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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우리 학원 에어컨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1등급짜리가 없어요."
"1등급? 정말이야? 난 2년 전에 신상품으로 바꾸면서 당연히 1등급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중학교 2학년 시헌이는 공부할 교실의 에어컨을 켜고 리모컨을 주면서 말했다.

8월 21일,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전북지속협)에서 활동하는 시헌이의 엄마가 밤늦게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 행사처럼, 8월 22일 '에너지의 날'에도 지구환경 살리기 캠페인이 있으니 학원 가족들에게 홍보를 부탁드린다 했다.

2004년 8월 22일 제정되어 해마다 실시되는 '에너지의 날'에는 에너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미래를 대비한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 개발, 확대보급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한다.

그 중 대표적인 행사로 여름철 최대전력 소비 시간인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 동안 에어컨 끄기가 있다. 또한 밤 9시부터 5분간 전국 동시에 전등 끄기 행사를 한다. 한 학부모의 조언으로 3년 전부터 해마다 학원에서도 학원생 가족들에게 홍보하여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독려하고 체감하도록 교육해왔다.

지난 '지구의 날'에는 평일이어서 학원 안에서 학생들과 함께 '5분간 소등'을 실천했다. 그런데 이번 '에너지의 날'이 토요일이어서 어떤 방법으로 학생들의 가족 알리고 실천을 독려할까를 고민했다. 지금이라도 이 행사의 취지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학원밴드에 공지 글을 띄웠다.

"22일은 에너지의 날, 우리 모두 실천해보아요. 올해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우리들 삶의 터전을 힘들게 했으며, 현재는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지구인들이 힘들고 아픈 상황입니다. 이 모든 것의 원인 중 하나가 지구의 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인해 나타나는 기후변화입니다.

저탄소 생활과 에너지 절약으로 지구를 구하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의 소중함을 알고 지구를 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법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이 행사의 의미를 자녀분들에게 알려주시고 실천을 보이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전북지속협에서 다음 행사를 진행합니다. 먼저 1단계로 1) 오후 2시~3시, 에어컨 온도 26도로 설정하고 가동되는 모습을 인증샷 하기. 2) 오후 9시부터 "5분간 소등"하고 인증샷 하기.

2단계로 해당 페이스북 "전북지속협" 인증사진을 올리고, 댓글로서 참여의 마음을 써주세요. 페이스북을 안 하는 가족은 제 카톡에 인증사진 남기시면 참여 학생에게 아이스크림 쏠게요."


코로나로 젖히길 소망하면서

금주 간은 군산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사회적 거리 유지와 마스크 착용이 더 강화되었다. 확진자의 동선과 조금만 근접해도 학원의 출석을 방지하고 온라인으로 과제를 제시했다. 요즘은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져서인지, 오늘 '지구의 날' 행사에 대한 공지 글에 대한 답변이 신속했다. 오랫동안 학원생들과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내 모습을 보고 학부모들 역시 공부 이외의 다른 활동을 독려하는 학원장의 말에 매우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셨다.

1단계 실천, '오후 2~3시, 에어컨 온도 26도로 설정하기'를 30분 앞두고, 지인들을 포함해 100여 명의 가족들에게 단체 톡을 보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세대를 행복하고 깨끗하게 만들어 주실 분입니다. 자, 이제부터 여러분의 에어컨 온도를 26도로 설정해주세요. 에어컨이 없다면 시원한 선풍기 바람도 좋아요. 사진찍기 준비되셨죠."

2시가 넘어서자 정말 많은 분이 동참하는 사진을 보내왔다. 순간 왜 그렇게 가슴이 뭉클하던지. 대면으로만 살아갈 세상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얻어진 것이 있다면 '비대면의 자연스런 소통'이었다. 어떤 학부모는 이런 기회를 알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했고, 다른 분은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도 했다.

저녁 9시 10분 전, '5분간 전등 끄기' 참여를 독려하는 단체 톡을 보냈다. 나의 이런 행동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긍정 마인드를 가지고 문자를 보냈다. "5분간 어둠 속에 머물 우리 집, 밤하늘의 별들이 비춰주어요. 이 빛을 모아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세대의 에너지로 충천해주세요." 잠시 후 어둠 속의 잠긴 각 가정의 사진이 톡톡거리며 날라왔다.

오늘의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무슨 색의 빛이 머물렀을까를 생각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보낼 자료 하나를 준비했다. 일명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에너지 실천법 3가지!"

첫째, 가정에서 대기전력관리(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소비되는 전력)!
에너지관리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기전력은 가정 소비전력의 약 11% 가량을 차지한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대기전력의 효과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TV,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대기전력 소비가 많은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고,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멀티탭 전원을 끄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냉장실은 절반만! 냉동실은 가득!
사시사철 한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냉장고. 냉장실에 음식을 꽉 채우게 되면 차가운 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낮아집니다. 반대로 냉동실은 가득 채워야 냉기를 보존할 수 있게 된답니다. 지금부터 냉장실은 약 60%만 채우고 냉동실은 가득 채우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임을 기억해주세요.

셋째,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가전제품 사용하기!
전자제품을 사면 붙어있는 '효율 등급 라벨' 보이시나요.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5등급 제품보다 30~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답니다. 저는 에어컨을 교환하면서도 1등급 라벨 표시를 확인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용했고요. 가전제품 구입 시 해당 제품의 효율 등급을 꼭 확인하세요. 또 오늘 실천하신 것처럼,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초기 온도를 낮게 설정해 공기를 차갑게 한 후, 적정온도(26~28℃)를 유지하면 30%의 절전 효과가 있습니다.

어때요! 이만하면 '지구의 날'을 제정할 만한 가치가 있었구나, 라며 우리 어린 학생들 칭찬해주시겠지요. 이제 에어컨을 젖힐 가을바람이 살금살금 다가옵니다. 제발 이제는 코로나도 젖혀주길 소망하며!

태그:#에너지의날, #지구의날, #에너지절약방법, #5분전등끄기행사, #에어컨26도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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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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