 핵에너지 사용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한국은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고준위방폐장 없이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했다. 심지어 포화상태를 앞두고 쌓여있는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제시된 방법은, 핵발전소 안에 고준위핵폐기물을 계속 쌓아두는 '고준위특별법' 발의다. 월성원전 앞에서 10년째 상여를 끌어온 주민들이 지금 여기 함께 있다. 그곳에 핵발전소가 있으니 맹독성 핵폐기물을 계속 갖고 있으라고 강요해서 될 일인가!

후쿠시마 핵 참사가 초래한 지속적 위기가 지구생태계와 세계 전체에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서도 핵발전 진흥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핵발전 지역에 위험 부담과 책임을 떠넘기는 부정의에 반대한다. 핵발전이 계속되는 한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 위험과 오염의 발생을 멈추기 위해 핵발전소의 폐쇄와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후쿠시마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탈핵뿐이다. 우리는 핵발전과 핵폐기물의 위험을 끌어안고 대물림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핵발전 사고로 앞서 희생된 모든 생명을 애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멈춰라~ 핵발전소 건설!
닫아라~ 노후 핵발전소!
막아라~ 핵오염수 투기!
 
탈핵 퍼리이드 마지막 종차지인 첨성대 앞에 모여서 탈핵 염원을 담은 단심줄꼬기를 행하고 있다.
 탈핵 퍼리이드 마지막 종차지인 첨성대 앞에 모여서 탈핵 염원을 담은 단심줄꼬기를 행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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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퍼레이드의 마지막 순서로 엘름댄스를 추고 있는 참가자들
 탈핵 퍼레이드의 마지막 순서로 엘름댄스를 추고 있는 참가자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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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탈핵 퍼레이드는 신라대종에서부터 황리단길을 지나고 첨성대로 이어져 마무리됐다.

이곳에서는 모든 참가들이 함께 탈핵 염원을 담은 단심 줄꼬기 행사를 진행했고, 이후 1986년 체르노빌 핵참사 당시 인간을 대신해 방사능 비를 맞으며 죽어간 느릅나무 숲의 뭇 생명을 애도하기 위해 만든 기도의 몸짓인 '엘름댄스'(일명 느릅나무춤)를 함께 추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첨성대 앞 잔디밭에 등장한 학들
 첨성대 앞 잔디밭에 등장한 학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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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각지에서 이처럼 다양한 소품들을 만들어 탈핵 퍼레이들에 참가했다.
 대구경북 각지에서 이처럼 다양한 소품들을 만들어 탈핵 퍼레이들에 참가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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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가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후쿠시마13주기, #탈핵, #경주나아리, #월성원전, #경주황리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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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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