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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9일 투쟁 끝에 신라대 청소노동자는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현장 복귀 직후 노조는 주0000 업체와 단체협약을 맺고 새로운 출발을 하였다. 직접고용 쟁취하지 못했지만 오랜 투쟁 끝에 승리한 청소노동자들은 이후 평화로운 신라대를 기대했다.  

2014년 농성 이탈 7인 학교에 돌아오다

신라대 2014년 농성 투쟁 중 합의를 앞두고 7명의 조합원이 투쟁을 접고 집으로 돌아갔다. 남은 조합원들은 떠나는 조합원들에게 조금만 더 해보자고 이야기 했지만 각자 개인 사정을 말릴 수는 없었다. 

5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학교는 합의서를 만들었고 그 합의서에 이탈자 7명을 제외한 전원이 복직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5월 16일 주0000과 단체협약을 통해 이탈자 7명과 부족 인원 3명을 더해 10명을 노조 추천으로 신규채용할 것을 합의했다. 5월 말 부산일반노조 추천으로 9명의 청소노동자가 새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주0000은 6월 16일 농성에서 이탈한 7명을 다시 채용할 수 밖에 없다며 학교에 들어오게 허가했다. 이탈자 7명은 한국노총에 가입하여 다시 일을 하게 해달라며 학교에서 시위를 했다. 뿐만 아니라 이탈자 7명은 보안업체 직원을 학교에 대동하여 신규 채용 9명의 청소구역 청소를 시작하였다.  

주0000은 농성 이탈자 7명의 고용에 대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며 신규채용 9명에 대해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추천 신규 조합원 9명은 9개월간 임금도 받지 못하고 신라대에 출근하였다. 

용역업체는 이 사태의 원인은 노동자의 갈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반면 노조는 2014년 1월부터 5월 13일 농성 투쟁 기간에도 주0000 관리소장은 노조 조합원들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민주노총에 있으면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국노총에 가입하면 조합비도 싸고 외부의 집회에 불러내지도 않고 편하다고 선전하면서 탈퇴하여 한국노총에 가입할 것을 독려하였다고 하였다. 
 
청소노동자 탄압하는 용역업체 규탄 피켓
▲ 청소노동자 죽이는 용역업체 물러가라 청소노동자 탄압하는 용역업체 규탄 피켓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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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역사,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주0000의 민주노조 와해를 위한 움직임에 대해서 부산일반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법원 소송도 하며 대응을 했다. 결국 9개월간 투쟁 끝에 법은 노조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주0000은 신규 채용 9명의 9개월간 임금은 보상하지 않고 폐업을 하였다.

또한 용역업체는 1년간 노동자 월급에 4대 보험비를 떼가고 실제 보험비를 납부 하지 않기도 했다.

"용역 업체의 민주노조 와해를 위한 꼼수에 치가 떨렸어요. 끝까지 싸웠지만 결국 신규채용 9명 9개월간 임금도 못 받고, 4대 보험비도 횡령당했어요.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이렇게 무시해도 됩니까."

2021년 신라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조치가 취해졌을 때 2014년의 비극과 비슷한 일이 재현될 뻔했다. 21년 투쟁 시작 전에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는 해고 되기 1달 전부터 전원 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을 진행했다. 농성 투쟁 돌입 전까지 부산일반노조는 한국노총 조합원들에게도 투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투쟁에 함께하지 않았고 2월 23일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만 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4월 13일 한국노총 조합원들도 침묵 끝에 투쟁을 시작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학교 측과의 면담 시 향후 학교 상황이 나아지면 반드시 기존 인원들에 대해 재고용을 보장하겠다는 학교 측의 약속을 믿고 그날만을 기다리며 우리의 삶의 터전인 신라대의 발전과 번영을 간곡히 기원하며 지내왔다." - 한국노총 성명서 내용 중 발췌
 
2021년 4월 12일 발표된 한국노총 성명서
▲ 한국노총 대자보 2021년 4월 12일 발표된 한국노총 성명서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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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는 민주노총에게는 학교 경영이 어려워서 전원 해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 한국노총에게는 학교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끼리 싸우길 원했을 거예요. 왜냐면 둘이 앙숙이고 서로 보기만 해도 헐뜯을 거라는 걸 자기들도 아니깐요. 하지만 우리 목표는 한국노총과 싸우는 게 아니잖아요. 그들도 투쟁하라고 해요. 차라리 뒤에서 총장과 이야기 하는 것보다 같이 싸우면서 학교에 전원해고 철회와 직접고용 요구하는 게 낫지요." - 민주노총 조합원

신라대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어느 편을 들기 어렵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고 서로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21년은 2014년과 달리 한국노총, 민주노총 두 노조의 갈등 없이 전원 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대 청소노동자는 직접고용 쟁취할 수 있을까?

2021년 신라대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투쟁도 쉽지 않다. 주0000 업체 폐업으로 새로 들어온 W0000는 신라대 청소노동자 용역을 2015년부터 맡았다. W0000는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타 대학 용역을 맡고 있었고 노조와 문제 없는 업체로 유명해 노조가 추천한 업체였다. 실제로 2015년과 2021년 사이 노사분규가 없을 정도로 친노조적인 업체였다.

하지만 2021년 집단해고 투쟁 과정 속에서 W0000 또한 용역업체의 한계를 보여줬다. 학교는 용역업체를 통해 다시 간접고용을 통한 복직 전략을 짜고 있는 증거가 W0000 업체 사장 양심 고백을 통해 드러났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이다 보니 00팀장의 용역 제안에 약간 흔들렸습니다 여사님들 석 달 동안 투쟁을 이어오고 계시는 궁극의 목표가 직고용이었는데 달콤한 유혹에 잠깐 흔들렸습니다. 오늘 학교에 올라간 이유도 000팀장 만나서 우리는 용역계약 안 한다는 말을 전하러 갔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신라대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여사님들 고생하시는데 회사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 W0000 업체 사장

W0000 업체는 2021년 해고 직전까지 조합원들과 우호적인 관계였고 투쟁 중에도 필요한 물품을 후원할 정도로 투쟁을 지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간접고용으로 복직시키기 위해 W0000 업체가 나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합원들은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

"지난 6년간 문제 없이 지냈던 업체도 용역 업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학교 측의 달콤한 유혹에 자본을 움직이는 용역 사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건 현실이죠. 이번에는 절대 용역을 통한 간접고용 안 됩니다. 직고용 쟁취해서 학교와 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는 일 없도록 해야 합니다." - 민주노총 조합원

신라대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길은 험난하다. 하지만 W0000 업체 사장 양심고백 이후 학교에서는 직접고용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였다.

학교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해고 철회에 대한 내용은 합의를 모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고용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재고용 방식에 대해서는 각 노총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라대 청소노동자 투쟁은 직접고용 쟁취로 결론이 날 수 있을까? 6월 2일이면 농성 100일이 되어 간다.
 
2021년 투쟁 사진
▲ 2021년 집단해고 철회 직접고용 쟁취 투쟁! 2021년 투쟁 사진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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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신라대청소, #신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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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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