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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서초·동작 청년들과 함께 알고 싶은 가게를 소개해드립니다. 관·서·동 청년세대 지원센터 '신림동쓰리룸'과 '프로딴짓러' 박초롱 작가가 안내하는 '관서동 사람들'은 당신 주변의 바로 그 사람들이 동네에서 먹고, 살고, 나누고, 웃는 이야기입니다.[편집자말]
 브레디언 외부
 브레디언 외부
ⓒ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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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빵집이 한바탕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을 때, 많은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았다. 골목마다 서있던 은혜빵집, 곰돌이제과점 대신, 똑같은 영어 이름 간판들이 곳곳에 달렸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자신만의 스타일과 강점으로 다시 문을 여는 동네 빵집들이 생겨났다. 제철 음식을 활용해 매일 내놓는 빵의 종류를 달리하는 집부터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화려한 색과 장식으로 승부를 보는 가게, 식빵 하나만 밀고 있는 빵집까지. 자기 가게를 지키고자 하는 사장들의 생존 전략은 남달랐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빵집 브레디언도 시대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있다. 브레디언 사장의 최근 전략은 건강빵, 다이어트빵, 저탄수화물빵 만들기다. 제과제빵 경력이 삼십 년 가까운 그가 동네 빵집 사장으로서 살아남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에서는 지역 가게를 소개해 지역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네 상권 안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 '관서동 사람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 가게 차리기, 이상과 현실은 달라요

- 브레디언은 온라인에 건강빵집으로 알려진 것 같아요. 건강빵을 만드는 이유가 뭔가요?
"건강빵, 다이어트빵, 저탄수빵 등을 팔고 있어요. 사실은 제가 건강빵에 가장 자신이 있어서 이걸 밀고 있다기보다는, 작은 동네 빵집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더 가까워요(웃음).

동네의 작은 빵집은 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요. 처음에 빵집을 냈을 땐 뭣도 모르고 빵 종류도 다양하게 하고 양도 많이 만들었죠. 그러다 보니 다 팔기가 힘들었죠. 작은 가게는 작은 걸 하나만 잡아야 한단 걸 알게 됐어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모든 종류를 다 갖추려고 하다 보면 만드는 사람의 체력이 버텨내질 못하고, 단가도 맞출 수가 없거든요."

그의 솔직한 대답이 재미있었다. 브레디언의 사장은 살아남기 위해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택한 셈이라 했다. 그럼 그가 좋아하는 일은 뭐였을까? 

- 그럼 자신 있는 빵은 따로 있나요?
"다 잘 만들죠. 저희 빵집에 과자가 많거든요. 예전에 회사에서 일할 때 과자랑 케이크만 십 년 만든 적도 있었어요. 어떻게 잘 안 만들겠어요? 지겹게 만들었죠. 그래도 제가 만들었을 때 더 재미있는 빵들은 있죠. 저는 과자보다는 빵을 만드는 게 더 재밌어요. 손맛도 있고 부푸는 모양도 보기 좋고요."

- 개인 빵집을 열기 전에는 회사를 다니셨어요?
"브레디언을 차리기 전에는 청담동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부장 베이커이자 파티셰로 일했어요. 빵은 1991년도부터 만들었으니 꽤 오래 됐죠. 그중에 25년은 여러 직장에 속해서 빵을 만들었죠. 그러니 자신감이 생기죠. 이제 내거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퇴직하고 가게를 차렸어요. 브레디언을 운영한 지는 한 3년 됐네요." 
 
 브래디언 내부
 브래디언 내부
ⓒ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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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인이라면 자신의 가게를 열 때 자신감이 있을 법했다. 눈 감고도 빵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맛으로만은 성공하기 힘든 시대 아닌가. 독립한 후에 그가 과연 성공했을까?

"현실과 이상 괴리가 너무 컸죠. 유명 제과점에서 오래 일했으니 내가 하면 무조건 되겠지라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만들던 가락이 있으니 싼 재료를 쓰는 것도 용납할 수 없었고요. 원가 계산도 안 하고 비싼 재료 써서 막 만들어봤죠. 사람도 쓰고요. 반년 만에 돈 천만 원이 사라지더라고요. 속이 타들어 갔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누구 보여주려고 사업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남 따라 하는 건 안 되겠다. 내 색을 찾아야겠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20~30퍼센트의 마니아층이 생기더라고요. 내 색이 생기고요. 절박하니까, 피가 타들어 가는 것 같이 절박하니까 노력한 거죠."

- 작은 거 하나를 잡는 게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방법일까요?
"지금은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자기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해요. 내가 할 줄 안다고 욕심 부리는 거랑 현실에 맞추는 건 다르거든요. 세상은 냉정해요. 제가 그나마 3년을 버틴 건 현실에 발맞춰서 응용을 잘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기가 제가 들어오기 전에도 빵집이었어요. 그런데 그분은 못 버티고 나갔어요. 그 자리에서 3년 버텼으면 잘한 거죠." 

