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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들의 학교에 쓰이는 교육교부금이 뜨겁습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이어 경제정책방향도 재편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교육계 전체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학에도 사용하자는 재정당국 의도에 대해 교육감이 토론회에서 강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정당국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학생 줄어드니 교부금 줄이자'입니다. '줄이자' 대신 '재편'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되었든, 학교에 들어가는 돈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단순하면서 명쾌합니다. 교육청이 방만하게 운영하는 듯 보이니, 고개가 끄덕거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뒤가 안 맞습니다.

재정당국 논리와 관련하여 몇몇 그림이 제시되곤 합니다. 교부금 증가와 학생수 감소를 겹쳐서 보여주기도 하고, 학생 1인당 교부금 추이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과 유사하지만 다른 그림 또한 있습니다.
 
왼쪽 그림은 본예산 증가와 인구 감소, 오른쪽 그림은 국민 1인당 본예산, 기재부 논리가 맞다면 인구 감소하니 예산을 줄여야 한다.
▲ 인구 주는데 예산은 증가 왼쪽 그림은 본예산 증가와 인구 감소, 오른쪽 그림은 국민 1인당 본예산, 기재부 논리가 맞다면 인구 감소하니 예산을 줄여야 한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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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20년 인구 데드크로스 이후 인구가 감소 중입니다. 주민등록 현황으로는 2019년 5184만 명에서 2020년 5182만 명, 2021년 5163만 명, 2022년 5월 5158만 명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 본예산은 증가 중입니다. 2019년 469.6조 원에서 2020년 512.3조 원을 거쳐 올해 607.7조 원입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예산은 늘어납니다. 왼쪽 그림입니다. 국민 1인당 본예산을 산출하면 2019년 905.7만 원에서 2022년 1178.1만 원으로 뛰었습니다. 30.1% 늘었습니다. 오른쪽 그림입니다.

재정당국이 교부금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정부 예산에서 벌어집니다. 기재부 논리대로 하면, 기재부가 만지는 예산을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허점은 또 있습니다. 정부는 저출생 등 인구구조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있습니다. 교부금 줄이자는 논리가 맞다면, 저출생 대처도 줄여야 합니다. 그건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 곤란합니다. 곧, 재정당국 이야기는 앞뒤 안 맞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재정당국 이야기가 허점이 있음에도 통용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교육청이 방만한 운영으로 비춰지는 모습도 한 몫 합니다.

현금이나 현물을 나눠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교육재난지원금의 경우 처음 시작할 때는 코로나 시기, 불용 급식예산을 모아 지원하는 좋은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해에는 가만히 있다가 교부금 늘어나자 일부 교육청이 가세하면서 '돈 생기니 선거 앞두고 뿌리네'라는 구설에 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태블릿 PC 나눠주기 또한 사업 취지와 상관없이 '돈이 남아 주체를 못하는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그러니 한번 더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새로 취임한 교육감들 중에 나눠주기 공약을 제시한 분들은 심사숙고를 권합니다.

수도권 교육청 중에서 2곳은 1600억 원대 신청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 곳은 올해 입주하고, 한 곳은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높고 멋진 건물을 보며 뭐라고 생각할까요. 잘 설명하지 않으면 '돈을 쌓아두고 있다더니 정말이구나' 할 겁니다.

교육청의 효능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교부금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학생은 더 감소하구요.

올해 5월 기준, 0~5세 영유아는 지금 학생들보다 10~20만 명 적습니다. 당장 초등학교에 들어옵니다. 경기도 등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충격이 있을 겁니다. 통폐합되거나 문 닫는 학교가 속출할 수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는 한 학년에 40만명대인데, 지금 0~5세는 그것보다 10~20만명 적다, 그 충격은 영유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시작될 예정이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서 주민등록인구현황 추출
▲ 0~5세 인구 초중고등학교는 한 학년에 40만명대인데, 지금 0~5세는 그것보다 10~20만명 적다, 그 충격은 영유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시작될 예정이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서 주민등록인구현황 추출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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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를 기회로 삼자'는 말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 순간이 곧 옵니다. 지금 교육감의 임기 내에 파도가 밀려올 겁니다. 교육청 본연의 사업, 교육활동이 관건입니다. '학교가 내 아이를 잘 챙겨주는구나' 등 교육활동에서 얼마나 효능감을 주느냐, 맞춤교육과 책임교육이 이루어지느냐가 포인트입니다.

교부금을 지키고 싶으면 교육청의 효능감을 모색하십시오. 교육학이 꿈꾸는 '완전학습'의 기회가 도래했는지 모르겠으나, 교육감의 실력을 보여줄 시기는 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레디앙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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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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