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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 기자 말   
 
 인천국제공항철도 직통열차의 모습. 직통열차가 임시열차로 운행되어 시민들에게 선물을 안겼다.
 인천국제공항철도 직통열차의 모습. 직통열차가 임시열차로 운행되어 시민들에게 선물을 안겼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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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4월 1일부터 운행이 중단되었던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직통열차가 두 달 만에 다시 운행을 재개했다. 하지만 무언가 다른 모습으로 승객들을 맞이했다. 직통열차에 투입되는 차량이 임시 일반열차로 운행되어, 사람들에게 '지하철을 타러 왔는데 KTX가 나온 듯한' 편안함을 안긴 것이다. 

해당 열차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서울역까지 하루 두 번을 오간 뒤 내외부에서의 평가를 거쳐 추가 운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승객들에게는 생경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 임시열차의 모습은 어땠을까. 임시열차 안의 이모저모를 담아보았다.

"출퇴근 시간대에 돈 더 내더라도 타고 싶어"
 
 공항철도 직통열차 차량으로 운행한 임시열차 내부의 모습.
 공항철도 직통열차 차량으로 운행한 임시열차 내부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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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이 많지 않은 시간인 점심시간대에 2회 운행이 된 임시열차는 운행 내내 객차마다 보안관이 배치되어 안내를 도맡았다. 공항철도의 모든 정차역에는 '임시열차'만의 정차위치와 열차 시각을 표시하고, 정차역마다 직원이 나와 승객들에게 탑승 위치를 안내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모습이었다.

역에 정차할 때마다 승객들이 열차에 타도 되나 망설이는 모습도 여럿 보였다. 출입문 앞에 선 보안관이 역에 정차할 때마다 "모든 역에 정차하는 열차이니 타도 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한 승객은 열차에 올라 보안관에게 '청라국제도시까지 가는지' 재차 확인하더니 "안 멈추고 인천공항까지 쭉 가는 줄로 알았다"며 웃었다.

ITX 청춘이나 KTX 등 기차의 모습을 닮은 직통열차가 그대로 운행되다보니 승객들은 'KTX 같은 좌석'이라며 즐거워하는가 하면,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평소에는 멍하니 지나가던 한강이나 영종대교의 풍경 역시 이날만큼은 더욱 집중해서 보는 승객도, 편한 좌석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승객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열차에 마련된 좌석이 충분하다보니 홍대입구역, 김포공항역 등에서 적잖은 승객이 탔음에도 열차에는 서 있는 사람이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붐비는 전철과는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게 된 덕분에 승객들 역시 마스크를 고쳐써야 하는 긴장 대신, 기차여행을 하는 듯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임시열차가 운행되며, 평소에는 잘 바라보지 않았던 창밖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임시열차가 운행되며, 평소에는 잘 바라보지 않았던 창밖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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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암역에서 열차에 올라 운서역까지 향한 박아무개씨는 "공항까지 바로 가는 열차인 것 같아 망설였다가, 보안관 분이 타셔도 된다고 해서 바로 탔는데 KTX를 타는 느낌이라 좋다"라며, "출퇴근 시간대에 돈을 더 내더라도 이런 열차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홍보팀 마선영 팀장은 이번 임시열차 운행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공항을 이용하는 수요가 없다시피 하다보니 직통열차 운행이 중단된 상황인데, 그럴 때 손님들에게 더욱 편안한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뜻밖의 즐거움을 드리자는 취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 팀장은 "직통열차가 재운행하기 전에는 이렇게 깜짝 임시열차가 운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출입문이 적다보니 운행하는 내내 혼선도 있었고, 승객들이 타고 내리기 어려워 지연 등의 문제도 생겨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재운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대만 공항철도에 있는 '출퇴근 직통열차'...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타오위안 공항 첩운에서 운행하는 공항 급행열차의 모습. 하루 6번 타오위안, 환베이 지역의 출퇴근 열차로도 운행한다.(CC-BY-SA 2.0)
 타오위안 공항 첩운에서 운행하는 공항 급행열차의 모습. 하루 6번 타오위안, 환베이 지역의 출퇴근 열차로도 운행한다.(CC-BY-SA 2.0)
ⓒ Cheng-en Cheng(Fl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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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시열차 운행은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위해 마련된 이벤트였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를 넘어 직통열차가 출퇴근시간대 승객들에게 '덜 숨막히는 열차'라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해외에서는 도심에서 공항까지 한달음에 달려가는 직통열차나 특급열차가 '통근특급'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잖다.

대만 타이베이 공항첩운의 급행열차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타오위안, 환베이 등으로 연장운행하여 지역 주민들의 통근을 돕고 있다. 또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과 도쿄 우에노역을 잇는 직통열차인 '스카이라이너' 역시 아침과 저녁시간대 '모닝/이브닝 라이너'로 운행되어 지바 현 주민들의 통근 편의를 돕는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용산-춘천 간 ITX-청춘 열차는 출퇴근시간대에 상봉역, 마석역, 퇴계원역 등에 추가로 정차한다. 보통 시간대에는 여행객과 출장객을 싣는 열차가 출퇴근의 동반자로 기능하는 셈이다. 이러한 열차들은 완행전철이나 다른 노선보다 비싸지만, 더욱 빠르고 '앉아갈 수 있는' 편안한 통근을 돕는 셈이다.

2019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철도의 계양역-김포공항역 사이 최대혼잡도는 206%로, 서울 2호선과 9호선 못지 않은 혼잡함을 지니고 있다. 이미 2019년에는 검암역이 부평역을 꺾고 인천에서 가장 혼잡한 지하철역이 되었다.

그런 상황이니만큼 인천국제공항철도 역시 공항을 오가는 직통열차를 탑승객이 많은 정차역에 추가 정차하되 좌석 요금을 징수하는 '출근급행열차'로 운행하면 어떨까. 운이 나쁘면 서울까지 1시간 가까이를 서서 가야 하는 공항신도시, 청라 쪽의 출퇴근객에게는 조금 비싸지만 편히 앉아갈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공항철도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출퇴근객들의 '필수 경유지'가 된 지 오래이다. 해외나 다른 국내 사례 등을 참고하여, 더욱 나은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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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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