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가야에 속한 나라인 '다라국(多羅國)'의 장군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군을 발굴했더니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합천군은 옥전고분군(사적 제326호) 발굴에서 금귀걸이(金製耳飾), 봉황모양 고리자루큰칼(單鳳文環頭大刀) 등의 중요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18일 밝혔다.
옥전고분군은 고대 합천에 존재했던 '다라국'의 최고 지배층이 묻혀 있는 공동 묘역이다. 이곳에서 수 천점의 유물이 출토되어 가야사 연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합천군은 현재 진행 중에 있는 가야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이 고분군도 포함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합천군은 옥전고분군의 보존․정비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재)한빛문화재연구원에 발굴조사를 의뢰했고, 이날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학술자문회의에는 문준희 합천군수, 조영제 경상대 명예교수, 박광춘 동아대 교수, 김두철 부산대 교수를 비롯해 문화재청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한빛문화재연구원은 조사를 통해 나무덧널무덤(木槨墓) 14기, 돌덧널무덤(石槨墓) 4기 등 총 18기의 무덤을 발견하였다.
발굴조사에서 나무덧널무덤의 경우 대형 장방형 무덤과 중․소형의 세장방형 무덤이 확인되었다. 나무덧널무덤은 굴착면과 덧널사이를 흙 및 돌을 사용하여 충전하였는데,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흙으로 충전한 형태, 흙과 돌을 함께 충전한 형태, 납작한 돌로 면을 맞추어 쌓아 덧널을 보호한 형태가 있다.
특히 12호 덧널무덤은 노출 당시 무덤의 가운데가 긴 장축방향을 따라 돌들이 일렬로 나란하게 진행되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 보이지 않는 무덤구조를 확인 할 수 있었다고 합천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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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 옥전고분군 4호 출토 삼엽문. |
| ⓒ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 관련사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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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 옥전고분군 5호 출토 단봉문양. |
| ⓒ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 관련사진보기 |
무덤 내부에서는 다종다양한 유물이 출토되는데, 금귀걸이와 고리자루큰칼, 말갖춤, 무기, 토기 등 다라국을 대표하는 유물이 다수이다.
고리자루칼은 봉황문양(單鳳文), 세잎문양(三葉文) 등의 문양이 확인되었다. 합천군은 "이 중 금귀걸이와 봉황모양 고리자루큰칼은 지난해 12월 '보물 제2042호'로 지정된 장식고리자루큰칼과 견주어도 될 만큼 상태가 양호하고 문양이 화려하다"고 했다.
4기의 덧널무덤에서 말갖춤과 관련된 발걸이(鐙子), 재갈(轡), 말띠드리개(杏葉), 말띠꾸미개(雲珠), 안장(鞍橋), 화살통(盛矢具), 띠고리(鉸具) 등이 확인되었다. 이는 말갖춤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라 지역에서 주로 확인되는 물고기꼬리모양의 말띠드리개가 출토되어 신라와 다라국 지역의 교류관계도 확인할 수 있다.
4호 덧널무덤의 경우 동쪽에서 금귀걸이 1쌍, 중앙에서 동쪽으로 치우쳐 고리자루큰칼 및 큰칼 6점, 서쪽에서 말갖춤과 무기류, 토기류 등 다수의 유물이 확인되었다.
이 무덤에 대해 합천군은 "주검의 위치와 유물의 부장형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큰칼 6점과 투구와 비늘갑옷 등의 유물은 무덤의 주인이 장군의 지위임을 알려준다"고 했다.
합천군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옥전고분군의 정밀발굴조사 성과를 통해 종합정비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차별화된 가야역사문화 탐방지로 만들어 찾아오는 관광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