- 다른 것 해볼 생각은 안 하셨어요?
"평생 해 온 게 이 일인데요. 빵 만드는 게 또 재밌기도 하고요. 빵이 온도와 습도가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생각했던 것처럼 잘 만들어지지 않거든요. 빵은 진짜 정직해요. 제가 예전에 회사에 있을 때도 밑에 후배들이 빵 잘못 만들어 놓고서 이상하다고 하면 제가 꼭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네가 실수한 거지. 빵은 거짓말 안 한다. 그런데 그렇게 까다로운 빵이 온도, 습도, 반죽 같은 걸 다 잘 맞춰서 만들면 그렇게 예쁘고 맛있을 수가 없어요. 그렇게 만들어졌을 때 희열이 있죠." 

빵집 열고픈 후배들을 위한 조언
 
 브레디언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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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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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렇게 오랫동안 빵을 만들었는데도 아직도 빵을 만드는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게 천직 아닐까? 그는 어떻게 그렇게 딱 맞는 직업을 찾게 된 걸까?

"저는 상고를 나왔어요. 근데 공부를 잘 못 했죠. 친구 아버지가 제과제빵 재료 사업을 하시는데, 제가 친구 따라서 거기 갔다가 그 일을 하게 됐죠. 울산에서 오 년 정도 일하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여러 빵집에서 일했죠. 관련 회사에서도 일하고요. 오래 일했던 데가 청담동의 그 유명한 제과점이었어요."

- 청담동에 있었는데 왜 사당에 자리잡았나요?
"아무래도 적은 비용으로 하다 보니까 세가 싼 곳을 찾아오게 된 거죠. 지금 생각하면 가게 보는 눈도 못 길렀었고 너무 경험이 없었네요."

- 와보니 동네는 어때요?
"역세권이고 교통의 요지라 출퇴근 시간에는 사람이 빡빡해요. 1인 가구도 많고 원룸도 많이 생겨서 인구도 많죠. 빵 사러 오시는 분들 보면 외국인들도 많아요. 그런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오래 있지 않아요. 계속 바뀌죠. 단골이 생겼다 싶다가도 금방 사라져요. 단골들이 와주겠지하고 단골들만 믿고 있으면 안 되는 상권인 거죠. 새로 오는 손님들이 원할만한 빵을 계속 만들어야 해요."

- 젊은 사람들이 빵집을 해보겠다고 했을 때 해줄만한 말이 있을 것 같아요.
"빵 만드는 거 참 매력 있죠. 정말 빵 만드는 데 관심이 있으면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회사 생활할 때 후배들을 많이 가르쳐봤거든요. 근데 의외로 꾸준히 하는 친구들이 많이 없어요. 조금 힘들면 손을 놓으려고들 해요.

그런데 자기가 절박해지면 그럴 수가 없거든요. 가족이 있으면 책임감 때문에 눕고 싶어도 못 눕는다고요. 요즘 친구들은 자기만의 방식을 빨리 찾고, 사업에 눈이 빨리 뜨는 경우도 있으니까 자기가 그런 끈기만 있으면 좀 더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처럼 지나치게 기대감을 크게 가지지 말고 현실적인 이상을 잡고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 코로나19 때문에 영향이 좀 있었나요?
"완전 많죠. 월세 내려고 대출도 받았어요. 정직한 빵을 만드는 게 목표인데, 그렇게 만들어 팔다 보면 월세 내기도 힘들더라고요. 처음 시작하고 반년 만에 통장에서 천만 원이 쑥 빠져나갔을 때 이후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어요. 이제 장사 조금 안다 싶었는데 코로나가 다시 터져버리네요."

- 창업한 게 후회된 적도 있겠어요.
"후회는 안 해요. 어차피 시작한 거 이 악물고 가야죠. 올해만 넘기면 나을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은요?
"예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해보고 싶어요. 위치가 지금은 좋지 않지만 혼자 누워서 상상해보는 건 많죠. 올 사람은 올 테니까 아예 외진 곳으로 가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요. 아니면 한두 가지 집중할 걸 정해서 전력 질주해볼까 싶기도 하고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는 양손 가득 빵을 사 들고 집에 왔다. 담백하다고 속이 편하다며 사장님이 추천하신 캄파뉴빵과 감자와 단호박이 든 저탄수빵, 녹차크림타르트 등이었다. 처음엔 심심한 맛이었지만 며칠이 지나도 자꾸 그 빵이 생각났다. 심심하지만 속이 편한 맛.

어쩌면 동네빵집의 매력은 이런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달달하고 화려한 빵에 질렸다면 오늘은 동네 빵집에 한 번 들러보자. 빵처럼 담백한 사장님의 이야기도 얻어들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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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년센터 관악오랑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서울시와 관악구의 청년정책을 수행하는 중간지원조직입니다 :-) 현재 시설(관악구 신림동 241-22, 302)은 휴관 중이며 대부분의 지원업무는 온라인으로 진행 중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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