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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 날, 김원규 의원(국민의힘, 달성군)은 5분 발언을 통해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예정된 LNG 발전소 건설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 의원에 따르면, LNG 발전소 건설계획은 한국남동발전이 대구시에 사업을 제안했고, 2018년 11월 대구시의 유치동의로 시작됐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환경문제가 있는데도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한다며 반발했습니다. 2020년 2월 발전소 건설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시 의장과 경제부시장에게 주민 1만2천여 명의 반대 서명부를 전달했습니다. 최근에도 대구시청 앞에서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집회를 여는 등 이들의 LNG 발전소 사업철회를 요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LNG 발전소 갈등, 대구시와 대전시의 차이

여기까지는 행정 과정에서 자주 보이는 일이라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날 김 의원에 발언에는 그냥 넘어가기에 이상한 내용이 있습니다.

"대구시는 'LNG 발전소 건립사업은 국가사업으로, 사업철회에 대한 권한은 한국남동발전 소관이다. 또 사업허가권자는 대구시가 아니고 산업통상자원부니 중앙부처에 문의하라'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분명 대구시가 발전소 유치에 동의했는데, 사업 철회는 우리 소관이 아니니 중앙부처에 문의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서 보내준 대구시의 공문(2018년 11월 작성)에는 분명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귀사에서 제안한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융복합형 청정에너지단지 조성사업에 대하여 유치 동의하오니 관련 법규에 따라 적극 추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유치 동의를 넘어 적극 추진해 달라고 했던 사안을, 왜 이제 와서 '소관이 아니다'라고 할까요? 관련 부서인 대구시 물산업에너지과에 물어봤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청정에너지로 분류되는 LNG, 국가 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산업단지 입주기업 경쟁력 강화, 일자리 문제 등)을 고려해서 유치 동의했으나 모든 주민들이 다 반대하면, 사실상 대구시도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중앙부처에) 전달할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까지는 남동발전이 주민들에게 환경오염 문제 등 잘못된 선입견과 실현되는 혜택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의 이런 대응은 대전시가 약 2년 전 보여준 태도와 매우 비교됩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0일 오후 서구 기성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개최된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주민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LNG 발전소 건설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019년 6월 20일 오후 서구 기성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개최된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주민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LNG 발전소 건설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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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2019년 6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유치·건설하려고 했던 LNG 발전소 건설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은 한국서부발전이 2018년 8월 대전시에 서구평촌산업단지 입주 문의를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듬해 3월 대전시, 한국서부발전, 대전도시공사가 LNG 복합발전단지 건설 MOU를 체결하면서 구체화했지만, 이후 주민들이 반대에 나섰습니다.

이에 허태정 대전시장은 주민 간담회를 열고 "시민이 동의하지 않는, 시민이 원하지 않는 사업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방침과 의지로 평촌산단 LNG 발전소 건설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대전시가 주체로 나서서, 대전시장이 직접 사업중단을 밝혔다는 점입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 사안에 선을 긋는 대구시의 입장과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LNG 발전소의 유·무해 논란을 떠나, 시민들은 어디가 더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구시에는 이미 좋은 카드가 있다, 쓰지 않았을 뿐

사실 대구시에는 이같은 갈등을 해결할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대구시의회는 2019년 5월 김성태 의원(더불어민주당, 달서구) 대표발의로 '대구광역시 공공갈등 관리 및 조정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 바 있습니다. 대구시의 정책·시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간에 원만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도록 돕고, 공공갈등을 줄인다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이 조례는 적용대상 범위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조(적용대상 및 범위) ① 이 조례의 적용대상은 지역 내에서 발생하여 지역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다음 각 호의 갈등으로 한다.
1. 시정 갈등 : 시의 공공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이 예상되거나 발생된 갈등
2. 그 밖의 갈등 : 시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갈등
 
달성군의 LNG 발전소 건설계획을 '시의 공공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이 예상되거나 발생된 갈등'으로 해석한다면, 이 조례의 적용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구시 공공갈등 관리 조례는 "시장은 공공정책 등을 수립·시행·변경할 때 시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시민과의 이해 상충으로 인해 과도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갈등 영향분석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또한 시장은 특정 시책 및 현안 해결을 위한 숙의적 합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시장 소속의 대구광역시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달성군의 LNG 발전소 건설은 갈등 영향 분석이 필요 없을까요?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해결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근무 직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구시청별관이 폐쇄됐다. 사진은 2월 26일 대구시청별관 모습.
 대구시청 별관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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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할 만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기획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정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를 언급하며 "공론화위원회는 공공갈등 관리 및 조정에 관한 조례에 따라 여러 가지 시민들 삶의 이슈가 되는 것에 대해 공론화 위원회를 꾸릴 수 있어서 그에 근거해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구경북행정통합도 공론화위원회를 꾸려서 하는데, 시민들 삶에 영향을 미치는 LNG 발전소 건설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좋은 조례가 이미 마련됐으니, 대구시가 좀 더 폭넓게, 시민의 삶에 도움 되는 일들에 적용하길 바라봅니다.

LNG 발전소와 관련해 공론화위원회 등의 방법을 채택할 수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대구시 담당자는 "고려해볼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태그:#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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