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앞두고 몸 푸는 U-20 대표팀 5월 31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클럽 아틀레티코 미트레 훈련장에서 에콰도르와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김지수, 이승준 등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 16강전 앞두고 몸 푸는 U-20 대표팀 5월 31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클럽 아틀레티코 미트레 훈련장에서 에콰도르와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김지수, 이승준 등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게인 2019'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U-20(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표팀 '김은중호'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2회 연속 8강 진출에 도전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와 대회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2무(승점 5)를 기록, 감비아(2승1무·승점 7)에 이어 F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차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2-1로 격파한 뒤 온두라스(2-2 무), 감비아(0-0 무)와 연달아 비겼다. 홈에서 열린 2017년 대회부터 3회 연속 본선 16강 진출이다. 당초 '골짜기 세대'라는 저평가를 극복하고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값졌다.
 
16강 상대인 에콰도르와는 U-20 월드컵 본선에서 정확히 4년 만의 리턴매치다. 당시 정정용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2019년 폴란드 대회 4강에서 이강인의 어시스트와 최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에콰도르를 1-0으로 제압하고 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결승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준우승을 달성했고, 에콰도르는 3위로 대회를 마치며 각각 자국 축구 역사상 U-20 월드컵 최고 성적을 경신한 바 있다.
 
현재로서 분위기는 한국에 나쁘지않다. 이번 대회 들어 김은중호는 여러모로 운도 따라주는 모양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면 만날 가능성이 있었던 '경우의 수' 중에서 에콰도르는 가장 이상적인 대진운으로 꼽혔다.
 
한국은 역대 U-20 월드컵에서 유럽팀(3승 8무 13패)에 가장 약했고, 그 다음으로 남미팀에게 통산 6승 1무 9패의 열세를 기록했다. 이 중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만 무려 6전 전패를 기록할 만큼 고전한 바 있다. 또한 브라질이나 우루과이는 모두 이번 대회 개최국 아르헨티나와 같은 대륙의 인접국가들이다보니, 사실상 홈팀이나 다름없는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다는 것도 상대하기 부담스러운 요소였다.
 
한국은 조 1위를 기록했다면 우루과이(VS 감비아), 3위였다면 브라질(VS 튀니지)을 16강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면서 토너먼트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유럽팀과 브라질을 모두 피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다.
 
여기에 한국은 U-20 대표팀간 역대 통산 전적에서 에콰도르에 3승 1패(월드컵 본선 상대전적 한국 1승)로 앞서고 있다. 에콰도르는 피파랭킹 41위, U-20월드컵 통산 순위 35위로, 각각 29위와 12위를 기록한 한국이 모두 우세를 점하고 있는 유일한 남미팀이기도 하다.
 
김은중호, 한국축구 새로운 역사 다시 쓸까
 
밝은 표정 보이는 김은중 감독 5월 30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트레이닝센터 센트럴 코르도바에서 에콰도르와의 16강전을 이틀 앞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김은중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며 밝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 밝은 표정 보이는 김은중 감독 5월 30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트레이닝센터 센트럴 코르도바에서 에콰도르와의 16강전을 이틀 앞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김은중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며 밝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물론 한국에 마냥 유리한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에콰도르 역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만큼은 아니지만 엄연히 남미의 다크호스 중 하나이고, 경기 자체가 남미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터뜨린 화력이 최대 강점이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에콰도르와 스타일이나 피지컬에서 비슷한 북중미의 온두라스를 상대로 크게 고전한 바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4년 전 맞대결 당시에도 내용 자체는 누가 여기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팽팽했다.
 
김은중호에게는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라는 상징성도 걸려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대륙을 대표하여 출전한 4개국 중 일본과 이라크가 이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한국과 함께 16강에 올랐던 우즈베키스탄도 이스라엘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이로써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이제 유일하게 한국만 생존하여 8강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 축구의 전통적인 라이벌인 일본이 조기탈락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이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기도 전에 일찍 16강행을 확정할 수 있었던 호재로 다가왔다. 여기에 지난 3월 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한국을 제압했던 우즈벡마저 탈락한 것은, 결국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격언을 증명하며 김은중호에게도 더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한국축구는 U-20 월드컵에서 통산 16회 본선에 진출했고,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이번 대회까지 9회였다. 이 중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4회(1983년, 1991년 대회까지는 토너먼트 1라운드가 바로 8강)였다. 한국의 토너먼트 1라운드 역대 전적은 3승 2무 3패다.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두 차례에 걸쳐 3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은 FIFA 주관의 모든 세계대회를 통틀어 아직 한 번도 이뤄보지 못했다. 김은중호가 에콰도르를 잡는다면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게되는 것이다.
 
또한 16강전을 앞두고 '아르헨티나의 탈락'이라는 이변이 전해진 것도 김은중호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에콰도르를 잡고 8강에 진출하면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의 승자와 격돌하는 상황이었다. 개최국이자 우승후보로 꼽히던 아르헨티나를 만날 가능성이 유력해보였다. 그런데 아르헨티나가 1일 열린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에게 0-2로 패하는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피파랭킹 1위의 아르헨티나는 지난 카타르월드컵 우승팀(통산 3회)이자, U-20 월드컵에서도 6회로 최다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특이하게도 한국은 U-20 대표팀간 전적에서는 강호 아르헨티나에 5승 3무 1패, 본선에서는 3승 무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친선전이거나 조별리그였고, 단판승부 토너먼트에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막강한 전력에 개최국의 홈어드밴티지까지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토너먼트에서 상대한다는 것은, 한국이 아닌 어떤 팀이라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한국은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성인팀간 상대전적에서는 3승 2무, U-23 대표팀이 4전 전승으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U-20 대표팀에서는 통산 2승 2패. 월드컵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호각세지만, 나이지리아가 연령대별 대회에서 세계적인 강자로 꼽히는 것을 감안하면, 대등하게 선전을 펼쳤다고 할 수 있는 기록이다. 나아지리아의 U-20월드컵 통산 랭킹은 10위(누적 승점 81)로 12위의 한국보다 앞서고 있으며 최고성적은 1989년 대회의 준우승이다.
 
한국축구로서는 8강에 오를 경우, 개최국 아르헨티나보다는 나이지리아를 만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한국은 유럽이나 남미팀에게는 열세이지만,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5승 2무 3패를 기록하며 북중미(4승 2무 1패)와 함께 우세를 기록중이다. '어게인 2019'를 노리는 한국축구는 내친김에 4강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운을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은 이제 김은중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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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월드컵 16강대진표 김은중호 에콰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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