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2월 직장 퇴직
- N잡 : 번역(중국어), 블로그, 유튜브 채널, 데이터 라벨러(AI 학습 데이터 가공자), 캐리커처
- 활동 경력 : ㈜크라우드웍스 홍보대사(2023년 10월 ~ 현재)
- 자격증 : 데이터 라벨링 전문가(AIDE) 1급, 2급 취득(2023년 3월)
'N잡러'(3개 이상 직업 보유자)는 투잡 이후에 더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코로나 이후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감소함에 따라 본업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부업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이에 본업과 부업을 가리지 않는 N잡러로서 디지털 노마드(디지털 유목민)를 지향하며 다양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경남씨(39세)를 지난 11월에 만났다. 끊임없이 시도해 보는 그의 실행력과 경험을 교훈 삼아 쉽지 않은 N잡러의 길에서 꿋꿋이 살아남기를 바란다.
- 'N잡러'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퇴직 후 처음 시도해 본 게 '번역'입니다. 대학교에서 중국어를 전공했거든요. 근데 번역 회사와 계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어요. 통번역 대학원 졸업자, 경력을 많이 쌓은 번역가들이 많다 보니 저 같은 무경력자가 번역 회사와 계약 맺기가 쉬울 수가 없죠. 약 20개 정도 지원을 했는데 겨우 한 군데와 계약했어요. 계약은 했지만, 일감이 주어지지 않더라고요. 직장 퇴직 후 호기롭게 N잡러로서 첫 시작을 했지만 제가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걸 그때 처음 느끼고 번역가를 빨리 접었어요.
두 번째로 시작한 N잡은 '데이터 라벨링'이에요.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됐고 컴퓨터만 있으면 나이 제한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고 해서 관심이 많이 갔어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무료 교육을 듣고, 관련 자격증도 따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데이터 라벨링은 인공지능(AI)이 학습할 데이터들을 사람들이 가공해서 주는 작업으로 직접 해보니 어렵지 않고 할 만했어요. 정부 예산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이라 관련 회사들이 상반기에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세 번째 N잡으로 2월부터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무자본으로 리스크 없이 온라인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는데요, 막상 시작해 보니 글을 쓰는 게 적성에 맞고 즐거웠어요. 블로그에 관한 공부를 다양하게 해서 이제는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블로그 관련 전자책도 하나 출판했어요.
7월부터는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해서 올리기 시작했어요. 광고도 몇 번 땄고 누적 시청시간을 채워서 수익이 들어오고 있어요. '캐리커처'는 아직 초보 단계라 꾸준히 배우고 있어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N잡러'가 되셨나요?
"두 번의 이직 실패를 겪은 후 회사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어요. 더 이상 취직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돈 벌 수 있는 길을 찾아서 해보겠다고 직장인 아내와 상의해서 허락받았어요.
저도 퇴사 후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아보다가 '블로그'가 수익 창출 모델이라는 것과 '데이터 라벨러', '유튜브' 등 호기심이 가는 쪽으로 접근했어요. 초행길이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더 좋은 일을 찾게 되었고, 수익도 좋아지고 있어요.
블로그와 유튜브가 적성에도 맞고 실제로 돈이 벌리고 있어 요즘 이 두 SNS에 집중하고 있어요. 평생 직업도 가능하겠다는 느낌이 들었고, 디지털 노마드로서 집에서든 여행하면서든 어디에서도 일할 수 있는 분야거든요. 최근에는 '블로그 메이커'라는 블로그 관리 회사에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회사, 가게 등을 운영하시는 사장님들의 블로그를 관리해 드리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인테리어시공, 법률사무소, 헬스장 등 다양한 곳에서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 현재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 인공지능 데이터 관련 (주)크라우드웍스 홍보대사라고 하시던데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크라우드웍스 홍보대사로서 대중들에게 회사의 교육과 강의를 소개하고, 데이터 라벨링 관련 경험담과 후기를 제 블로그에 공유하고 있어요. 회사와 3개월 동안의 계약을 맺고 추후 재계약을 맺는 형식입니다. 현재 계약은 블로그에서만 활동하는 내용이고, 추후 계약에는 유튜브나 오프라인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어요."
- N잡 일의 진행은 어떻게 되나요?
