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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띠가 보는 OOO의 다섯 번째 주제는 '디지털과 민주주의'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기술 앞에서 무력해지기 않기 위해서는, 이 기술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가꾸고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젠더, 인권, 다양성 등 우리 곁에는 민주주의로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빠띠는 이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로 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더 나은 결과가 일상에서 작동되도록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더 많은, 더 나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없을지 등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편집자말]
▲ 빠띠가 보는 디지털 기술과 민주주의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빠띠가 보는 디지털 기술과 민주주의 -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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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높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보 공유와 소통에 가장 큰 기회를 제공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가짜 뉴스와 정보 허위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개인화된 학습과 의료서비스 제공 등 산업과 사회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전망하지만 기술과 로봇이 역할을 대체하면서 실업과 복지에 대한 문제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양극화로 인한 정보 불균형, 개인 정보 보안 위험의 우려도 점점 심각하다. 정치·경제·교육·일자리·인간관계와 우리의 일상 사회의 모든 측면이 디지털 기술에 의해 재편되고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다. 

기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나아가 '기술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 대해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기술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사회에 유익을 가져다 주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역할이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기술, '시민'이 되는 기술

기술의 미래를 시민이 결정하도록 민주주의가 역할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시민기술, 네트워크 사회의 공유경제와 정치>에서 조희정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ICT(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나 뉴미디어를 통해 시민은 사회 문제에 대해 창의적 해결 방안에 참여하고 공공 부문 변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시민의 협력·제안·실천하는 방식으로 시민기술을 소개한다.

"추상적으로 보면 시민기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하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내가 기술을 이용해 이웃과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실천과정에서 스스로의 권리와 역할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민'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시민기술이 정부 협력자로서 시민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새롭고 다양한 기술을 시민 스스로 선택해 기술을 매개로 더 나은 민주주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 더 나은 민주주의는 커뮤니티, 마을과 지역, 기관, 기업, 의회, 정부 등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구성원들이 주체로 호명되고 실질적인 권한을 발휘하는 동시에 구성원들 간의 협력이 일어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사회가 공통으로 신뢰하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정보공개), 스스로 생각하는 이슈와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목소리를 모으며(캠페인, 청원),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문제에 대해 대안과 해결책을 스스로의 여건에 맞게 협력하여 실험하고 활동하며(커뮤니티, 액션그룹),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한 대화를 나누고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론화하는(시민주도 공론장, 미디어, 소통과 신뢰를 위한 기술), 그리하여 공론이 기관의 정책 수립, 법 개정, 예산 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기관 주도 공론장) 이 모든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시민이 있어야 한다. 

기술의 미래가 사회에 유익한 방향이 되도록 시민이 이끌기 위해서는 시민기술이 확대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는 시도가 필요하다. 2018년 TED 콘퍼런스에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IT 기술의 혁명적 발전은 독재를 더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라며 인공지능과 데이터의 집중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 경고한다.

덧붙여 기술은 사람이 기술을 이해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앞으로 나가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하라리 교수의 경고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시민이 이에 대한 민주적 통제권을 갖지 못 한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큰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시민들의 소유와 경영으로 과정·결과 모두 공공을 위한 것으로

시민이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기술을 소유하는 것이 하나의 시도가 될 수 있다. 그 사례와 의미를 플랫폼 협동조합을 통해 상상해본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플랫폼을 구성하는 참여자들, 즉 플랫폼 개발자, 서비스 제공자, 이용자, 노동조합, 지역사회가 주인이 돼 플랫폼 운영방향을 함께 결정하고 수익을 공정하게 공유하자는 사회운동이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이용자와 구성원들이 플랫폼의 소유와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구조를 제공해 이용자들은 플랫폼의 발전 방향과 운영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플랫폼 협동조합은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구성원들이 함께 미래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지역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한다.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이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노동자의 권리와 같은 윤리적인 부분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수익 극대화라는 목표만을 우선시하는 것과 달리 플랫폼 협동조합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공공을 위한 책임 있는 기술은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과 노동자의 복지는 어때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자본이 부족하고 조합원이 적은 플랫폼 협동조합으로선 독점적 특성의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플랫폼 협동조합의 설립과 발전을 위한 투자와 자본을 위한 금융수단도 충분하지 않다. 많은 한계와 어려움으로 아직 국내에서 플랫폼 협동조합의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공공재와 자원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플랫폼 협동조합의 방향은 기술과 민주주의를 튼튼하게 이을 수 있는 시도임에 분명하고, 더 많은 사례와 가능성이 필요하다.  

기술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

디지털 기술은 분명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새로운 디지털 기술들이 나타나고 혁신을 말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주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어떻게 권한을 행사할 것이냐 이것이 미래를 결정한다. 기술의 미래는 민주주의 미래다. 바로 우리의 미래다.

태그:#빠띠, #시민기술, #플랫폼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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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혁신하고 사회의 여러 영역으로 확산하기 위해 툴킷, 플랫폼, 커뮤니티를 만드는 민주주의 활동가들의 협동조합입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기: https://parti.coop/posts/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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