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했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너희들 다 이렇게 죽게 만들어 놓고... 너희 억울함 풀어주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 엄마, 아빠한테 힘 보내줘."
엄마는 휴대전화 속 2002년생 생일이 적힌 봉안함 사진을 보며 연신 딸에게 이야기했다. 14일 오후 5시께 용산 대통령실 앞, 13명의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의 연좌 농성을 지키고 선 경찰 대열 발치에서다. 고인의 어머니는 휴대전화 속 사진을 50여 명의 경찰 대열을 향해 비추고는 "경찰들 이렇게 많아. 그때 10명 정도만 도와줬다면... 너희들 원한 꼭 풀어야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4개 종단과 함께 대통령 면담과 공식 사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면담 요청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을 다시 요청했다. 접견실 등의 공간에서 면담 요청 서류를 직접 전하고, 관계자로부터 관련 설명을 직접 듣겠다는 요구였다.
"어떻게 이렇게 한 번을 안 나오나"... 4개종단 "대통령 결단 촉구"
▲ 청와대 행정관(왼쪽)에게 정식으로 민원 서한을 접수를 요구하는 이태원참사 유가족들. 민원실로 향하는 길은 경찰이 막아섰다. ⓒ 이희훈
▲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준비된 입장문이 구겨졌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지난달 23일 이후 벌써 3번째 면담 요청이었다. 대통령실은 당시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요청에 대한 답은 이날도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 : "이렇게 하니 만나주더라, 그게 되면 안 되잖아요."
유가족 : "(다음에 만날 수 있다는) 그 말을 (대통령실) 행정관 그 분한테 듣고 갈게요."
대통령실의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 사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선 유가족들과 경찰의 대치가 반나절 내내 벌어졌다. 대부분 희생자들의 어머니들이었다.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경찰들을 향해 "내 새끼들 죽어갈 땐 왜 안 지켰느냐"며 오열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쥐 죽은듯이 해야 하나요? 누구한테 이야기해야 하는데요. 면담 신청했는데 대답을 안 해주잖아요. 왜 우리한테만 그만하라고 하냐고..."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또 다른 희생자의 어머니는 경찰 대열을 파고들다 그대로 아스팔트 위에 누워 소리쳤다. 오후 6시께, 길바닥에 주저 앉은 어머니들은 하나둘씩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경찰 제지 과정에 대한 항의를 전한 한 유가족은 "우리 아들 얼굴을, 영정을 아직도 못 본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한 번을 안 나오느냐"고 외쳤다.
경찰 측은 유가족 일부와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대면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이종철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유가족들에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무릎 수술을 했다는 한 유가족은 길바닥에 주저앉아 핫팩을 무릎에 붙이고 연신 다리를 주물렀다.
오후 6시부터는 일교차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답변을 기다리던 이 대표는 결국 유가족들에게 "다 퇴근했다는데, 건물 안에 있을 거라 본다. 국민들 외면하고 참사 피해를 인정 않는 세계 유일한 나라다"라면서 "여기 있다가 병 나면 우리들만 손해고, 할 일이 없어진다. 힘내서 다시 오자"고 했다.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위한 연좌 농성은 이렇게 7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4개 종단 대표단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이날 4개 종단은 입장문에서 "대통령은 상처 입은 유가족과 만나 사과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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