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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을 에워싸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을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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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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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국제원자력기구)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한 중인 8일. 부산에선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IAEA 규탄" 등 아우성이 넘쳐났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설비 준비를 마무리하고, 바로 IAEA가 "국제 안전기준 부합"이라는 최종보고서를 내자 지역의 여론은 그야말로 들끓었다.

이날 오후 7시 30분. 부산의 도심 행진에서는 70여 미터 길이의 현수막이 등장해 주목받았다. 일본 정부에 향한 성토가 담긴 두 개의 35미터 펼침막은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나란히 펼쳐졌다. 아이들과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부터 여러 단체 회원들이 이를 든 채 일본의 외교공관인 영사관을 에워쌌다.

대열이 후문 앞에서 멈춰서자 경찰의 집시법 관련 경고방송으로 긴장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일본에 할 말을 해야 한다는 태도였다. 이들은 나란히 선 채로 "바다는 우리의 미래다" "오염수 방류 철회"를 목청껏 외친 뒤에야 자리를 떴다. 일본이 핵폐기물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경제성만 내세워 바다를 위태롭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1800명 모인 대회 끝나자, 영사관 앞으로 현수막 행렬

이보다 앞선 오후 6시 부산역 광장 본대회에선 우리 정부·여당을 향한 성토도 쏟아졌다. 이번 주 오염수 반대 부산시민 선언(서명)이 10만 명을 돌파하자 일본방사능오염수규탄부산시민행동, 부산고리2호기수명연장·핵폐기장반대 범시민운동본부 등은 예고대로 이날 오후 6시부터 부산역 광장에서 '7·8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서명 결과를 공개하고 오염수 대응에 힘을 모으기 위해 지역의 시민단체가 연 첫 대규모 집회다. 주최 측 추산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저를 더 착잡하게 만드는 대목은 그 오염수가 괜찮다며 국민을 설득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국회의원들입니다. IAEA와 일본의 믿기 힘들고 불투명한 기준에 통과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하면서 그들은 수조 물을 마시고 회를 먹습니다.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물이 안전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피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

행사는 공연과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의 자유발언으로 꾸며졌는데, 학생들의 말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A고교를 다닌다는 강태양(17) 학생은 무대에 올라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한 번 내보낸 오염수를 다시 회수할 수 없다. 어른으로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또래의 생각을 대변했다.
 
8일 저녁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가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고등학교를 다니는 강태양(17) 학생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8일 저녁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가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고등학교를 다니는 강태양(17) 학생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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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가 주최측 추산 1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일본 땅에 보관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가 주최측 추산 1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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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손을 꼭 잡고 나온 한 초등학교 학생 박아무개 양은 오염된 물고기는 안 된다며 어른들에게 "방류를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 양은 "일본이 30년 동안 버린다고 들었는데, 바다는 모두 연결돼 있다"라며 "이를 되돌리는 데에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활협동조합 관계자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미진 금정아이쿱 이사장 역시 세 아이의 엄마 입장에서 오염수가 우리의 식탁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문제는 짠 바닷물이 아니라 바다생물"이라며 "정어리, 연어, 명태, 오징어 같은 비교적 큰 해양생물 체내에 방사성 물질이 축적되고, 그걸 우리와 아이들이 먹어야 하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외에 노동당·녹색당·민주당·정의당·진보당 등 야당 정치인들의 연설, 집단 파도타기, '핵오염수' 4행시 인터뷰 등이 이어졌고, 준비한 순서가 모두 끝나자 이번 집회를 마련한 단체 대표들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성명 낭독에 나섰다.

도대체 검증 왜 했나? IAEA 보고서 거부한 부산시민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탈핵부산시민연대 대표인 안도 스님은 "국제적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라며 "결과에 책임질 수 없다고 명시했는데, 그렇다면 검증 역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라고 일본을 두둔한 IAEA의 결론을 비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는 각각 "정상적인 국가의 수장이 할 일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날 선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이대로 오염수가 투기된다면, 우리나라의 건강과 안전을 일본에 빼앗긴 또 다른 국치의 해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에 야당인 노동당,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참가해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8일 저녁 부산시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부산시민 결사반대 7.8총궐기대회'에 야당인 노동당,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참가해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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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집회 이후 일부 참가자들의 행진까지 이어져, 2시간이 지나서야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이날 집회로 '총궐기'가 끝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부산의 서명 결과를 조만간 대통령실과 부산시에 접수하는 한편, 일본 기시다 총리에게 직접 전달하는 등 추가 행동에 들어간다.

현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7.8총궐기 준비위 실행위원인 강언주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는 "윤 대통령,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별도로 선언을 전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고, 기시다 총리를 찾아가는 일본 방문도 현지 단체와 협의를 거쳐 이달 내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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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수조물 먹방이 불붙인 부산 오염수 반대서명, 10만명 돌파 https://omn.kr/24pri

태그:#부산 오염수, #IAEA, #10만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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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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