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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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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근 외신 보도에 의하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효능 면에서 월등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심각하다."

18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제1야당을 책임지는 사람의 말이라기에는 너무나 경솔했다.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의 말은 언론에서도 굉장히 비중있게 다루고 있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의 이번 발언도 상당수의 매체에서 받아썼다. 김 위원장은 정부를 비판하고자 말했겠지만, 오히려 국민의 백신 불안감만 부추긴 꼴이 됐다.

정부 비판하기 위해 '백신 신뢰' 낮추는 국민의힘

김 위원장의 말은 사실과도 다르다.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긴 하지만, 증상의 중증화를 방지하는 효과는 다른 백신과 차이가 없다. 일부 전문가들이 65세 이상 접종 연기를 아쉬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문제적인 것은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김 위원장이 뒤이어 언급한 부작용은 '고열', '구토증', '경련'이다. 김 위원장은 프랑스 일부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을 호소한 외신 내용을 인용한 국내 보도들을 참조한 듯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은 애초에 '효능' 부문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안전성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에 도입될 백신 중에는 치명적이고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즉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백신은 없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열이나 구토증 등의 부작용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은 이들 사이에서도 일어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만 특별히 발생하는 문제도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줄곧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낮추는 발언들을 이어오면서 '백신 불안'을 키우고 있다. 

15일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을 발표하자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한국에서 시행하는 백신의 안전성은 안심해도 된다면서 65세 이상은 맞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65세 미만은 맞아도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65세 이상 접종 보류의 이유는 '효과를 입증할만한 임상시험 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교묘하게 접종 연기의 이유가 '안전성 문제'인 것처럼 왜곡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 역시 1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유럽국가들이 줄줄이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라며 "11월 집단면역이 결코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을 정부도 알고 있을 것이다 (...) 백신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친 데 대해 인정하고 국민께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논평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불허한 유럽국가는 스위스뿐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대부분 승인했고, 일부 국가에서 한국처럼 65세 이상 접종에 대해서만 보류한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부에 날을 세우는 것이야 야당의 책무라고 하더라도, "11월 집단면역이 결코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을 언급한 대목은 국민을 향한 저주에 더 가까워보인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백신에 대한 신뢰를 낮췄다고 말하지만, 스스로 책임이 없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백신 후진국'(12/24 김종인 비대위원장), "국민들이 모르모트입니까?" (12/21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도입 비판하며) 등의 말이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돌아봐야 한다. 

SBS, 의료진의 근거없는 '백신 불신' 전달해서 불안감만 키워
 
 SBS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일부 의료진 거부> 보도의 일부
 SBS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일부 의료진 거부> 보도의 일부
ⓒ SB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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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SBS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을 심화하는 보도로 논란을 빚었다. 19일 SBS 8뉴스의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일부 의료진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는 간호사 2명의 접종 거부 사례를 중점으로 의료진 사이에서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백신을 거부하는 간호사들은 모두 '부작용'을 우려했다. A 간호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임상시험 중에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을 저도 최근에 확정된 후에 알게 됐거든요. 그것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는 상태라서 접종 거부했습니다"라고 전했고, B 간호사는 "(업무배제 당할 경우) 부작용이 생기면 뭐 병원 측에서 보장해줄 것도 아니고 사실 저는 그렇게 된다고 하면 사직서 쓰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리포팅 뒤에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백신과의 연관성 없음)라고 지적했지만, 보도의 제목이나, 의료진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백신 불안만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 누리꾼 사이에서도 의료진보다는 정부를 비판하는 반응이 더 컸다.

취재한 의료진의 말에 대해 '우려스러운 의견'이라고 분명하게 적시하지 않는 이상 '의료진마저 불안해 하는 백신'이라는 인상만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여러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료진의 접종 거부는 위험하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했어야 할 내용을, '백신 맞을 바에 사표낸다'라는 말에만 집중해서 보도한 것이다.

또한 보도 말미에 "일부 의사들은 아예 코로나 백신 전체를 불신하는 성명서를 냈는데 사흘 만에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 관계자 1417명이 서명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이 역시 일부 인터넷 매체가 맥락 없이 인용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성명서는 애초에 '아스트라제네카'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해당 성명이 올라온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 법안에 반대한다'는 사이트의 관점은 모든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나 효과를 부정하고 '백신을 맞지 말자'는 관점에 더 가깝다. 수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부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1417명이 서명했다고는 하지만, 이름, 직업, 이메일만 기재하면 되는 형식이라 서명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가짜 이름과 가짜 이메일로 서명을 수차례 반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SBS의 보도는 의료진의 그릇된 생각을 비판하는 쪽이 아닌, 최근 논란이 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형태로 전달이 된 측면이 크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이 보도를 인용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26일부터 요양시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시작되는데, 일부 의료진들이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뉴스에 나온 요양병원의 한 간호사는 접종을 강요하면 사표를 내겠다고 한다"라며 "아스트라제네카 1번 접종을 대통령부터 하라"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5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SBS에서 취재한 의료진의 행태는 '백신 음모론자'에 가깝다. 수많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곁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백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의료진을 비판하기는커녕, 그들의 '근거 없는' 말을 그대로 전한 보도가 과연 우리 사회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흔들지마라
 
 대한간호협회가 16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회관에서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모형(주사액 병).
 대한간호협회가 16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회관에서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모형(주사액 병).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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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는 현 상황에서 장단점이 분명하다. 장점은 보관과 유통이 용이해서 접종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해, 대규모로 빠르게 접종하는 것이 가능하다. 보관에 어려움이 없어서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찾아가는 접종'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단점은 현재까지 드러난 임상시험 결과로 보면 예방 효과가 화이자나 모더나처럼 90% 이상이 아닌 62~70%라는 점이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시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는 다른 백신과 동일한 수준이며, 예방률 역시 현재 미국에서 진행중인 대규모 3상시험 결과로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4차 대유행이 언제 올지 모르는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많이' 접종하느냐다. 시간이 많지 않다. 백신 접종률이 굉장히 낮은 상황에서 또다시 대유행이 발생하면 의료 체계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접종률을 최대한 올려놓은 상태에서 대유행을 맞는다면 확진자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고, 중증 환자 발생도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백신 선두주자'였던 아스트라제네카만 믿고, 다양한 백신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 점은 '전략 실패'다. 하지만 수개월째 왜 전략이 실패했냐고 따질 수만은 없다. 적어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성에 문제 없다'는 전제는 전 국민이 공유하도록 야당이나 언론이 도와야 할 시점이다. 진심으로 국민들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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