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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제주시갑 김영진 예비후보(좌)와 전략공천된 고광철 보좌관(우)?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제주시갑 김영진 예비후보(좌)와 전략공천된 고광철 보좌관(우)?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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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민심과 이반된 듣보잡 인사를 공천함으로써 과거의 사례처럼 민주당 후보에게 국회의원직을 헌납하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국민의힘은 낡은 기득권과 기회주의에 매몰된 채 오직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만 바라보는 식물정당으로 전락했다."

이번 4.10총선에 출마하는 김영진 예비후보가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발언입니다. '듣보잡 인사', '국회의원직 헌납', '식물 정당' 등 거친 표현으로 국민의힘을 비난한 김 예비후보는 불과 며칠 전에만 해도 국민의힘 소속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제주시갑에는 김영진 제주시갑 당협위원장과 장동훈 전 제주도의회 의원이 일찌감치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달 7일 장동훈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관위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아 장 전 의원은 컷오프가 됐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은 김영진 제주시갑 당협위원장뿐이었으나 어쩐 일인지 국민의힘 공관위는 후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이 2월 28일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 공관위는 제주도 선거구 중 제주시갑 지역을 제외한 지역 후보를 확정했지만, 제주시갑 후보가 단독 후보로 면접을 실시했음에도 15일 이상 지난 현재까지도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어서 유권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조속히 후보를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관위는 제주도당위원장의 요청에도 김영진 예비후보를 확정하지도 않았고 가타부타 말도 없었습니다. 

국힘 공관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고광철 전략공천 

국민의힘 공관위는 무려 20여 일이 지난 3월 5일에서야 제주시갑 국민의힘 후보로 고광철 국회의원 보좌관을 전략공천했습니다. 

공천이 확정된 고광철 보좌관은 2005년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일각에선 그가 정갑윤 전 의원과 권명호 의원 등 주로 울산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만 했다는 점에서 제주시갑 전략공천이 생뚱맞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고 보좌관은 <제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에 있으면서 예결위원회나 법제사법위원회를 할 때 제주4.3특별법 개정 등에 힘을 실었고, 제주 출신으로 도 예산 확보에 많은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 보좌관은 제주 동쪽인 조천읍 함덕리 출신입니다. 제주 서쪽인 제주시갑 선거구 전략공천이 의아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그는 "민주당 문대림 후보도 대정읍 출신인데 제주시갑 선거구로 넘어오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문대림 후보는 제주도의회 의장 출신에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고 보좌관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영진 "국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완주하겠다"
 
3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김영진 예비후
 3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김영진 예비후
ⓒ 김영진 후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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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제주시갑 선거구에 고광철 보좌관을 전략공천하자 5일 곧바로 허용진 도당위원장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습니다. 다음날인 6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예비후보는 "제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 국민의힘 중앙당의 만행은 어떠한 이유도 통할 수 없고, 어떠한 변명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비열한 작태"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중앙당의 일방적인 방침에 반발해 도당위원장이 탈당하고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촌극이 벌어졌다"면서 "이번 결정은 오랜 기간 당을 위해 헌신한 허 위원장과 김 예비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정당과 진영을 넘어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까지 든다"고 했습니다. 

이어 "20여 일이 넘는 기간 공천을 보류한 결과가 고광철 보좌관의 내리꽂기냐"라며 "이것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한 시스템 공천의 결과냐"고 비판했습니다. 

김영진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제주시갑 선거구는 민주당 문대림, 국민의힘 고광철, 무소속 김영진 예비후보의 3파전이 될 전망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선 김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표가 갈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고광철 보좌관은 "24년 동안 보수정당이 가져오지 못했던 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김영진) 선배님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제주시갑, #국민의힘, #김영진, #고광철,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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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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