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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사회, 청년들이 숨 쉴 틈 없는 현실입니다. 청년들의 삶 속에서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청년들을 만납니다. 건조한 분석과 통계만으로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다양한 삶과 고충을 전부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를 보는 청년들도 인터뷰하고 싶어요! 연락주세요! - 기자 말
 
나를 표현하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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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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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상경계열 복수전공을 하는 인문계열 학생이고요. 뭐 더 필요한가요?(웃음)"

- 너무 짧은데, 자기 자랑 좀 해주세요. 나는 이걸 잘 한다!

"단점일 수도 있기는 한데 어떤 것을 볼 때 단점을 잘 찾는 거 같아요. 공모전 같은 걸 해도 아이디어의 단점을 찾아 보완해나가는 장점이 있다. 근데 갈등을 좋아하지 않아서 참기도 하고." 

- 여가시간엔 주로 무엇을 하나요?

"취미는 어려워요. 요즘 받는 질문 중에 '뭘 하고 싶냐', '뭘 좋아하냐' 하는 것들이 가장 대답하기 어려워요. 좋아하는 걸 찾는 중인데. 일단 시간이 날 때는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하고, 술도 좋아하는 편이고(웃음). 혼자 있을 때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봐요. 인터넷 웹서핑만 해도 시간이 엄청 잘 가고, 아! 산책하는 거 엄청 좋아해요."

- 곧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서 정치가 이런 것들을 해결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보장해주면 좋겠어요. 지방격차가 경험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해요. 공모전도 모든 일정이 서울 중심이니, 비용이나 시간을 생각하면 엄두도 못내요. 인턴을 뽑는 회사도 애초에 양질적으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나마 학교에서 진행하는 현장체험학습이 있긴 한데 기업입장에서 크게 스펙으로 쳐주지 않으니까. 지자체에서라도 보증이 되는 활동들을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2016년에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에게 2016년 촛불집회의 기억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궁금해졌다. 

- 16학번에게 촛불집회는 어떤 기억인가요?

"정권이 바뀌면 뭔가가 바뀔 거라고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근데 저는 크게 바뀔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요. 대안이 없어서 대체제로 뽑힌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부지리로 대통령이 됐달까." 

- 현재 정권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아요.

"국회의원 선거 결과도 너무 압도적이었죠? 견제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 정부는 인사(人事)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리고 너무 본인들의 잘못에 관대해요. 그 중에서도 부동산정책이 가장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세금을 많이 부과하면 다주택 소유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참."
  
- 만약 내가 정치를 한다면, 정치인이 된다면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지방분권이요. 지방세를 거두면 부산에서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세금활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중앙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 사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부산은 해운 쪽을 살려야한다고 봐요. 해양금융도시로서 자기 색을 확실히 하면 어떨까. 또 요즘 주 4일제 이야기가 많은데, 지향점은 공감하고 법제화하는 것까지는 산업특성을 고려해야한다고 봐요."

- 지방분권, 지방발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부산에 정착하고 싶은가요?

"네. 부산에 있고 싶어요. 서울은 너무 사람도 많고. 있고 싶은데 있을 수 없는 그런 (웃음)"

내가 다음 질문을 고민하는 동안 청년도 뭔가를 고민하더니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국회의원들도 어느 정도의 기준을 충족해야 해요. 시험을 친다던지. 법을 만드는 사람이면 당선 후에 적어도 법조문 해석에 대해 배운다던지. 국회 참석률도 최소 참석률을 정해놓고 미달되면 조치를 취해야 해요."

"또 교육의 측면에서, 정시측면을 늘리되 국립대는 늘리고 사립대는 재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수시비중을 더 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나? 사교육 문제가 많긴 하지만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든 공교육이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다방면에 관심이 많네요. 한국사회를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갈등이요. 세대별, 성별별 갈등이 심한 사회에요. 서로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평생 정답을 정해놓고 시험을 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상대방의 입장은 무조건 틀렸다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되니까 점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이 심해지는 거 같아요. 이미 넘쳐나는 갈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 같은데요?" 

- 갈등이 해소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 기회가 불평등한 것도 갈등의 원인인 것 같아요. 사회적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이 되진 않을 거 같고, 교육적 측면에서는 다름을 많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토론을 하는 문화가 필요할 거 같아요. "

- 기성정치가 청년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MZ세대는 너무 포괄적으로 묶은 것 같아요. 정치권에서는 공통키워드로 묶어서 분석하고 싶어하잖아요. MZ세대는 좀 더 개성이 많은 세대인데 너무 넓은 카테고리로 묶어서.. 그리고 은연중에 약간 무시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너네 약간 어려서 그렇다' 이렇게. 근데 큰 일은 다 어린 애들이 했어요. 4.19 혁명같이. 지금 586세대도 자기들이 젊었을 때 사회운동을 한 건데. 우리에게 (어려서 안 된다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진보정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양당구조가 강한 상황이라 어쩔 순 없지만 아쉬워요. 정책이 많이 묻히니까. 정책을 많이 보는 요즘이긴 하지만 결국 될 것 같은 곳에 투표를 하지 않나. 하지만 계속해서 대안을 제시한다면 지지 않을 것 같아요.

진보세력이 이야기 하는 내용이 아직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현실가능성이 없어보이거나 이걸 굳이 왜 지금 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또 지금 정부의 복지정책에 반감이 많이 생긴 세대이기도 해서." 

26살의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 인터뷰를 시작하며 분명 '정치,경제,사회 분야에는 넓지만 얕은 지식 뿐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래놓고 네시간 동안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부산에 머물고 싶다는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산이 멀지 않은 미래에 <노인과 바다>가 될지 모른다고 청년유실을 걱정하던 정치권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과연 청년이 부산을 외면하고 있는걸까?

태그:#청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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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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