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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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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splash의ARA?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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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레깅스의 본질을 묻는 방송 뉴스 기사를 봤다. 레깅스는 속옷인가? 바지인가? 관세(바지로 등록할 경우 13%, 내의로 등록할 경우 5.2%) 때문에 발생한 그 질문을 보자마자 사명감이 발동했다.

어떤 품목으로 등록하느냐에 따라 무려 2배 이상에 해당하는 관세를 내야 하거나 그 반대라니 '이거 정말 제대로 된 규정이 시급하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건 누가 정하냐. 당연히 관련 전문가들이 정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 애매한 질문을 종결해보기로 했다. 포털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속옷'은 이렇게 나온다.

[속옷]
1. 명사 겉옷의 안쪽에 몸에 직접 닿게 입는 옷.
2. 명사 겉으로 나타나지 아니한 가장 깊은 속이나 그런 내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레깅스가 속옷인가 바지인가? 길가는 사람들에 물으면 아마 레깅스는 바지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라고 묻는다면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그래서 레깅스가 속옷이냐, 바지냐 하는 기사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판단에 레깅스는 바지라고 답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 2가지다.

1) 실외에서 보여줄 수 있으면 바지다.
속옷은 실외에서 보여줄 수 없다. 대개 속옷은 실내에서 보이거나 확인하는 품목이다. 사적인 공간에서의 노출이 많을수록 속옷에 가깝다. 공적인 공간에서의 노출이 많다면 겉옷에 가깝다. 속바지 역시 바지로 부르고는 있지만 거들의 대체제로 입는 것이므로 속옷에 가깝다. 당연히 실외에서 보여지게 입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레깅스는 실외에서 자유롭게 입고 다닌다. '속옷 위에 입으면 바지다.'라는 조건도 생각해봤는데 요즘은 팬티 없이 입을 수 있도록 팬티가 부착되어 나오는 레깅스도 있기 때문에 속옷이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의 기능에 치우치냐를 생각하면, 팬티보다는 팬티를 입지 않도록 고안된 기능성 바지에 가깝다.

2) 상의와의(혹은 운동화) 코디를 신경쓰면 바지다.
레깅스가 바지인 이유는 코디를 신경쓰기 때문이다. 우리는 속옷을 코디(물론 브라와 팬티를 세트로 맞추기도 하지만 그건 코디의 개념과는 약간 다르다)해서 입지 않는다.

하지만 겉옷(바지)의 경우는 코디를 신경써서 입으며 레깅스 역시 상의 혹은 운동화와의 코디를 신경써서 구매한다. 이건 자전거 동호회의 반바지 레깅스를 봐도 똑같다. 그들은 기능성으로 자전거를 탈 때 입는 반바지를 입고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는다.(물론 운동할 때에 국한되지만) 그리고 그들의 레깅스 패션 역시 상의와의 조화를 고려해 입었다고 보여진다. 우리는 바지를 고르거나 입을 때 갖고 있는 상의와 신발을 고려해 구매한다. 속옷은 상대적으로 겉옷과 코디해서까지 입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러므로 레깅스는 바지라고 할 수 있다.

 
레깅스패션
 레깅스패션
ⓒ Unsplash의Shingi?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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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가 바지라는 것에 반기를 드는 이도 있긴 하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레깅스가 속옷인지 바지인지, 한 번쯤 명쾌하게 정리를 하는 것이 속시원할 것 같아 정리해봤다.

패션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1960년대의 미니스커트처럼 2010년대의 레깅스는 사회적인 논쟁을 거쳐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잡았다. 누구는 민망하다고 하지만 옷을 입을 때 하는 노출은 뭐 안 그러나. 자전거 족의 레깅스 패션은 뭐 안 그러나. 패션으로 자리잡았다고 해서 민망한 것이 민망하지 않은 것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 이 또한 하나의 문화로 적응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와 동시에 업로드되었습니다.


태그:#레깅스패션, #레깅스코디, #속옷, #바지, #레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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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멋과 삶, 옷장/쇼핑/코디 코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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