"N잡러로서 활동을 제법 하고 나니까 이제는 하루 일정 속에서 습관화되었어요. 아침에 아이들 등원시킨 후 집안일을 빨리하고 블로그와 유튜브에 올라온 댓글에 답글을 달아요. 그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블로그 원고나 유튜브 광고 쪽 일부터 해요. 시간이 남을 때는 제 블로그 홍보를 위해 광고를 줄 만한 광고주들에게 카톡이나 이메일로 저는 '행동하는 아빠'로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니 연락 달라고 영업해요."
- 영업 활동은 어떻게 하시나요?
"제가 일상 생활하면서 관심 있는 거 또는 제 일과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필요로 하는 거에 집중해요. 예를 들면 우리 집 인터넷 약정이 다음 달이면 끝나요. 인터넷을 어디에 가입해야 할지 찾아보잖아요. 제 SNS 채널 홍보도 하고, 괜찮은 인터넷 상품에 가입도 할 겸 인터넷 회사에 이메일을 보냈어요. '○○회사가 괜찮은 것 같아서 제 SNS 채널로 홍보해 드릴까 한다,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어요. 행동하는 아빠라는 이름처럼 일단 행동력 있게 먼저 고객에게 다가갑니다. 그러면 열 군데 중에 한 군데 정도 긍정적인 답변이 오더라고요. 나를 몰라서 이용 못 하는 사람도 있겠다 싶어서 제가 빨리 찾아서 먼저 연락하는 전략을 쓰고 있어요."
- N잡러가 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해야 하나요?
"직장인이라면 직장을 그만두지 마시고 참고 다니면서 도전하고 싶은 분야를 면밀하게 파악하셔야 해요. 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본인의 실력을 충분히 쌓으라는 거예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다음에 퇴직해도 늦지 않아요. 저는 올 한해 다양한 N잡들을 시도해 본 결과, 처음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도전했더라면 소중한 시간을 아끼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아요."
- N잡러 일에서 여러 가지 힘든 순간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저는 다양하게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거는 익숙해서 힘들지 않았고요. 다만 수익에 대한 확실성보다 막연한 가능성만 있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블로그, 유튜브, 전자책 출판, 스터디 모집 등 많은 활동을 했음에도 생각만큼 수익이 안 나서 내가 잘못 가고 있나, 지금 내려놔야 하나 하고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동안 들쑥날쑥한 수입에 심적으로 아주 힘들었어요."
- 초기사업 자금과 수입은?
"초기사업 자금은 전혀 없었어요. 돈 안 드는 걸로 했어요. 수입은 제 유튜브와 블로그 이 두 개 SNS에서만 이제서야 100만 원 넘었어요. 이제 블로그 마케팅 회사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고정 수입이 생길 예정이고, 회사 성장에 따라 앞으로 계속 오를 것 같아요. 제가 아내와 약속한 월 300만 원 고정수입 달성을 위해 불철주야 달리고 있어요."
- 전망은?
"데이터 라벨링은 정부 예산이 줄어들긴 했지만 4차 산업 관련 분야라 언젠가 수요가 늘 거라고 봐요. 블로그나 유튜브는 너무 많은 사람이 진입해서 경쟁이 치열하지만, 늦게 시작한 저도 수익을 만들어냈고, 디지털 노마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해요. 또 나중에 인스타그램도 시작할 예정이고, 주요 3대 SNS 채널에서 수익 창출이 된다는 걸 보여줄 예정이에요."
- "이 얘기는 꼭 해야겠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특히 온라인 세계에서는 사기꾼을 조심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부업, 재테크를 알려주면서 사기 치는 채널이 많아요. 투자나 선구매를 유도하거나,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벌게끔 유인하는 등 아주 다양해요. 가까운 지인들이 사기당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고, 저도 당할 뻔한 적이 있어서 사기 사건만 보도되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정직한 방법으로 성실하게 일하며 돈 버는 방법 말고 다른 지름길은 없다는 점 꼭 유념하셨으면 해요."
직장인 중 30~40%가 N잡러라고 하는 시대다. N잡으로 부수입 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혼자서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그속에서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하고 실현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 다음포털 브런치스토리 등 다양한 매체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