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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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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지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는 등의 조직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선거 유세가 한창 진행 중이던 때에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의지 역시, 당선인이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여가부가 "이제는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데, 나는 더 이상 무너질 억장도 남아 있지 않아서 제법 담담하다.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와 '양육· 부양을 포함한 가족 기능의 지원' 등 끝나지 않은 소명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여전히 의구심만 남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지난 3월 8일에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워싱턴 포스트>에 윤 후보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규정한 인터뷰 내용이 실리자, 국민의힘은 이것이 '행정상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원문을 공개하며 그것이 실수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결국 여가부는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는 당선인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인가. 이수정 교수는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해서 여성 정책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고, 나 역시 이에 희망을 건다. 그러나 선거 기간 내내 그들이 또렷하게 부각시키던 일곱 글자 '여성가족부 폐지'는 그 기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내 오해이길 바란다.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깨달은 사람들

여러모로 웃을 수만은 없던 선거 기간이 지났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나에게 희망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기도 했다. 지인들로부터 들은 유쾌한 고백들이 바로 그것이다.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해 온 것이다. 그것도 윤 당선인 때문에.

'구조적 성 차별이 없다'는 윤 당선인의 말에서, 성 인지 예산이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서, 나의 지인들은 수시로 울컥하고 주먹을 불끈 쥐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과거에 '자신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 한 다른 일에는 좀처럼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나를 놀라게 했던 지인까지도, 이번 선거에는 저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개 여성이지만, 남성 역시 포함된다. 그는 집 안팎에서 뼈빠지게 일하고도 어딘가 모르게 위축되어 있던 엄마 때문에, 가까이에서 지켜본 연인의 고단한 일상다반사 때문에,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영영 모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자신은 성 평등을 지향하는 페미니스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머슴론' 윤석열 당선인에게 남기고픈 당부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막바지에 '머슴론'을 펼쳤다. "돼먹지 못한 머슴은 갈아치워야" 하며 "정직한 머슴과 나쁜 머슴, 주인 뒤통수치는 머슴을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분제를 떠올리게 하는 그 말이 마뜩지는 않지만, 그 표현은 윤 당선인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윤 머슴님, 부디 주인을 잘 섬겨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십 대 남성 이외에도, 이 땅의 모든 연령과 성별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기를. 부디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퇴임하는 그날까지 국민들의 가슴을 수시로 웅장하게 만들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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