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 ⓒ 한화 이글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12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로 돌아온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2일 "류현진과 계약 기간 8년, 최대 170억 원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11년간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활약을 끝내고 12년 만에 한화로 돌아오게 됐다. 한화는 두산 베어스 양의지의 4+2년, 최대 152억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으로 류현진을 환영했다. 

계약 조건에는 류현진이 기간 중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해 기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이 포함됐다. 한화의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과 류현진의 FA 권리를 고려해 4년이 아닌 8년의 장기 계약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류현진이 만 44세가 되는 2031년까지 한화와의 8년 계약을 모두 완료하면 송진우의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서게 된다. 

메이저리그 강타자들 떨게 한 '칼날' 제구력 

류현진은 2012시즌이 끝난 뒤 한화의 동의를 구해 처음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6년간 총액 3천600만 달러(약 480억 원)에 계약하면서 미국 무대에 섰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2013년 14승과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에 올랐다. 2014년에는 평균자책점이 3.38로 오르고, 152이닝으로 줄었음에도 14승을 수확하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최고 구속이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느렸으나 정교한 제구력으로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잡아내며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등 당시 최고의 투수들과 함께 다저스 선발진을 이끌었고, 월드시리즈 무대에도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부상이 류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어깨 수술과 팔꿈치 부상 여파로 2015년과 2016년 단 1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류현진의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수술과 재활을 견딘 류현진은 2019년 완벽하게 부활했다. 14승과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최종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류현진은 FA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7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다저스를 떠났다. 

경쟁력 충분했지만... 너무 오래 아팠다 

류현진은 토론토가 기대했던 에이스 투수의 역할을 잘 해냈다.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으로 열린 2020년 12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으며 토론토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사이영상 최종 투표에서 아메리칸리그 3위에 올랐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가장 뛰어난 왼손 투수에게 주는 워런 스판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류현진에게 또다시 부상의 그림자가 류현진을 찾아왔다.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상을 이겨냈고, 지난해 8월 마운드에 복귀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토론토와의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다시 FA시장에 나왔다. 구위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11년간 3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던 부상 이력이 구단들을 망설이게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만족스러운 제안을 받지 못한 류현진은 국내 복귀를 고민했고, 결국 친정팀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토론토 구단은 이날 류현진의 한화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구단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글로 "류현진 선수, 고마웠어요. 토론토에서의 코리안 몬스터는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화 돌아온 류현진, 더 무거워진 어깨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프로 무대 첫해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고 204탈삼진을 잡아내며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에 올랐다. 또한 신인상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KBO리그에서 7년간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한 류현진은 이제 한화로 돌아와 통산 100승에 다시 도전한다. 또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까지 안고 있다. 

한화는 류현진이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문동주를 비롯해 이태양, 김민우 등 후배 투수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력 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라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류현진이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한화가 과연 올 시즌 오랜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 야구 무대에 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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